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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무릎 구부릴 때, 두두둑 소리가 난다면?

                                                                                                             글 / 박시복(한양대학교 교수)

 


무릎을 구부릴 때 통증을 느낀 적이 있는가?

갑자기 다쳐서 생긴 통증이 아니라,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몰라도
무릎을 구부릴 때 두두둑~ 소리와 함께 통증을 느꼈다면,
무릎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릎을 구부릴 때 무릎 앞쪽이 아픈 원인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슬개골 연골연화증이다.

손바닥으로 무릎 앞을 감싸쥐고 무릎을 펴면 손바닥 가운데로 둥글게 솟아오르는 뼈가 있는데,
이 뼈가 슬개골
이다. 무릎을 펴는 근육인 대퇴사두근은 슬개골을 거쳐서 경골에 부착되는데,
슬개골은 무릎을 펴는 근육들의 힘을 모아 전달하는 도르래 역할을 한다.
슬개골 뒷면은 관절연골로 구성되어 있고, 대퇴골과 마주보면서 슬개대퇴관절을 이룬다.

연골연화증은 슬개골이 대퇴골과 만나는 면에 있는 관절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물러지는 병을 말한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만성적인 무릎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연골(물렁뼈)이 물러지면 작은 마찰에도 쉽게 닳게 된다. 연골이 닳은 부위는 무릎 주위에
통증을 일으킨다.

무릎 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던 슬개골은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마다 대퇴골과 마찰된다.
이런 마찰은 연골을 점점 닳아 없어지게 만들고 심지어 뼈가 드러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슬개대퇴증후군이라고 한다.
슬개대퇴증후군과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무릎을 50-60도 정도 구부린 상태에서 위에서 내려다보고 방사선 촬영을 하면 위와 같은 모양이 된다.
슬관절을 이루는 대퇴골은 안쪽과 바깥쪽에 낙타 등 모양의 봉우리를 이루고 그 사이에
슬개골이 위치한다. 무릎을 펼 때 무릎을 펴는 근육인 대퇴사두근은 슬개골을 대퇴골 봉우리 사이로
일직선으로 잡아당겨서 무릎이 펴지게 한다.
무릎을 펼 때 정상 슬개골은 똑바로 움직이는 반면, 슬개골 연골연화증을 가진 환자들은
대퇴골의 바깥쪽으로 슬개골이 치우쳐서 움직인다.

무릎을 펴는 근육은 대퇴골 안쪽의 근육부터 근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슬개골을 안쪽으로 잡아당겨주지 못해서 더욱 슬개골은 바깥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슬개대퇴관절의 바깥쪽 관절연골은 점점 더 닳아 없어지면서 만성적인 염증과 통증이 계속된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여자에서 흔하게 나타나는데,
특히 10대 여자에서는 뼈의 성장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면서 키는 빨리 커지는 데 반해서 근육의 길이는
천천히 늘어나기 때문에 슬개골의 관절연골에는 과도한 압력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실리게 된다.
40세 이상에서도 연골연화증은 닳고 찢어지는 과정의 하나로 발생하며,
결국 퇴행성 골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연골연화증을 촉진시키는 요인에는
외상, 과사용, 무릎관절에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지는 경우
이다.

사이클 선수나 스키 선수처럼 무릎을 계속 구부린 상태로 있다던가, 달리기 선수나 축구 선수처럼
무릎을 많이 사용하여 뛰는 경우, 무릎이 X자 다리모양이거나 평발인 경우에도 연골연화증이 잘 생긴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의 증상은 무릎 안쪽의 모호한 불편감이다.
달리기, 점프, 계단 오르기 또는 계단 내려가기 등의 활동에 의해서 통증이 악화된다.
‘극장 징후’라고 해서 여러 시간동안 책상 또는 극장 의자에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통증이 악화
된다.

일부 환자들은 무릎이 당기는 느낌이 들거나 무언가 꽉 차서 뻑뻑한 느낌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을 여러 달 동안 무시하고 지내면,
무릎을 펴는 근육들의 근력이 떨어지면서, 걷다가 발을 디딜 때 체중이 무릎에 실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지며 다리를 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무릎을 펴는 근육의 양은 줄어들면서 무릎은 약간 붓게 된다.

치료는 통증을 일으키는 동작을 금지하는 것부터 시작
한다.

방바닥에 쪼그려 앉는 것은 피하고,
슬개골에 힘이 실리게 되는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동작을 가능한 피한다.
얼음찜질과 진통소염제가 도움이 되고, 대퇴골 안쪽에 있는 무릎을 펴는 대퇴사두근을 선택적으로
강화시키면 슬개골이 정상적인 경로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헬스클럽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저저항 고회전으로 타거나 수영장 물속에서 달리기, 수영장에서
발로 물장구치기 등을 통하여 심혈관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X자 다리와 평발이 있는 경우에는 신발 깔창을 이용하여 교정해주어야 하며,
슬개골이 있는 부위에 구멍이 뚫어진 무릎보호대를 이용하여 슬개골이 바깥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아줄 수도 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의 가장 효과적인 재활치료는 무릎을 펴는 근육인 대퇴사두근과 무릎을 구부리는
근육인 슬굴곡근을 스트레칭시키고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는 의자 바닥에서, 발바닥은 방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본드로 붙였다 생각하고,
그 상태에서 양쪽 무릎을 펴려고 힘을 준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소리 내어 세고 20초 쉰다. 다시 힘을 주고 쉬는 것을 10회 반복한다.
하루에 15-20회씩 반복한다. 이런 운동으로 슬개골 연골연화증의 85%가 호전된다.
15%정도는 통증이 계속되고, 슬개대퇴관절의 변형이 생기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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