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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범적 케이스,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

 

 

/ 조윤정 (해외통신원)

 

 

 

20161212일에서 14일까지 3일간, 국제스포츠인재양성 해외연수과정 교육생들과 함께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본사를 견학하기 위해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시를 방문하였다. 인디애나폴리스시 다운타운에는 NCAA 본사뿐만 아니라 NBA(미국프로농구) 인디애나 페이서스(Indiana Pacers)홈 경기장, NFL(미국프로미식축구) 인디애나 콜츠(Indiana Colts) 홈경기장 등 다양한 스포츠 관련 시설들이 있었다. 이를 보면서 여느 미국 도시들처럼 인디애나폴리스 역시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경기장을 방문하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하는 문화가 정착된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진 1>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 전경 (출처 : www.visitindy.com)

 

인디애나폴리스를 방문하기 전, 견학계획을 짜기 위해 인터넷으로 사전조사를 하던 중, 인디애나 콜츠의 홈 경기장인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Lucas Oil Stadium)”이 일반인 및 관광객을 대상으로 평일에 퍼블릭 투어(Public Tour)”를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1213, NCAA 견학 일정을 마친 우리는 곧바로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의 퍼블릭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향했다.

 

인터넷에 나와 있었던 사전 정보에 따르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13회씩 (오전 11, 오후 1, 오후 3) 투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요금은 일반인(성인)의 경우 10달러, 65세 이상, 4-12세 어린이, 그리고 군인 방문객은 모두 7달러이었다. 사전 예약은 불가능하며, 투어 당일 오전부터 경기장 내부나 다른 다운타운 지역에 있는 콜츠 프로샵(Colts Proshop)이라는 기념품 가게에서 티켓을 선착순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오후 3시 투어 티켓을 산 우리는 3시 정각에 콜츠 프로샵에서 담당가이드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인사를 나눈 후 바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6명 내외의 방문객들과 가이드 1명이 하나의 그룹이 되어 직접 잔디 운동장, 선수 라커룸, 미디어석, VIP 라운지 등을 돌아다니며 가이드의 해설을 듣는 형식으로 투어가 진행되었다.

 

<사진 2> 퍼블릭 투어 티켓 및 콜츠프로샵 할인권 (출처 : 본인)

 

 

2008년 완공된 NFL 인디애나 콜츠의 홈 경기장인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은 약 67,0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경기장이다. 2009년에 스포츠 비즈니스 저널이 선정한 올해의 스포츠 경기장이었고, 2012년에는 NFL결승전이자 미국 최대의 스포츠 경기인 슈퍼볼(Superbowl)을 개최하였다.

 

인디애나 주의 수도인 인디애나폴리스시의 문화 및 스포츠 시설을 관리하는 지방자치기구 CIB(Capital Improvement Board)는 다운타운에 있는 인디애나 컨벤션 센터(Indiana Convention Center)4차 확장 및 개발을 위해, 1984년부터 2007년까지 콜츠의 홈 경기장이었던 RCA 돔 경기장(RCA Dome)을 철거하고 새로운 경기장을 지을 것을 계획하였다.

 

새로 지어질 콜츠 홈 경기장의 명칭 사용권(Naming Rights)을 산 회사는 바로 루카스 오일(Lucas Oil Products)사였다. 경기장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루카스 오일은 지난 20년간 명칭사용권의 이용료로 약 12천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알려져 있다. 루카스 오일은 인디애나 주 출신인 포레스트 루카스(Forrest Lucas) 사장이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미국 내에서 자동차용 오일, 오일 첨가제, 윤활유 등을 생산 및 유통하는 회사이다. 특히 인디애나폴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인 포드(Ford)가 처음으로 자동차를 만든 곳이며, 세계 3대 모터스포츠 대회중 하나인 인디500(Indianapolis 500-mile race)을 매년 개최하는 도시이다. 실제로 많은 모터스포츠 대회에 자동차 오일을 공급하고, 대회 및 팀 스폰서십을 제공하는 루카스 오일은 자동차와 모터스포츠와 관련성이 높은 인디애나폴리스시를 연고지로 둔 인디에나 콜츠 팀의 홈경기장의 명칭사용권을 구입함으로써 전략적 스폰서십의 좋은 예를 보여줬다.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은 스폰서 사 브랜드 이미지와 스포츠 팀 및 경기장 브랜드 이미지를 연결시켜 팬들에게 스폰서사와 팀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윈-(Win-Win) 전략을 성사시켰다. 경기장 투어를 하면서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 내부에 루카스 오일 로고가 부착된 다양한 모터스포츠 차량 및 보트들이 전시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에는 루카스 사장을 위한 전용 주차 구역이 있다고 한다. 루카스 오일 외에도, 버라이존(Verizon), 후그레그(HHGregg), 헌팅턴 은행(Huntington Bank)이 게이트(Gate) 스폰서십을, 라이트 바운드(Light Bound),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등의 회사들이 라운지(Lounge) 스폰서십을 계약하여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사진 3> 루카스 오일 프로덕트사 로고가 박힌 전시물 (출처 :hksinc.com)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는 바로 접이식 지붕(Retractable roof)과 개폐식 창문(Operable window)이다. 이 두 장치는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이 실내 경기장과 실외 경기장의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접이식 지붕은 두 개의 패널이 5개의 레일을 따라 이동하도록 설계되었다. 5,000(176,400 제곱피트) 면적의 지붕이 열리고 닫히는데 약 1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경기장 북쪽에 설치된 개폐식 창문은 6개의 패널로 구성되어있고, 총 크기는 약 55(1,944 제곱피트)에 달한다. 접이식 지붕과 같이 개폐식 창문이 열리면 개방적인 환경이 제공되면서, 실외 경기장의 느낌을 좀 더 살릴 수 있게 된다.

 

NFL 규정에 따르면 접이식 지붕 경기장을 가진 홈팀은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Kick-off)가 있기 90분 전에 지붕의 개폐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지붕이 열린 상태로 경기가 시작한 경우, 기상 악화로 인한 위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지붕을 닫을 수가 없다. 가이드에 따르면 인디애나 콜츠 팀의 경우 날씨가 따뜻한 시즌 초반 경기 때 주로 경기장 지붕과 창문을 열어 실외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 같은 경험을 팬들에게 제공한다고 한다.

 

<사진 4> 지붕과 창문을 모두 열었을 때의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 (출처 :hksinc.com)

 

경기장 투어를 마치고 기사를 작성하는 내내, 필자는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이 초기 단계부터 목표와 전략이 뚜렷한 계획에 의해 탄생된 경기장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디애나 주 정부는 지역 도시 개발의 목적을 가지고,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을 건설하였으며, 컨벤션 센터와 같은 주변시설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설계단계에서 수익 다양화를 고려하여 접이식 지붕과 개폐식 창문을 도입하였다. 이는 실내 경기장과 실외 경기장의 역할을 모두 수행함으로써, 경기장을 방문하는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성격의 스포츠 및 문화 행사를 개최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실제로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은 NFL경기 뿐아니라, NCAA 남자 농구 4강전, 무역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스포츠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마케팅적 측면에서도 인디애나 주 정부는 경기장 전체 명칭 사용권 외에도 게이트, 라운지 등 부분적 시설들에도 스폰서십 계약을 성사시켜 고정적 수입원을 확보하였다. 또한 필자가 참여한 투어 프로그램 역시 단기적으로는 수익 창출, 장기적으로는 경기장에 대한 친밀도와 관심을 가진 잠재적 팬 층 확보라는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철저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우리나라도 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30여 년간 지역 경제 발전과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많은 경기장들과 스포츠 시설들이 만들어졌다. 특히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등과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계기로 대형 스포츠 시설들이 계획되고 완공되었지만, 이들의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미흡한 준비와 대처가 매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가 끝난 뒤 운영 흑자를 내는 모범 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스포츠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을 취재하면서, 스포츠 경기장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은 철저한 계획과 전략 없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미국과 한국간의 스포츠 인프라 구조 및 산업 규모는 크게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의 사례를 그대로 국내에 벤치마킹하는 것은 효과적인 해결방법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과 같은 모범적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게 되면, 단순히 경기장을 지으면 경제적 수익과 스포츠 발전이 자연스레 발생한다는 근시안적인 관점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스포츠 시설의 정책 및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처럼 스포츠 발전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모범적 사례가 탄생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 문헌

www.lucasoilstadium.com

www.hksinc.com

www.visitind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