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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글로벌시대, 우리나라 학교체육의 과제는?


                                                                     글 / 박성률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연구원/박사과정)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의 화두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글로벌 리더다. 글로벌 스탠더드란 여러 선진국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보편성이 높은 선진제도·관행·문화의 모방을 통한 새로운 창조력을 의미하고,
글로벌 리더는 전인교육을 통해 글로벌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사람일 것이다.

글로벌 시대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익히고 리더로서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탠더드와 글로벌 리더의 요건에 대한 편견으로
취학 전부터 영어가 필수 교육이 되고, 학교교육은 지(智)·덕(德)·체(體)를 고루 갖춘 전인적 인간상(象)
을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를 이탈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로 학교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 중
'체(體)'가 지닌 덕목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나아가 글로벌시대에 부합된 선진제도·관행·문화 등의
창조력 계발에 역행하는 사례로 작용하고 있어 진정한 글로벌 리더 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콘텐츠출처 :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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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의 교육적 가치는 일찌감치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자들로부터 인정받았고
고대 그리스의 김나지움(Gymnasium) 등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공적인 방식으로 가르쳐졌다. 현시대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하는 영국·일본·스웨덴 등은 체육을 필수교과로, 미국·독일·프랑스·호주·중국
등은 필수 선택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체육과목을 대학입학자격시험(Abitur)에
채택함으로써 제도적 장치를 통해 국민들에게 신체활동과 학교체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895년 '교육입국조서'의 공포와 동시에 체육이 학교 교과목에 포함되었고, 구한말과
일제시대 '체조', 제 2차 세계대전 시기 '체련', 해방 후 '체육'이란 교과명으로 불리면서 모두 필수
과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1997년 교육부(현 교육과학기술부)가 고시한 제 7차 교육과정의 체육은 초·중학교에서 필수
교과로 이루어진데 반해, 고등학교에서는 필수교과와 선택과목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최근
이러한 정책을 수립·전개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03년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고등학교 2, 3학년의 선택중심 교육과정은 단위별 학교의 교사 및 교실 수 확보 등 새로운 교육
환경을 전제하고 있어 실제적인 체육 수업 운영은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10년 3월 1일부터 적용된 '제 7차 개정교육과정'의 자율화 조치로 인해 그동안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의 필수교과로 실시해 온 초등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의 체육 수업시간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다수의 단위별 학교가 체육 배당 시간을 입시위주의 과목들로 대체
시킴으로써 유소년의 신체활동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체육이 신체 건강과 학력향상에 기여
한다'는 국제 교육추세에 역행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체활동의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학생들의 비만이 주목받는 이유는, 소아, 청소년의 비만
80% 이상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지고, 비만 청소년의 질환별 위험도가 정상에 비해 최고 1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학생들의 체육 수업에 참여도가 사회적
병리현상과 무관하지는 않다는 것을 대변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다.

결국, 비현실적인 교육제도는 학교의 인적·재정적인 부담, 그리고 외형적인 글로벌 스탠더드만을
지향하는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본래의 순기능을 저해하는 편향적 글로벌 리더의 육성책이 된 셈이다.
따라서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서 요구되는 우리 청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 가치 습득을 위해 국가
차원의 새로운 인식과 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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