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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당뇨에는 운동이 약이다!


                                                                        글 / 김연수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부교수)

매스컴을 통해 '당뇨대란'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통계청의 조사 자료에 의하면 당뇨병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체사망 원인 중 5위에 올라있고, 더구나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점점
더 증가하는 추세이다.

당뇨병의 발병을 예방하고, 혈당 및 합병증을 관리할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는 운동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병의원에서는 당뇨병 고위험자들이나
당뇨병 환자들에게 적절한 운동을 교육하거나 지도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들은 운동을 꼭 해야 하는지, 얼마나 운동해야 하는지,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운동
할 때에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 등 실제적인 정보가 부족하다.


먼저 당뇨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운동을 꼭 번거롭게 해야 하는 걸까? 그렇다. 운동은
꼭 해야 한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해주는 인슐린이 분비가 안 되거나, 인슐린이 분비는 되어도
그 양이 적고, 어떤 이유에서든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생긴다. 운동을 하면 인슐린 민감성이
향상되므로, 인슐린 양이 적어도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당뇨병은 아니지만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2형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내당능장애의
경우,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를 30-4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이미 당뇨병에 걸려 있다 하더라도, 운동을 함으로써 경구용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의 양을
줄여나갈 수 있다. 따라서 운동요법은 꼭 필요하다.

그 밖에도 운동은 체중을 줄이고, 심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비만은 인슐린 민감성을 저하시키고,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병을 불러오는 주요인이다. 이름은 달라도
뿌리는 모두 잘못된 생활습관과 비만에서 찾을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보통 당뇨병에
걸리면 고지혈증,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 등을 동반하기 쉽다.

운동은 몸에 이로운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C)을 증가시키고, 몸에 나쁜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을 낮춰주며 심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액 속에
지나치게 많으면 혈관에 찌꺼기처럼 붙어 혈관을 비좁게 만들고, 결국 심근경색, 뇌졸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고, 심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이야말로 심혈관 질환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안전장치인 셈이다.

최근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당뇨 예방을 위해서는 최소한 매일, 30분 이상, 빨리 걷기나 약간 힘든
수준의 중등도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더 많이 할수록 효과가 있겠지만 어느 수준까지
운동을 많이 하는 것이 유익한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 그리고 걷기나 조깅,
사이클,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아령, 역기, 윗몸일으키기 등과 같은 근력운동도
혈당을 조절하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병행하는 복합운동도 권장된다.

 
다만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야 한다. 즉 사용
하고 있는 약물의 종류와(인슐린 또는 경구 혈당강하제), 약물 복용의 시간, 운동 전 혈당 수준,
운동 전 식사 시간, 양, 종류와 당뇨 합병증의 유무, 운동의 강도, 시간, 종류  등이다.

운동을 안전하게 하기위해서는 가능하면 운동부하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동부하 검사란
안전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범위를 검사하는 것으로서, 걷기와 같은 비교적 저·중강도의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요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종종 무리한 운동 도중에 심장마비로 인하여
사망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높은 강도의 운동을 원하는 경우,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10년 이상이거나, 당뇨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혈관질환의 위험 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운동부하 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에 출혈이 있거나 최근에 레이저로 망막증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심각한 감염증이 있는 경우, 혈당이 300 mg/dl 이상이거나 240 mg/dl 이상이면서
케톤체가 발견되는 경우, 혈당이 80-100 mg/dl인 경우이다. 혈당이 높은 경우는 혈당이 낮아진
후에 시작하고, 혈당이 낮은 경우에는 저혈당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전에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혈당을 높여야 한다.
당뇨인에게 있어 운동은 약을 먹는 것과 같다. 이것은 두 가지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약과 같이 효과적이라는 점이며, 다른 하나는 약을 먹듯이 양과 시간
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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