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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신생팀 KT , SK를 벤치마킹해라







글/조승윤






 2012년 12월. 10번째 프로야구단 KT WIZ의 연고지가 경기도 수원으로 결정됐다. 여러 지역이 끝까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수원으로 결정된 이유는 구단 지속운영가능성, 흥행 요소, 향후 발전 가능성 등에서 큰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들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관중의 잠재력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수원의 인구수와 인프라 등을 꼽았다.


 2015년 한국 프로야구가 모두 끝난 후, 시즌 수원의 총 관중수는 이러한 판단이 맞았음을 입증했다. KT WIZ는 72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645,455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7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신생팀이며 순위가 최하위인 10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0월3일 2015 한국 프로야구 마지막 홈경기 후 수원구장의 모습(사진=KT WIZ 공식홈페이지)


그러나 수도권이라는 입지의 유리함과 늘어난 경기 수를 고려한다면 완전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KT WIZ의 올 시즌 운영을 보면서 인천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SK 와이번즈를 생각해봤다.


 KT와 SK는 유사한 부분이 많다. 일단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있다. 수도권은 서울과 부산과 함께 많은 관중동원을 위한 최적의 위치다. 인구수와 도로, 대중교통 등 충만한 인프라가 그 이유다.


▲각각 2000년과 2007년을 끝으로 막을 내린 쌍방울 레이더스와 현대유니콘스

(사진=쌍방울 팬클럽/현대 유니콘스 홈페이지)



 또 다른 유사점은 야구단 유치가 순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원은 전 현대 유니콘스가 2007년을 마지막으로 해체된 이후 8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를 치르는 도시가 되었다.  인천은 현대 유니콘스가 연고를 인천에서 수원으로 옮기고, 전 쌍방울 레이더스가 해체되면서 야구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SK가 신생팀을 창단하면서 야구단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수원은 인천과 비교하면 여러 부문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2015년 SK의 관중 수는 81만여 명이다. 물론 KT는 올 시즌 1군 리그를 경험한 첫해이지만, 창단 초기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던 SK가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는 팀으로 살아남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 와이번즈가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구단으로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구단의 적극성에 있다. SK가 관중 유치를 위해 구장을 이전했다. 숭의야구장을 사용하던 SK는 2002년 문학구장으로 홈구장을 이전했다. 팬들의 편의를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구장에서 과감하게 벗어난 것이다.



▲인천 문학경기장의 모습(사진=SK 와이번스 공식홈페이지)


 그리고 문학구장을 사용하면서 꾸준히 팬들의 요구에 맞게 좌석과 시설 등을 바꿨다. 당시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을 본떠서 지었다고 이야기될 만큼 최신식으로 건립했다. 이는 야구장을 찾는 관중을 위한 변화에 두려움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학구장에는 개장 후 어린이 놀이터 ‘와이번스 랜드’개장, 어린이용 모노레일 설치, 프리미엄 관중석 등이 설치되었다. 이로 인해 좌석수가 기존 30,004석에서 27,800석으로 줄어들었지만, 팬들이 야구장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함은 더욱 증가했다.


 이러한 SK의 노력은 ‘스포테인먼트’라는 새로운 마케팅으로 불리었다. 스포테인먼트는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야구 관람뿐만 아니라 다른 즐거움도 함께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가족, 연인, 아이, 여성 등을 위한 서비스와 여러 가지 이벤트는 인천 시민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향하게 하는 요인이었다. 그 결과 2000년에 8만여 명이었던 관중 수가 현재 80만여 명으로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SK 와이번스의 역대 관중 수(사진=KBO 공식 홈페이지)




 물론 KT 역시 SK와 못지않은 최신식 구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마케팅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또 수원에서 점차 그들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적 여유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 관중 동원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KT가 수원 시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수도권의 장점인 관중유치에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SK의 인천 연착륙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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