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용 경기장이 필요한 이유
글 / 정재협 (부산대학교 스포츠과학과)
전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할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 월드컵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가 열릴 때는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축구경기장에 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를 통해 많은 월드컵 경기장이 건설되었다. 수많은 붉은악마가 관중석을 가득 채워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한 것은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엄청났었다. 월드컵이 끝난 후, 그 열기가 K리그로 옮겨갔으며, 평균 관중 1만4651명을 달성해 프로축구 출범원년이었던 1983년의 2만974명에 이어 역대 최다 관중 수를 기록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거품을 뺀 관중 수는 해가 지날수록 감소하였다. 13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 1 평균 유료 관중은 5,417명이다.
월드컵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해외축구소식을 이전보다 더 세밀하고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해외축구를 볼 때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경기장과 관중들과의 거리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해외축구경기장은 축구 전용구장으로서 말 그대로 축구경기만을 위한 곳으로 경기장과 관중 사이의 육상트랙이 없으며, 펜스 또한 낮게 설정되어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경기장은 육상트랙을 갖춘 종합운동장의 주 경기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장과 관중 사이의 거리가 왜 중요한 것일까? 바로 경기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 경기장은 타 종목과 비교하면 경기장 규격 자체가 큰 편인데 여러 요인들로 더욱 거리감을 느끼게 해 생생한 경기를 관람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스포츠를 관람할 때 경기 그 자체를 즐기기도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응원문화이다. 현재의 경기장은 응원문화를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관중석에 비해 실 관중 수가 터무니없이 작고 이로 인해 관중이 밀집해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다. 축구는 관중과 선수들의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스포츠이다. 관중들의 열띤 응원이 선수들을 더욱 열심히 뛰게 하고,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에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 인천유나이티드 홈구장 인천숭의아레나 (출처 : 인천유나이티드 홈페이지) >
축구 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을 느낀 국내 프로구단들은 축구 전용 경기장을 설립하였고, 현재 10개의 전용구장이 구축된 상태이다. 물론, 축구 전용 경기장이 관중 수를 늘려 K리그의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흥행으로 가는 하나의 단추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장과 팬이 가까워져 생동감 있는 경기를 관람하고, 선수들과 팬이 함께 호흡해 나간다면 축구팬들의 발걸음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구단이 조금 더 멀리 바라보고 과감한 결단과 실천 의지를 가져 축구전용경기장을 만들어 주길, 그리하여 생생한 축구관람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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