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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운동 중 사타구니 통증? 탈장 위험!

                                                                                            글 / 양윤준(인제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




운동을 하다 보면, 유명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많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운동 후 부상에 대해서 일반인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운동 중 사타구니가 자주 아픈 경우,
스포츠 탈장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선 이름이다.

탈장이란 장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틈새로 빠져 나왔다는 뜻이다.
근육이나 힘줄, 복막 등의 틈으로 나오는 것이다. 빠져나온 부위에 따라서 대퇴부 탈장, 서혜부 탈장,
배꼽 탈장 등으로 불리는데, 여기서 서혜부란 사타구니 즉 허벅지와 배가 연결되는 곳을 말한다.

서혜부 통증
은 스포츠 클리닉 환자의 약 5%를 차지하는 드문 증상이며,
그 중 일부 원인이 스포츠 탈장이므로 흔한 질병은 아니다. 또한 특별한 진찰 소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진단이 되지 않은 상태로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오랫동안 아플 수 있는 병이다.
일반인들은 통증이 번거로울 뿐이지만 선수들에게는 경기력을 떨어뜨려서
선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무서운 존재이다.

서혜부 탈장
은 탈장의 3/4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탈장이다.
사타구니에 있는 약한 복막을 따라서 장이 빠져 나오는 증상으로 나타나며 진단이 아주 쉽다.
장이 빠져나와 불룩한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복압 즉 배의 압력이 증가할 때에는 나왔다가, 복압이 낮아지면 들어가 버려서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장이 빠져 나오는 입구 즉,
서혜부 링에 손가락을 넣어서 기침을 하면 장이 빠져나오는 압력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 탈장
은 통증이 서혜부 탈장과 비슷하다.
하지만 불룩 튀어나오는 것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타구니 근처에 있는 복부 근육이 찢어져서
장이 조금 빠져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혜부 탈장이 서혜부 링이라는 약하고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잘 생기지만
스포츠 탈장은 근육 사이에서 작게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 탈장은 하키 탈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빠른 속도로 반복적으로 몸을 꼬거나 돌리는 운동
즉, 하키에서 흔하게 생긴다. 하키 이외에도 아이스하키, 축구, 테니스 등 유사 종목에서도 잘 생긴다.

스포츠 탈장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반복적인 만성 사타구니 통증이다.
스포츠 탈장의 원인이 한번에 크게 다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작은 손상이므로,
급성 통증보다는 만성 반복성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찢어지는 통증이 있었다고 기억하는 환자들도 있다.
사타구니 통증과 함께 복부나 다리 쪽으로 통증이 퍼져서 아플 수도 있다.

통증은 주로 운동 중에 발생하는데 상대적으로 강한 다리 근육에 붙어 있던 약한 아랫배 근육이
찢어져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다리가 많이 움직이는 운동 중에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약한 운동을 할 때 또는 기침이나 재채기 할 때에도 나타난다.

진찰 상으로는
사타구니 주위에 눌러서 아픈 부위가 있다. 또한 히프 관절을 구부린 채
버티라고 한 후 반대 힘을 주면 사타구니가 아픈 증상이 생긴다.
다른 방법으로는 윗몸 일으키기 운동을 할 때 상체를 일으키지 못하게 누르거나,
재채기 등으로 복압이 증가하면 통증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다.

증상과 진찰 소견으로 스포츠 탈장을 거의 진단 할 수 있으며,
영상의학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지만 확진에 도움을 준다.
단순 방사선 검사, 뼈 스캔 등으로는 스포츠 탈장 보다 다른 질환 여부를 감별해 준다.

예전 MRI는 다른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는 정도 밖에 기능을 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정확도가 높아져서 스포츠 탈장에 특징적인 소견을 알아낼 수 있어 매우 유용한 검사이다.
초음파로도 복근 이상을 발견 할 수 있지만, 시술자의 능력에 따라 정확도에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스포츠 탈장의 궁극적 치료 방법은 수술이지만,
비수술적 요법이 효과 있을 수 있으므로 약 6-8주간 일반적인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즉, 운동 등 활동을 자제하고, 소염제, 냉찜질, 물리치료를 시행해 본다.
만약 효과가 없다면 약해진 복막을 강화해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 방법은 최근 많이 개선되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수술 후에는 약 6-12주간 재활 치료를 받아야 스포츠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에 의하면 수술 환자의 90-100%가 완쾌되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재활 치료는
복근 강화, 허벅지 안쪽 근육 유연성 증가 운동 등이 중요하다.

스포츠 탈장은 진단이 확정되면 비교적 쉽게 치료가 되는 병이다.
따라서 사타구니가 자주 아프다면 스포츠 탈장 가능성을 염두 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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