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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장애인체육 ]

장애인들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신체활동 무엇이 어렵게 하는가?


                                                                                     글 / 구교만(백석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


많은 사람들이 신체활동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장애인들에게 신체활동의 참여를 권장
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통계자료에 따르면 건강을 목적으로 하는 신체활동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전체 장애인들의 6.8%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은 아직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몰라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까?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의 발목을 잡은 채 밖으로 나오라고 하고
있진 않을까?


                                                                                         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웹진 46호

“날씨가 너무도 좋은 어느 하루의 일이다. 밖은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 좋았지만 잘
풀리지 않는 일들로 머리가 아파오는 그런 날이었다. 날 짓누르던 일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오랜만에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가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을 갈아입고 핸드폰 하나만
챙겨서 집을 나섰다. 우리 집에서 공원에 가려면 기찻길을 지나기 위한 육교를 지나야 한다. 계단이
약 50여개 넘는 높은 육교다. 공원은 한 바퀴가 480m가 되는 트랙과 인조잔디가 깔려있는 축구장이
있다. 또 게이트볼장, 농구장, 간이 운동 시설도 그럭저럭 잘 갖추어져 있다. 난 트랙을 몇 바퀴 달리고
턱걸이도 하고 팔굽혀펴기도 했다. 무척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모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오는 길에 그 긴 육교를 오르며 육교에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에 눈길이 갔다. ‘오늘은 작동이 될까?’하는 의구심과 함께……. 하지만 여전히 점검중
이라는 표시만이 작동이 되고 있었다. 벌써 몇 달째 그런 상태다. 우리나라 기술력이 그 엘리베이터
점검하는데 몇 달씩 걸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일부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산책하러 오면서,
운동하러 오면서 엘리베이터가 왜 필요 하냐’고. 하지만 그 육교의 계단을 혼자 오르고 내릴 수
없는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은 그 공원을 어떻게 가야하는지 가르쳐 주질 않으면서 말이다.”

“오래전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할 기회가 있었다. 우리는 가까운 지역 공공 체육
시설을 찾아가 시각장애인 수영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운영하면 수강료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 체육시설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춰있지 않고 장애인전문 강사가 없어
힘들다고 답변하였다. 그럼 우리가 직접 지도 할 테니 레인을 대여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답변은
물론 ‘NO’ 였다. 우린 계속해서 부탁을 했고 결국 메인 강사는 체육시설 직원이 하고 우리가
도우미로 참여하여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을 몇 개월간 운영하였지만
체육시설의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1997년 WHO에서는 장애에 대한 개념과 범주를 새롭게 발표하며 손상, 활동, 참여, 상황요인으로
장애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장애가 신체적인 기능의 문제나 능력의 장애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환경 속에서 활동과 참여에 제한을 받게 되어 발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사례와 같이 집 근처 공원으로의 이동문제로 신체활동을 하고 여가를 즐기며
살아가는데 제한적인 요인들이 존재하고 동네 수영장을 찾아 수영을 하려해도 수영장을 다닐 수
없는 제한적 요인들이 장애를 만든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심신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우리사회
가 ‘장애’라는 굴레를 씌워준 것은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체육, 스포츠와 같은 신체활동에서의 상황적, 환경적 제약은 기본적인 움직임의 욕구를 충족
시키는 데 저해 요소가 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준비된 환경 속에서 장애인들이 쉽고 편하게 건강 증진과 여가를 즐기기 위한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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