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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시니어 스포츠스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시니어 스포츠스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글 / 김신범(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운동하는 노인의 모습/ 출처 : Breaking Muscle)


   보통 사람들은 대체로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으레 스포츠를 포기한다. 직장, 가족 돌보기, 휴식, 음주 등이 스포츠를 할 여유를 만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소득이 늘어나고, 업무량이 줄어들면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성인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추구하게 됐다. 가벼운 운동부터 트라이애슬론 같은 어려운 난이도의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찾는다. 지금부터 소개할 4명의 국내외 시니어스포츠스타들은 건강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종목에 대한 열정을 통해 시간이 지나도 근력, 유연성 등의 운동수행능력이 건재할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서광연(Seo Kwang Yeon), 95세, 사이클

 

(2017년 서울시장배 자전거대회에 출전했던 서광연 선수/ 출처 : 김신범 기자)

 

   맨 처음 소개할 시니어스포츠스타는 서울시 종로구에 살고 있는 서광연이다. 그녀는 우리나라 생활 사이클 계의 자랑이다. 1923년 생으로 올해 아흔 다섯 살인 서광연은 일제 강점기 때 사이클을 처음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당시 평양에서 사이클 선수로 활동했다고 한다. 6. 25 전쟁이 끝나고 남한에 정착해 한복집을 운영했던 서광연은 선수경험을 살려 옷감을 사러 남대문 등지에 다닐 때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고령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둘 뿐 아니라 자전거를 이용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등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타인들에게 귀감을 주고 있다.    

 

마돈나 부더 수녀(Sister Madonna Buder), 87세, 트라이애슬론

 

(시스터 마돈나 부더(Sister Madonna Buder)/ 출처 : Total Women’s Cycling)


   ‘철인’으로 알려진 마돈나 부더 수녀는 3.8Km의 수영, 180Km의 사이클, 그리고 42.2Km의 마라톤으로 구성된 트라이애슬론을 약 400회 이상 완주한 경험이 있다. 그녀는 로마 가톨릭 수녀로서 평생을 살았으며, 48세 때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마돈나 부더 수녀는 제한시간 안에 철인 3종 경기를 끝낸 사람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심지어 연맹에게 75세~79세, 80세~84세 연령 구분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녀가 했던 “시도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실패다. 모든 노력과 시도는 전부 성공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유명하다.

 

 스티브 라운즈(Steve Rounds), 87세, 로잉

 

(스티브 라운즈(Steve Rounds)/ 출처 : Daily Burn)


   스티브 라운즈는 한때 코넬 대학교(Cornell University)에서 라크로스와 아이스하키 선수생활을 했다. 스티브 라운즈의 아들은 은퇴 후 무료해 보이는 아버지에게 캡쳐 2(Capture 2) 실내 로잉머신을 선물했다. 그 당시 67세인 라운즈는 그의 아들이 이왕 머신을 구매하기 위해서 많은 돈을 썼으니,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카네기 호수 조정 협회(Carnegie Lake Rowing Association)에서 그의 나이대의 모든 사람들을 이길 정도로 성장했다. 그 후 놀랍게도 크래쉬 B 스프린트 월드 인도어 로잉 챔피언십(C.R.A.S.H.-B. Sprints World Indoor Rowing Championships)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라운즈는 그 나이대의 세계 기록을 갱신했고, 첫 해머 시상식(Hammer awards)에서 두 가지 부문에 수상하게 되는 영예를 얻었다. 이후 크고 작은 대회에서 20번이나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유이치로 미우라(Yuichiro Miura), 85세, 등산

 

(미우라 유이치로(Miura Yuichiro)/ 출처 : Nepal Now)

 

   미우라 유이치로는 일본의 등산가다. 올해 85살인 그는 에베레스트 등 세계 유수의 산을 여전히 등반하고 있다. 매달 30개 이상의 강연 요청이 들어오는 등 미우라의 경험과 노하우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는다. 1932년 10월 12일 아오모리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등반과 스키를 처음 배웠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인 홋카이도에 위치한 대학에서 수의학을 공부했고 대학 학위를 마치는 동안 조수로 그곳에 머물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우라는 극한 스포츠가 제공하는 아드레날린 돌풍에 매료됐다.

 

   미우라는 평소에 약 20kg의 덤벨을 담은 가방을 메고, 약 3.5kg의 무게를 가진 신발을 신고 워킹을 한다. 또한 그의 집에는 저산소실이 있는데, 그 방에서 트레드밀을 탄다. 공기가 적은 고산지대에서도 몸이 견딜 수 있도록 평소에 연습을 하는 것이다. 사실 유이치로는 사실 경미한 부정맥을 가지고 있다. 불규칙한 심장 박동 수 때문에 산행에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올해 심장 수술을 다시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이미 에베레스트 최고령 정상 등반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90살에 다시한번 정복할 것이라고 한다. 끊임없이 자기 한계를 두드리는 그는 사람들은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