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최고의 전령병(傳令兵) 전웅태, 리우에서 어떤 소식 전할까
# 황민석 기자
출처 : 국제근대5종경기연맹(http://www.pentathlon.org/)
마라톤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전쟁에서 찾을 수 있다. 아테네가 동방제국 페르시아와 벌인 마라톤 전쟁에서 ‘페이디피데스’란 전령병이 40KM를 단숨에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뒀다. 이 전령병에 대한 기념비적인 경기가 마라톤이다. 마라톤이 한 전령병에 대한 기념적 경기라면, 위대한 전령병이 되기 위한 능력을 겨루는 경기가 있다. 바로 근대5종이다.
전령병이 지녀야 할 필수 능력은 어떤 고난과 시련도 뚫고 나올 수 있는 신체 능력이다. 적군 경계병을 칼로 찌르고(펜싱), 바다를 건너(수영), 말을 훔치고(승마), 총을 쏘고(사격), 산길을 넘어(크로스컨트리) 적지에서 탈출해 아군에게 소식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은 이를 근대 스포츠 5종목으로 승화시켰으며 이를 근대5종이라고 부르며 올림픽 정식 종목 편성에 힘을 실었다.
물론 고대5종도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5종 경기를 하는 자가 진정한 스포츠인이다”라며 극찬했다. 고대 그리스 올림픽에서 열렸던 고대5종은 전령병의 능력이 아닌, 사냥 능력을 겨루는 경기였다. 강을 뛰어넘어 맹수를 좇고(넓이뛰기), 돌을 던지고(원반 던지기), 실패하면 쫓아가(달리기), 창을 던져 공격하고(창던지기), 맹수와의 결투(레슬링)를 통해 사냥하는 사냥꾼의 고투를 스포츠로 승화한 것이다. 고대 사냥꾼의 능력에서 근대 전령이 지녀야 할 능력으로 바꾼 것이 근대5종이다.
대한민국 근대5종 전령병들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부 정진화가 11위로 호성적을 냈다. 올림픽 의의는 메달이 아니라 참가와 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과가 중요한 우리 사회에 메달이 없는 종목에 대한 박수와 함성의 데시벨(dB)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낮은 데시벨에도 불구하고, 2016년 리우에서 우리 전령병들 중 전웅태(22, 한체대) 선수는 높은 올림푸스 신전에 올라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 전웅태 선수
운동의 시작은 수영이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체력은 으뜸이었다. 이를 알아본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근대5종으로 종목을 변경했다. 청소년 시절 성적은 제 93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자 고등부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제94회 전국체육대회 근대5종 남자 고등부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며 국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곧이어 세계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2012년 세계유소년선수권 남자계주 은메달과 남자개인 동메달, 2013년 남자계주 금메달, 남자개인 동메달을 따냈다. 최근 세계청소년선수권 남자개인 2위, 세계선수권 남자단체 1위, 월드컵 결승 혼성계주 3위에 이어 리우올림픽 티켓을 따는 데도 성공했다.
여상경 대한근대5종연맹 국제과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전웅태는 서울체중,고 시절 모두 국내 대회 3연패를 차지한 유망주였다. 이번 올림 때도 메달 욕심을 내도 좋을 것 같다”라며 전웅태의 메달 가능성에 한 표를 던졌다. 또한 “외국 지도자들도 전웅태를 보면 어린 선수가 실력이 뛰어나다며 놀라곤 한다”고 전했다.
서울체육고등학교 한 학년 선배인 함진석(23)씨는 “웅태가 메달을 휩쓸어 줬었죠. 팀원들 경기력이 좋지 못해 패할 것 같던 날에도 웅태가 출전해 역전시키는 날이 많았어요. 요즘 말로 멱살 잡고 메달 따게 해줬어요. 또래 사이에서는 이길 사람이 없었죠”라며 전웅태 선수의 뛰어난 기량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함진석씨의 도움으로 진행한 전웅태 선수와 짧은 인터뷰에서 “펜싱이나 승마 같은 기술종목은 변수가 많아 육상이나 수영 같은 기본체력 종목에서 높은 점수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강점인 체력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한 22살의 앳된 나이에도 불구하고“메달 욕심 안 부리고 열심히 훈련해서 좋은 결과 내겠습니다”라며 겸손한 모습까지 보였다.
수많은 고난을 뛰어넘고 전보를 전해야 마침내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는 전령병. 그 정신을 계승한 근대5종. 리우에서 가져올 전보가 금색이든, 은색이든, 동색이든, 색이 없든 전웅태가 리우에서 물 건너 산 건너 가져올 전보는 임무의 끝이다. 어떤 사령관도 전보의 내용 때문에 전령병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 우리도 그가 가져올 전보의 색깔에 대한 이야기 보단, 그의 고군분투에 박수를 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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