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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운동선수가 체온조절 능력이 뛰어난 이유

                                                                                            글 / 이대택 (국민대학교 체육대학 교수)

 
사람의 체온이 계절에 따라 다르게 유지하고 반응한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다. 
물론 사람의 체온이 계절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계절인가에 따라 우리는 체온을 유지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간단히 말하면 더위에서는 더위가 힘들지 않게 조절되고
추위에서는 추위가 우리를 해치지 않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체온을 조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한 여름을 지난 8월말이 되면 사람들은 더위에 대응해서 초여름에 비해
더 많은 땀을 흘린다. 체온을 빨리 낮추겠다는 심산이다.
반대로 한 겨울을 지난 2월초가 되면 사람들은 추위에 적응하며
초겨울에 비해 더 높은 기초대사량을 나타낸다. 몸에서 더 많은 열을 만든다는 것이다.
체온에 이러한 원리가 운동선수에게는 좀 다르게 나타난다.
더위와 추위에 더욱 효율적으로 반응하고 체온조절 능력이 아주 효과적이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 중에 몇 가지가 돋보인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이 실외 운동을 하다 보니 계절과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힘든 운동이 체온을 높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설적으로 환경에 적응할수록 운동능력이 높아지기도 한다.
그래서 여름엔 더위에 겨울엔 추위에 적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이 보통 사람들에 비해 어떠한 특별난 체온조절 능력을 가졌는지
간단하게 몇 가지만 소개해본다.

1. 더위에서는 더 많은 땀을 지속적으로 흘린다.

우리 몸은 섭씨 37도를 유지하는 난로와 같다.
그런데 운동을 하다보면 이 난로가 뜨거워진다.
이 뜨거워진 난로를 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뿌리는 것이다.
그러니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난로를 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흘리는 것이 더욱 좋다.

운동선수는 바로 난로는 식히는데 아주 좋은 조건인 물을 많이
그리고 지속적으로 뿌려주는 능력, 즉 땀 분비능력을 가지고 있다.

2. 땀을 일찍부터 흘린다.

땀을 일찍부터 흘린다는 말은 체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바로 땀을 흘리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즉 운동이 시작되면서 체온이 천천히 오르는데,

이때 더 늦기 전에 미리 미리 땀을 흘림으로써
체온이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사전 예방의 측면에서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다.

3. 땀이 몸 전체에서 골고루 난다.

난로를 다시 예로 들면, 뜨거워진 난로를 식히는데
일부 표면적만을 식히는 것 보다 전체 표면적을 식히는 것이 유리하다.

유사하게도 운동선수들은 더 넓은 체표면적에서 땀을 흘린다.
보통 사람들이 뜨거워지면 주로 이마, 목, 얼굴, 등, 허벅지에서
땀이 나는 것에 비해 운동선수들은 몸 전체에서 거의 골고루 땀을 흘린다.

4. 더위에 대한 불편함이 덜하다.

운동선수들은 운동이 일상생활이다.
그러다보니 운동이 자연스럽게 체온을 올려주기 때문에
체온이 오르는 것을 그리 불편하거나 불쾌하게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더위에 대한 자각도가 떨어져 보통 사람들이 덥다고 느끼는 것을
그리 거북하게 느끼지 않는다.

5. 마찬가지로 추위에 대해서도 덜 춥게 느낀다.

추위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가 있다.
추위 자체를 덜 춥게 느끼는 경우가 있고
추위에 대응해 아예 체온을 좀 낮게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추위에 꽁꽁 얼어도 생리적으로 이를 잘 극복한다.

그렇다면 과연 운동선수들은 어떻게 이러한 능력을 가졌을까?
이들이 뭔가 특별해서 일까? 아니다.
단지 더위나 추위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운동선수라 특별히 타고난 것은 아니지만, 실외에서 자주 운동을 하다 보니
그러한 기능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오히려 더위와 추위와 같이 환경조건에 잘 적응된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발휘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훈련방법 중에 여름에는 더위적응을
그리고 겨울에서 추위적응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때론 외국에서 시합이 있을 경우에는 그 지역의 기후와 환경에 맞는 조건에서
훈련을 하기도 한다. 시합이 있는 환경에 맞추어 이열치열의 전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는 몸 전체로 이열치열을 한다.

시합에서 이기려면 더욱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