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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골프 + 게이트볼 =‘우드볼’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우드볼(woodball)은 파크골프나 그라운드골프와는 또 다른 골프의 진화다. 골프와는 확연히 다르고, 그렇다고 게이트볼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게 우드볼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골프와 게이트볼의 장점을 따서 만들었다. 골프의 재미와 게이트볼의 간편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우리나라 실정에 딱 들어맞는 종목이다.


골프와 게이트볼의 만남, 재미 UP

잔디 위에서 맥주병 모양의 나무망치(mallet)클럽으로 나무 공(지름 9.5㎝)을 쳐서 골문(게이트)을 통과시키는 경기인 우드볼은 1990년도 대만에서 처음 탄생했다. 게이트볼은 상대방의 공을 맞춰 밀어내는 경쟁이지만, 우드볼은 공이 게이트를 통과할 때까지의 개인별 타수를 기준으로 최소타를 친 사람이 이긴다.

경기장의 각 코스(총 12개 코스)는 골프처럼 파3~5의 직선 또는 곡선의 페어웨이로 구성되어 있다. 클럽에 고무를 붙여 공을 힘껏 쳐도 멀리 나가지 않도록 고안되었다. 경기장이 좁아도 되며(골프장 코스의 1/20정도),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실버층에게 특히 매력적인 경기다.

우드볼은 골프와 달리 1개의 클럽(말렛)으로 티샷(시구), 세컨 샷, 어프로치, 퍼팅을 한다. 도구자체가 간편한 이점이 있지만, 타구의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시구는 오히려 골프에 비해 더욱 호쾌하게 할 수 있으며 퍼팅 또한 정교해야 게이트를 통과시킬 수 있다. 페어웨이에서는 볼이 날아가지 않고 굴러가므로, 페어웨이의 라인을 끝까지 고려하면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 묘미가 있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친환경스포츠 우드볼...힘보다는 정확성 요구

우드볼은 운동장, 잔디밭, 해수욕장 등 넓은 야외 공간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즉, 잔디코스, 클레이코스, 샌드코스 등 지형조건에 따라 다양한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인공적인 시설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친환경스포츠다.

일반적으로 골프를 즐기려면, 도심을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반면에 우드볼은 도심 한 가운데서도 이웃과 즐길 수 있다. 저비용인데다가 적절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라운딩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1~1.5km를 걷기 때문에 관절염에도 효과가 좋다.

우드볼은 룰이 단순하고 성별․연령별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가족 스포츠로 즐기기에 적합하다. 경기규칙은 단순하면서도 매너를 요구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청소년 교육용으로도 적합한 종목이다.

우드볼은 강한 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성과 집중성이 더 필요한 종목이다. 체력이 좋은 성인이 힘껏 타격을 했다고 하더라도 게이트를 통과하지 않는 한 타수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게이트를 정확하게 통과시키는 기술이 더 필요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저변이 날로 늘고 있어

현재 30여 개 국가에 보급되어 있는 우드볼. 우리나라에는 지난 2000년에 도입됐다. 당시 아시아스포츠연맹 회장인 정동구 교수가 국내에 소개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정동구 교수를 중심으로 한 몇몇 학자들은 그해 8월에 개최된 제4회 말레이시아 오픈 국제우드볼선수권대회 등을 거치면서 우드볼의 전반을 섭렵했다.

2000년 10월에 한국우드볼협회가 창립되었고, 지난해 7월, 국민생활체육 전국우드볼연합회가 국민생활체육회 인정단체로 승인됐다. 우드볼연합회는 서울, 경기, 대전, 충남, 충북, 대구, 부산 등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대학생 동호회와 일반동호회 등 50여개의 동호인클럽이 자체대회를 열고 있다. 동호인 수는 약 12,000명.

그동안 심판강습회와 지도자강습회를 통해 500여명의 심판과 40여명의 우드볼 지도자가 배출되었다. 고무적인 것은, 한양대, 한국체대, 충남대 등 국내 20여개 대학에서 전공 및 교양과목으로 우드볼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림대학에서는 해마다 우드볼대회 입상자를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전용경기장 확보, 차별화된 홍보전략 필요

하지만 우드볼이 그라운드골프나 파크골프, 게이트볼 동호인층과 다소 중복되는 점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다보니 저변확대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우드볼이 실버스포츠가 아닌데도 어르신들만이 즐기는 종목으로 그릇 인식된 것.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데에는 무엇보다 차별화된 홍보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우드볼연합회는 중․고등학교를 집중 홍보대상으로 선정하고 있다. 방과 후 체육활동 과목으로 우드볼을 포함시킨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금도 강습회를 꾸준히 해 오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체육교사 대상 강습회’, ‘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에 우드볼을 편성하는 방안’ 등 몇 가지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

국내에 우드볼 전용경기장이 별로 없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서울과 대전, 수원, 제천 등지에 10여개 정도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우드볼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발로 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우드볼 전용경기장이 추가적으로 몇 개 더 만들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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