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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생활양궁, 시민 속으로 과녁을 맞추다

 

 

 

글 / 최선경 (스포츠둥지 기자)

 

 

          대한민국은 활의 강국이다.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 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 할 정도로 ‘신궁’을 방불케하는 선수들이 많다.


역대 하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거둔 금메달 수는 81개. 이중 19개가 양궁에서 나왔다. 가장 많은 금맥을 캔 종목이지만 국민들의 관심은 올림픽기간에만 반짝할 뿐이다. 현실적으로 양궁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해 전문적인 선수로 활동하기 전에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고 활을 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장비 이동이 쉽지 않다는 점이 양궁의 대중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궁의 저변확대를 위해 양궁협회를 중심으로 동호인클럽이 뜻을 모아 의욕적으로 양궁체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실업팀과 대학부 소속 양궁 지도자와 초중고교 양궁부 코치도 양궁의 대중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강사로 참가하고 있었다.


 

‘야구’가 아닌 ‘양궁’하러 왔습니다!

 

대한양궁협회에서 양궁체험교실을 홍보하였다. ⓒ대한양궁협회

 

 

대한양궁협회의 페이스북에서  양궁체험교실 홍보 글을 보고 무작정 활을 쏘러 부산으로 향했다. ‘야구’가 아닌 ‘양궁’을 하러 부산에 간다고 하니 모든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되물을 정도였다.

 

“서울에서 하면 되지 왜 그 멀리 부산 까지 가니?”
“우리나라엔 양궁을 체험할 곳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ㅠㅠ”

 

양궁체험교실이 열리는 부산 강서체육공원에 내려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축구장에선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체육관 안에선 배드민턴의 스윙소리가 들렸다. 이처럼 어느 스포츠건 소음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양궁 경기장에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적막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온 신경을 활 끝에 모으고 활시위를 잡아당기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여기 정말 체험하는 곳 맞아? 선수들이 훈련하는 곳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충 당기면 날아가는 거 아니었나요?
그동안 TV를 통해 본 양궁 선수들의 모습은 너무나 쉬워보였다. 간단히 활시위를 쭉 당기고 놓으면 백발백중 과녁 한가운데 맞추게 되니 좀 쉬운 스포츠 아닌가? 라는 오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 오만은 오래가지 않았다. 처음 당겨본 활시위는 왜 이렇게 당겨지지 않는지, 나는 과녁 중간에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왜 자꾸만 화살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지, 결코 양궁은 만만한 스포츠가 아니었다.

 

제대로 배워본 양궁,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순 없다!

 

당기는 팔의 팔꿈치가 수평을 이루어야 활이 잘 날아갈 수 있다. ⓒ최선경

 

 

활시위도 제대로 당기지 못하고 낑낑대고 있는 필자가 안쓰러워보였는지 양궁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양궁협회 직원이 다가와 차근차근 양궁의 기초부터 가르쳐주었다.


과녁의 정중앙에 활을 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발의 위치가 중요했다. 이것을 스탠스(STANCE)라고 한다. 스탠스는 활의 무게 중심과 몸의 힘점의 위치 이동, 바람의 풍향 등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발의 간격이나 발의 각도 등을 개인의 신체적 특성과 자세에 따라서 여러 가지의 형태로 연습하여 가장 적합한 스탠스를 찾아 안정성을 유지시켜야 한다.

 

이후 활을 수직으로 하여 양 어깨는 자연스럽게 유지하고 현을 1/3정도 당기면서 당기는 팔의 팔꿈치가 화살의 수평선상보다 처지거나 올라가는 것을 막고 수평이 되도록 유지하며, 초보자의 경우에는 당기는 손의 위치가 불확실하므로 턱 밑보다는 입술 쪽으로 향하여 당기기 연습을 했다. 배운 것을 곱씹으면서 다시 활시위를 당겨보니 그 전보다 과녁에 좀 더 정확히 쏠 수 있었고 화살도 좀 더 멀리 날아갔다.

 

양궁,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다.

 

많은 사람들이 양궁을 즐기고 있다. ⓒ최선경

 

올해 5월 23일부터 양궁체험교실이 운영된 이후 매주 토요일 주말마다 30~50명의 개인, 가족단위 및 단체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올해 말까지 부산시양궁협회, 부산시장애인양궁협회, 부산양궁클럽에서 연중 수시접수 중이니 양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다녀와 보는 것은 어떨까? 온 정신을 활 끝에 집중하고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우리가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활과 함께 저 멀리 날아가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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