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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비운의 축구천재 이청용이 부활할 수 있을까

비운의 축구천재 이청용이 부활할 수 있을까

 

엄청난 재능을 지녔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성장이 정체되어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블루 드래곤이청용의 이야기이다.

K리그에서 뛰던 그는 2009년에 볼턴 원더러스로 입단하여 EPL에 입성하게 된다. 데뷔 시즌에 58도움을 기록하며 곧바로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구단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비롯해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올해의 최고 신입 선수상', '올해의 톱3' 등을 차지했다.

 

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당당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강호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각각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며, 대한민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큰 공헌을 하였다. 이청용은 이후에도 EPL에서 볼턴 소속으로 연일 맹활약을 선보이며 박지성 이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았다.

이청용은 그야말로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였다. 하지만 그는 2011·2012 EPL 개막을 앞두고 펼쳐진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 경기 도중 톰 밀러 선수의 살인태클에 오른쪽 정강이뼈 이중 골절 부상을 당했다. 이청용은 의식을 잃었으며, 눈을 떠보니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생애 첫 큰 부상에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렀다.

수술 후 이틀 만에 퇴원한 그는 목발이 익숙해지자 구단에 양해를 구하고 한국행을 택했다. 피나는 재활로 10개월 만에 리그 2경기를 남겨두고 막바지에 그라운드에 컴백했다. 이청용은 육체적으로는 회복이 되었지만 장기간의 재활 기간과 부상 트라우마로 인해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장점이었던 드리블은 자취를 감췄고, 민첩한 움직임과 스피드 역시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줄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속팀 볼턴이 챔피언십(2부 리그)으로 강등을 당하였다. 이청용은 길었던 재활 과정을 믿고 기다려준 팀에 대한 보답으로 이적은 하지 않았다. 볼턴에 남아서 EPL이 아닌 챔피언십에서 2시즌 반을 보냈다. 부상의 여파도 있었지만, 정상급 선수들이 누비는 무대가 아닌 곳에서 2시즌 반을 보내며, 그는 더 높은 레벨로의 성장에 실패하였다. 오히려 퇴보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20대 중반, 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기였기에 매우 안타까웠다.

 

이청용은 이를 악물었다. 20152, 이청용은 챔피언십을 떠나 EPL 복귀를 선언했다. 그가 새로이 둥지를 튼 곳은 크리스탈 팰리스였다. '꾸준히 뛸 수 있는 팀'을 이적의 가장 큰 조건으로 생각하였기에 EPL 승격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청용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소속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던 찬란한 시절의 모습은 되찾지 못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기회조차 제대로 부여받지 못했다. 이청용은 이적 이후 현재까지도 매우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체로라도 경기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조커로 선택 받는 것조차 힘겨운 것이 현실이다.

 

이청용은 재능과 잠재력만 놓고 봤을 때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축구선수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가 만약 그때 살인태클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동갑내기 친구 기성용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 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안타깝게도 경기에 나서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다가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한국나이로 31살이 되는 그에게 어쩌면 마지막 메이저 대회가 될 지도 모른다. 그가 월드컵에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그의 소속팀에서 반드시 출전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는 경기를 꾸준히 뛰면서 실전감각을 키우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그가 경기를 꾸준히 뜀으로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월드컵본선에서 충분히 국가대표팀의 주전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과거 부상당하기 전의 모습처럼 맹활약하길 기대해본다. 부디 그가 그저 한때 반짝했던 축구선수로 잊혀 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