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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국가대표 출신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SBS수영 해설위원 김수연

“국가대표 출신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SBS 수영 해설위원 김수연

 

글/ 추민선(이화여자대학교 체육과학부)

 

 

(선수를 인터뷰 중인 김수연 SBS수영 해설위원/ 출처: SBS, 김수연)

 

   김수연(23)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SBS 수영 해설위원으로 모습을 보였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물속에서의 모습이 익숙했던 그녀는, 물 밖으로 나와 TV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다. 전라북도 체육회 소속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수영 국가대표와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 수영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그녀는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늘 꿈꾸던 평범한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그녀의 집을 가득 메운 메달과 기사는 수영과 함께 13년을 걸어온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스포츠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가지고 은퇴를 결심했던 그녀의 얘기를 들어본다.

 

- 13년간 수영 선수로 활동하였는데, 작년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왔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선수가 아닌 스포츠 아나운서에 대한 꿈이 있었기에, 선수생활을 몇 년 더 연장하는 것보다는 하루 빨리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또래 선수들이 다수 출전하게 되었는데요, 선수들에 대한 이해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출전 선수들에 관해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 같은 팀에서 수영했던 10년 지기 친구인 이주호 선수(아산시청· 23)가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게 되었습니다. 함께 수영을 해오던 친구가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직접 해설하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감격스러웠습니다.

   여자 200m 개인혼영 금메달과 400m 개인혼영 은메달을 따낸 김서영(24) 언니와는 이전에 아시안 게임을 같이 나갔었습니다. 4년 전인 2014년에 서영 언니는 부상을 당해서 회복하면서 재활을 통해 다시 수영을 시작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상 이후 웨이트와 재활 이후 이를 극복하고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준 것 같아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이번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은 준비해온 것들을 후회 없이 발휘해보고 싶고, 이것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서영언니의 목표의식도 뚜렷했고요.

 

- 언제부터 아나운서에 대한 꿈이 생겼습니까?

▲ 수영선수 은퇴 1년 전인 작년부터, 스포츠 아나운서 꿈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문득 주위에서 저에게 스포츠 아나운서가 잘 어울린다고 권유했습니다. 그때 수영 선수 이외의 삶에 대해서 처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를 돌아보니, 어릴 적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좋아했고, 말하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선수 시절 때는 운동에 치중하면서 말수가 줄었던 것 같아요. 말보다는 결과로 입증해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 적 늘 반장을 도맡아 했었고, 원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10년간의 선수 경험이 있기에, ‘스포츠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장점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학교에 스포츠언론 동아리가 생겼고,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꿈을 키웠습니다.

 

- 동아리에서 했던 아나운서 활동과 자카르타에서 직접 해설을 하게 되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습니까?

▲ 큰 카메라와 조명이 주는 위압감이 컸어요. 하지만 이전 학기에 들었던 ‘스포츠언론보도영상’ 수업에서 원형중 교수님께서 강조하셨던 ‘원샷, 원킬’, NG(실수) 없이 한 번에 쭉 이어서 즉흥적으로 대사를 했던 경험이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김수연 SBS위원의 중계석 모습/ 출처: 김수연 본인)

 

- 이번에 해설을 처음 맡게 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 수영을 10년이나 넘게 해서 수영에 대해서 말을 잘 할 줄 알았습니다. 수영을 할 줄을 알지만 수영에 대해서 말을 어떻게 풀어낼 줄을 몰랐던 것입니다. 철저한 준비를 하면 말을 잘 할 줄 알고 열심히 준비해갔지만 준비해온 대본에만 메여서 초반에는 현장의 흐름을 읽지 못했어요. 하지만 배기완 아나운서님께서 전체적으로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틀을 잡아주셨어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도록 유도해주시고, 시작과 끝을 제 멘트를 감싸주시며 말의 끝맺음을 잘 포장해주셨습니다, 덕분에 긴장도 많이 풀리고 마지막 즈음에는 해설하는 게 너무 즐거웠습니다.

 

   국내에 국가대표 선수 출신 아나운서는 전례가 없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해설 경험을 통해, 진로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선수 은퇴 후, ‘스포츠 아나운서’에 도전하는 그녀는 또 다른 스타트대에 섰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순간을 이겨냈던 그녀는 노력의 힘을 알기에 거침없이 도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