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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줄넘기가 음악을 만날 때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어릴 때 줄넘기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꼬마야 꼬마야~”하면서
여럿이 함께 뛰기도 했고, 가을운동회 때는 줄넘기달리기가 단골메뉴였다. 지금도
초등학교로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각 체육수업 과정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운동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직전에
필수 준비운동으로 활용한다. 그 줄넘기가 ‘음악’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4백 년 전부터 아이들의 놀이로 보급

 줄넘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의 놀이로서 널리 알려져 왔으나 의외로 그 기원에 대한
정설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추측과 기록을 보면 각 나라별로 17세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줄넘기를 했다는 내용만이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조선 말엽 최영연이 쓴 ‘해동죽지’에 여러 가지 민속놀이와 함께 “새끼줄 하나로
천 번 뛰고 만 번 뛰어 점점 올라가 양발이 가볍기가 마치 새와 같아...”라는 줄넘기 관련 묘사가
나온다. 또, 임진왜란 때 조중봉 선생이 아이들을 시켜서 줄넘기 놀이를 하였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줄넘기는 400여 년 전부터 아이들의 놀이에 보급된 것으로 추측된다.

 해방 전에는 여자 어린이들이 동요에 맞추어 놀이로 즐겼고, 학교에서는 뜻있는 교사들이
면사로 꼰 줄로 교육했다. 그 후, 줄넘기 연구자나 지도자가 거의 없어 줄넘기 교육 자료도
갖추어지지 않았고 줄넘기 기술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교육부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줄넘기의 역사는 시작된다.


 줄넘기 10분만 뛰어도 1500m 전력질주와 맞먹어

 줄넘기의 운동효과는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되어 있다. 때문에 독일과 캐나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서는 줄넘기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심장학회에서는
줄넘기가 생리학적으로 심장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라는 점을 감안,
타 스포츠 종목에도 트레이닝용으로 줄넘기를 접목시키고 있다.

 또 줄넘기국제경기연맹이 결성되어 경기규칙을 개발, 매년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접어들면서 줄넘기의 대부 이왈규 옹이 중심이 된 음악줄넘기연구회의
노력으로 줄넘기의 현대화․다양화가 이루어졌다.

 2000년대에 와서는 전국줄넘기연합회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전국줄넘기연합회는 비교적
늦은 2004년도 국민생활체육회 준회원단체로 가입했지만, 그 어느 종목에 못지않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줄넘기, 음악을 만나 새 생명얻다

 줄넘기가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과 만나면서부터다. 경쾌한 음악을
가미하여 단조로움과 지루함을 극복한 일명 ‘음악줄넘기’다. 줄넘기 색상도 컬러화하여
심미적으로 만들었고, 손잡이가 있는 줄넘기, 구슬처럼 끼워 리필할 수 있는 줄넘기,
겨울철 꼬이지 않도록 특수재질로 만든 줄넘기도 있다.

 사실 두발을 모아 뛰기만 하는 이른바 ‘바운스 스텝’(Bounce-step)은 따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음악줄넘기는 줄넘기 강도를 개인의 숙련도나 체력에 맞춰 조절할 수 있고, 오래
뛰기나 이동 뛰기에 적합한 다양한 스텝이 있어서 재미가 있다.

 특히 줄넘기는 조깅이나 걷기보다 짧은 시간에 실천할 수 있고, 아주 강도가 높은 유산소
운동이다. 10분만 뛰면 1500m를 전력으로 질주한 것과 맞먹는다. 스트레스 해소는 기본이며,
각선미, 근력강화에 도움을 준다.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미용효과와 변비 등 질환치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성장점을
자극해 아이들 키를 키우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줄넘기로 즐길 수 있는 유형도 여러 가지다.두발 모아 뛰기, 뒤로 돌리기, 가위바위보 뛰기,
옆으로 흔들어 뛰기, 넓적다리 들고 뛰기 등 응용동작이 수두룩하다. 민속고무줄놀이도
가능하며, 단체로 하는 쌍줄 두사람 시간뛰기, 맞서서 함게 뛰기, 매스게임 등도 있다.

 음악줄넘기 경기는 12개 종목으로 나뉜다. 짧은 줄 1분간 빨리 넘기, 2중 뛰기, 2중뛰기
단체전, 뒤로 2중 뛰기, 쌍줄 두 사람 시간뛰기, 엇걸어 2중 뀌기, 엇걸었다 풀어 2중 뛰기,
개인 자유연기 등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줄넘기 최고기록은 1만 9,783개로 1분에 100개를 뛰었다고 쳐도 3시간
이상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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