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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고대올림픽 종목 연구 : 7. 전쟁에서 유래한 군인들의 놀이(1)

  

 

글/ 윤동일 (국방부)

 

 

가. 고대 올림픽 종목들(종합)
지난 연재까지 8회에 걸쳐 현대 스포츠의 원형인 고대 올림픽에 거행된 종목들을 달리기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해 군사적 관점(고대 올림픽 종목의 전투성)에서 각 종목별 특성을 소개했다. 시기별로 개관해 보면 아래 표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호머의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기원전 776년, 트로이 전쟁에 참가했다가 전사한 아킬레우스의 친구이자 친척이었던 파트로클레의 장례식에서 행해진 경기들을 시초로 올림픽이 거행된 초기엔 주로 달리기 종목(단거리 스타디온 이후, 중거리 디아울로스<BC724년>, 장거리 돌리코스<BC720년>)만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말기에 이르러 단거리 달리기 이외에 이미 대중화되어 인기를 누렸던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창던지기 그리고 레슬링의 다섯 종목을 혼성 편성하여 전장에서 전사들에게 긴요했던 전투기술을 겨누는 5종경기(BC708년)이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600년대에 들어서며 좀 더 다양한 종목들이 등장했는데 레슬링과 권투(BC688년) 그리고 이 둘을 합친 판크라티온(BC648년)과 같은 격투경기와 말과 함께 하는 경기(네 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경기<BC680년>와 경마<BC648년>)가 거행되었으며 후기에는 소년들이 참가하는 경기들이(5종경기<BC638년>, 스타디온·레슬링<BC632년>, 권투<BC616년>) 가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오늘날 전해지는 고대 올림픽 경기의 대부분이 이 시기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후 추가된 종목으로 갑주·방패·창·무릎보호대 등 전투복장을 그대로 착용한 채로 달리는 무장달리기(BC520년)와 두 마리의 말이 끄는 전차경기(BC480년)가 있었다. 고대 올림픽 종목들은 전장에서 적 보다 빨리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유리한 지형을 확보해 성을 공략하고, 대적한 상대를 무찌르는데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에 규칙성을 가미하여 평시에 서로 견주어 봄으로써 전쟁준비 태세 점검하기 위한 종목들이었다.

따라서 경기 자체의 재미나 즐거움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전쟁의 연장선에서 오로지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agon’)‘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물론 신을 섬기는 종교제전이었기에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빨리, 멀리 그리고 가장 강한(Citius, Altius, Fortius)‘ 자만을 가렸다. 5종경기의 경기방식에서 알 수 있듯이 종목별 순위나 개별종목의 우승은 무의미하며 오로지 종합 승자만을 가렸다. 기록에 의하면 네로 황제 역시 당시 거행된 모든 종목을 석권하며 올림픽의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경향은 5종경기가 다른 종목으로 분기될 때가지 지속되었다.

 

 

<표-1> 고대 올림픽 종목들(개최년도;개최대회)

※ ’12.12.20 연재(달리기)하며 언급한‘계주’는 정식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엔 포함하지 않았다.

 

 

나. 군사적 관점에서 본 스포츠
오늘날의 스포츠(sports)는 어원상 ‘흥겹게 놀다(disport)’를 의미하는 고대 영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통상 흥겹게 노는 행위(to enjoy)를 통해 부정적인 마음을 없애고, 인간성을 완성하며 사회성을 증진하는 활동으로 인식되어진다. 때문에 생존을 위해 적과 생사를 다투는(to survive) 전쟁과는 본질적으로 상반되는 영역으로 간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직관적으로 이미 앞서 소개했던 달리기를 비롯한 고대 종목들이 시작된 배경과 유래도 남다르고, 부르는 이름은 같지만 경기방식은 오늘날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전혀 다른 하나의 공통점을 지향한다는 것을 쉽게 눈치 챘을 것이다. 이는 ‘국가의 생존을 위해 힘이 중요’했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전혀 무관하지 않고, 고대의 근육전쟁으로부터 첨단의 과학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현대전쟁에 이르기까지 “비유와 흉내는 가능하겠지만 전쟁에 견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개인적인 고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와 전쟁의 본질에 기인하여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평시에 전쟁 준비태세를 점검하고, 유사시 필요한 전투능력과 기술을 구비하기 위해 스포츠를 전시 상황을 상정한 군사훈련으로 채택해 활용했었다.

 

여기서는 이미 소개했던 고대 스포츠 종목들의 특성들을 반대로 군사의 관점에서 구분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전시에 필요한 핵심 전투기술을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각각의 전투(기술) 유형에 해당되는 스포츠 종목들을 연계하여 언급하려 한다. 전장에서 요구되는 전투능력과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유형은 먼저 개인과 집단에 필요한 전투기술로 구분하고, 고대 전쟁의 전개순서에 따라 다섯 유형으로 구분했다.

 

즉, 대치한 두 군대가 결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이격된 거리를 좁혀 접촉을 유지(1)해야 하고, 서로의 전투능력과 기술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편제 화기의 사거리 내에서 적을 약화(2)시켜야 근접전투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데 특히 약한 일방(一方)이 견고한 성(城)을 쌓고 방어하는 경우에는 최대한의 피해를 강요하는 치열한 공방전투(3)가 불가피하며 최후의 방어선으로써 성이 무너지면 마지막까지 생존한 쌍방의 군사들에 의한 백병전(白兵戰, Dog fighting,4)으로 최종 승부를 결정했다.

이를 쉽게 개념적(별도의 군사용어가 있으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정의한 용어를 사용하였음.)으로 정리하면 <1>접적전진(接敵前進, 적과 접촉을 위해 적 방향으로 실시하는 이동), <2>원거리·공성전투(원거리전투와 공성전투는 적과 접촉한 후, 직접적인 교전 이전 단계에 벌어지는 전투), <3>근접전투(적과의 직접적인 교전이 이루어지는 단계로 무기를 들고 또는 무기 없이 하는 백병전투를 포함한다.)로 구분하되, 여기에 적과 접촉을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불의의 기습으로 적과 조우(遭遇)하게 될 경우, 전장이동에서 근접전투로 태세를 변환해야 하는 경우처럼 둘 이상의 전투기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한<4> 종합전투기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4개의 유형은 개인 차원의 전투기술이라면 실전에선 <5>집단의 조직적인 전투기술도 필요한데 이것까지 고려하면 아래 표(표-2)에 제시한 바와 같이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구분

개인

조직

전투국면

개전접적전진

초기전투

최종전투

전 단계

전 단계

전투기술

<1>전장이동기술

<2>원거리·공성전투기술

<3>근접전투기술

<4>개인종합기술

<5>조직전투기술

비고

달리기또는교통 수단(,,스키)에 탑승이동

직사/곡사회기에

의한사거리전투

(,,)

자연/인공장애물

극복(凹凸또는 해자,성벽)

맨손의격술이나 ·등을활용 하는무술

전사/전령자격 평가,특정 상황 대처(<1>+<3>)

조직의전투수행

능력과 기술

<표-2> 전투의 진행국면별 요구되는 전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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