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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연세여자라크로스팀,평범한 학생에서 국가대표까지, 이주연 선수를 만나다.

#필드하키+미식축구+농구=?
#평범한 학생에서 국가대표까지, 이주연 선수를 만나다.

 

 

 

필드하키처럼 스틱을 사용하여 작은 공을 패스하고,
미식축구와 같이 신체 보호를 위해 헬멧 또는 고글 그리고 두꺼운 장갑을 착용하며,
농구처럼 10초 안에 공격 진영으로 이동해야 하는 스포츠,
두 발로 하는 종목 중 가장 빠른 스포츠로도 불리는 이것, 무엇인지 감이 오시나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연세대학교 체육교육관 체조장에서는 열명 남짓의 여학생들이 고글을 쓰고 잠자리채 같이 생긴 스틱을 들고 뛰어다닌다. 더운 공기가 가득한 실내 체조장에서 숨이 차고 힘들 법도 하지만 얼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잠시 후, 건물 밖에서 공으로 벽을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알고 보니 아까 그 여학생들이 스틱으로 주먹만한 고무공을 벽에 튕기고 있다. 이들은 바로 연세 여자 라크로스팀이다. 이 생소한 스포츠를 통해 국가대표를 경험하고 자신의 진로까지 뚜렷해졌다는 연세 여자 라크로스팀 주장 이주연 선수를, 따뜻한 4월의 어느 날 연세대학교 교정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 라크로스 장비를 들고 있는 이주연선수와 연세 여자 라크로스팀

 

 

Q. 본인 소개와 팀 소개를 부탁드려요!A. “안녕하세요, 연세 여자 라크로스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이주연이라고 합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고 팀에서는 골리를 하고 있습니다. 연세 여자 라크로스팀은 2010년 6월에 창단되어 올해 창단 6년째를 맞았고, 대학 여자팀 중 항상 상위권에 속하는 팀입니다.“

 

Q. 라크로스라,,, 체육을 전공한 제게 조차도 굉장히 생소한 종목인데요. 수많은 종목중에 라크로스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A. “대학 운동 동아리들이 대부분 그렇듯 남자팀이 주가 되는 운동이 아닌, 여자팀만으로도 독립적인 운동을 하고 싶었어요. 라크로스의 경우, 남자와 여자 선수들의 규정이 상이한 점이 많아 여자선수들로 구성된 팀으로서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팀 창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라크로스만이 가진 매력도 무시할 수 없었고요.”

 

Q. 라크로스의 매력이라... 어떤 점을 말씀하시는 거죠?
A. “3가지 정도 꼽을 수 있는데요. 우선, 라크로스는 공을 점유하고 있을 때, 포켓에 붙어있기 때문에 잘 흔들수록손에 딱딱 달라붙는 느낌이고, 공을 포켓에 넣고 흔드는 것 뿐인데도 보기에 매우 화려합니다. 또한 스틱을 이용하고 그리 크지 않은 포켓에 섬세하게 패스해주고, 그포켓으로 공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 중에 손발이 딱딱 맞아 떨어질 때의 그 짜릿함이 매우 좋습니다.
다음으로,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 한명이 있더라도 스틱을 이용하여 공을 반대편 골대까지 이동시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아주 미세한 스틱 접촉에도 공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포지션 간 역할구분이 매우 뚜렷한 편이라 마치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내면서도, 다른 포지션의 팀원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을 때, 신속히 도와주는 유연함과 조직력을 가진 스포츠라는 것도 라크로스가 가진 매력입니다. 이처럼 팀원간의 호흡을 맞추어 상대방을 저지하고 패스 게임을 통해 득점까지 성공하였을 때, 나 혼자 잘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했다는 성취감이 또 대단합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제가 맡고 있는 골리라는 포지션의 매력이 있어요. 저는 사실 처음부터 골리를 하지는 않았어요. 초기에는 필드 연습에 참가를 하였는데 대회를 앞두고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많이 이동할 필요가 없는 골리를 맡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골대를 비우면 바로 골이 들어간 다는 것이 스릴있으면서도 최종 방어선이라는 중요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 라크로스는 크리스라는, 골대 주변에 다른 선수들은 들어올 수 없는 원이 있는데 골리를 맡다보니 그것이 마치 제 집처럼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 골대를 막고 있는 이주연 선수

 


Q. 사실 국내 라크로스 저변이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코칭은 어떻게 받는지, 장비는 어떻게 조달하는지 궁금합니다.
A. “코칭 같은 경우에는 협회에 말씀을 드리면 코치를 보내주시기도 하고 현재는 저희 팀이 6년 정도 되었기 때문에 먼저 운동을 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가르쳐주시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장비는 한국에서 파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주로 공동구매를 합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스틱과 고글, 마우스피스 그리고 공인데 스틱과 고글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편이죠. 팀 창단 초기에는 협회와 학교 측의 지원도 있었는데 현재는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편이라 현재는 신입팀원들에게 한 학기 동안 팀장비를 대여해주고 중고스틱을 구매하거나 팀 공동구매 때 같이 구매합니다.”


Q. 문득 장비 가격이 중요해지는데요... 얼마쯤 하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A. “물론이죠. 스틱의 경우 초심자 레벨에서는 사실 좋은 것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요. 가장 싼 것은 저는 20달러까지 본 적이 있지요. 사용해봤는데 확실히 사용감을 별로더라고요. 저희가 쓰는 것중에는 200달러 정도면 상당히 비싼 축에 듭니다. 또 외국에서 오는 배송비도 상당해서 좀 부담이 되죠. 고글은 20~30달러 정도하고 마우스피스는 한국에서 사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렇군요. 사비로 장비를 구입하는 것 외에 혹시 라크로스를 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요?
A.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주말엔 대표팀 연습으로, 평일엔 학부생으로서 학업을 병행해야 했는데 당시 수강하는 과목들이 하나같이 과제가 많았어요. 평일에는 밥 먹듯이 밤을 새고 주말엔 운동을 나가고 하다보니 정말 피곤했어요. 하지만 집에서 내색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꾸 그만두라고 하셨거든요. 하지만 국제대회를 통해 꿈을 키우고 의지를 더 다지는 것을 보신 이후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Q. 라크로스를 통해 진로까지도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A. “변화까지는 아니고 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대학원에 진학하여 운동역학(Sports Biomechanics)을 공부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라크로스를 하면서, 또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에도 참가하고 보니, 지금 여기서 만족하기보다 더 큰 세상을 보고 더 큰 꿈을 꾸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국내 뿐 아니라 제가 관심있는 전공의 해외 대학원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조사하면서 혹시 라크로스팀이 있는지 찾아보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대학원 진학 후에도 라크로스를 계속 하고 싶으니까요.”


Q. 라크로스를 향한 열정이 정말 대단하네요. 국가대표로 대회에 출전한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은데요.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2015 U19 청소년 월드컵에 참가했었어요. 사실 청소년 대회이기 때문에 저는 출전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U19 대표팀이었기 때문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22살까지 참가가 가능했지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이스라엘을 이기고 나머지 국가에게는 전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라크로스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를 제외한 핀란드, 콜롬비아, 체코는 한번 해볼만한 경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초반 분위기를 잘 잡아 리드하다가도 한 골, 두 골 먹히고 나면 체력적으로도 지치는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본전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일본의 경우, 공격 진영을 넓게 사용하며 완벽한 기회를 노리는 전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비에 집중하도록 했고, 비록 결과는 패배였지만 그 경기를 통해 우리 팀의 수비력이 많이 강화 될 수 있었습니다.”


 



▲ 캐나다 국가대표팀과 함께한 대한민국 라크로스 국가대표팀

 

 


Q. 그렇군요. 올해도 국가대표로서 국제 대회에 참가할 계획이 있나요?
A. “아니요 올해는 예정된 국제대회가 없습니다. 2017년에 제주도에서 아시아 환태평양 라크로스 선수권 대회(ASPAC)가 열리고. 또 월드컵도 2017년에 개최가 예정되어 있어요. 기회만 된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대회가 열린다니 기회만 되면 저도 참관하러 가고 싶네요! 그럼 마지막으로 스포츠둥지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이제 고등학교팀, 대학팀 그리고 클럽팀도 꽤 생겼고, 처음 라크로스를 시작했을 때에 비해서 상당히 알려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국내 라크로스의 저변이 좁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의,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라크로스와 팀을 알리는 기사나, 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의 노력을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도 많이 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라크로스에 대해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아직 학생이지만 뚜렷한 꿈과 그것을 이루기위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앞으로 전진 또 전진하는 라크로스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지난 몇 년간 아마추어 여자 대학 축구팀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팀들이 창단된 것과 같이 라크로스 역시 일반인들의 관심을 통해 팀 창단이 활성화 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라크로스의 매력에 빠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