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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1년 만에 아이스 클라이밍계를 평정한 미모의 클라이머, 송한나래 (2)

 

 

 

글 / 이아영 (스포츠둥지 기자)

 

아이스클라이밍 속도 경기 모습 ⓒ 이아영

 

 

송한나래 선수는 두 개 종목 중 먼저 열렸던 속도 경기 결승전에서 1위에 등극했다. 사실 이 날 열렸던 속도 경기 모든 라운드 중 최고기록은 19.64초로 3,4위전 경기에서 나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의 이명희 선수였다. 송한나래 선수의 이날 최고기록은 20.65초로서 8강 경기 때 자신의 이날 경기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실제 전체 기록상으로는 3위의 기록을 가진 송한나래 선수는 이날 금메달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자신보다 먼저 아이스 클라이밍에 입문하여 보다 더 빠른 기록을 보유 하고 있는 언니들이 쟁쟁하게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1등 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여자일반부 속도 부문 시상식 ⓒ 이아영

 

 

지난해에 이어서 자신의 아이스 클라이밍 역사상 두 번째로 출전하는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 결과보다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주어진 경기에만 집중을 하고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덧 결승 라운드에 진출했고 정상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찰나의 실수가 경기 결과를 뒤엎을 수 있는 경기가 바로 속도 경기였다. 경기도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남자부 예선, 여자부 예선, 남자부 16강, 여자부 8강, 남자부 8강, 여자부 4강, 남자부 4강, 여자부 3-4위전, 남자부 3-4위전, 여자부 결승전, 남자부 결승전! 이 모든 경기가 단 30초의 휴식도 없이 바로 바로 이루어 졌다. 두 명의 선수가 빙벽 앞으로 와서 남자 경기의 경우 최단 시간 11초 만에 경기가 끝나버리고 여자는 19초 만에 단판지어진다. 보는 사람도 숨이 막히는데 결승으로 올라갈수록 선수들의 숨은 점점 차올랐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났다. 선수들의 열정에 청송 얼음골 빙벽이 폭포처럼 녹아내릴 뻔했다.

 

 속도 부문 남자부 우승은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의 양명욱 선수가 차지했다. 시상식에서 재미있는 퍼포먼스가 나왔던 것이 1등을 한 양명욱 선수가 2등을 한 박희용 선수의 머리를 아래로 누른 것이었다. 한 번도 경기에서 이겨본 적 없는 적수를 이겼던 터라 양명욱 선수가 기분이 좋았던 것이었다. 

 

남자일반부 속도부문 시상식 장면 ⓒ 이아영

 

 

박희용은 국내 아이스 클라이밍의 최강자이다. 이번 대회 난이도 부분에서는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참가한 69명의 선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TOP에 도달한 선수였다. 이벤트 형식으로 치러졌던 속도에서 1등자리를 내준다 하더라도 국내 아이스 클라이밍 최고 자리가 바뀐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머리 눌림 당하는 것도 즐겁게 받아들였다.

 

 다음주에 열리는 월드컵 및 세계선수권 대회에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참가하는 기대주이기도 하다. 2012년 대회에서는 3위 입상을 2011년 대회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기도 한 세계적인 아이스 클라이머이기 때문이다.

 

 송한나래 선수는 속도 결승전에서 당당히 1위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무리 하고 잠시의 휴식을 가진 후 곧바로 난이도 경기에 출전했다. 남자선수가 오르는 루트보다 비교적 짧고 난이도 차이 또한 있기에 여자 선수는 남자 경기 시간인 11분 보다 3분 적은 8분의 경기시간이 주어졌다. 송한나래는 결승에서 주어진 8분은 너무나도 넉넉한 시간이었다. 5분 40초만에 TOP까지 도달했다. 정상에 다가가자 그녀는 인간이 매달려 있기 어려운 자세로 아이스 바일을 잡고 있는 한 팔 위로 다리를 걸어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린 채 다른 쪽 팔을 땅 쪽으로 내려 쉬게 하였다. 그 자세로 아래서 관찰을 하는 심판을 향해 아래로 내려다보며 몇 분 경과했느냐는 여유로움도 과시했다.

 

 

여자부 난이도 부분 시상장면 ⓒ 이아영

 

 

이기기 위함이 아니다. 진정 스포츠를 즐기는 그녀들
 신운선 선수는 6분 12초의 기록으로 송한나래 선수의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신기한 운명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진 가운데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선 미모의 선수가 바로 송한나래 선수다. 그리고 2위 자리에 오른 선수는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의 신운선 선수이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였던 송한나래 선수는 단지 스포츠 클라이밍을 더 잘하기 위해, 막연히 한 번 해보고 싶었다는 이유로 아이스 클라이밍에 입문했다. 그러나 그녀가 이 운동을 새로이 시작하기에는 준비해야 하는 장비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런 어려움을 해소해 준 사람은 바로 이번 경기에서 2위를 차지한 신운선 선수였다. 작년 같은 경우는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서 그냥 막연히 장비를 빌려서 참가했는데 첫 경기인 것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을 해온 선수인데... 자신의 기대보다도 너무 경기를 못해서 올해는 작년처럼 하지 말아야지 하고 열심히 준비를 했다. 기본적으로는 아빠를 통해서 이런 경기도 있고 이런 색다른 종목이 있다 이런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사실 필요한 장비도 없고 또 그런 장비를 잘 다룰 줄도 알아야 했기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었는데 신운선 선수가 처음에 이 운동을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을 제공했기 때문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녀보다 더 못했던 송한나래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최고의 자리에 등극했다. 경기가 끝나고도 송선수는 신운선 선수에게 가장 먼저 달려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고 그런 그녀를 반기는 신선수의 눈빛 또한 뜨거웠다. 이기기 위한 살얼음판이 아닌... 두껍게 열려진 얼음의 두께 만큼 그들의 우정 또한 깊이 있고 두꺼운 것을 알 수 있었다.

 

추운 걸 싫어하는 동계스포츠 선수 송한나래
 아이더 소속의 아이스 클라이머 송한나래는 현재 한국 외국어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국제스포츠 레저학과에 재학 중이며 스포츠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스포츠 클라이밍만 해왔던 그녀는 전국대회 상위권 성적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기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종목 자체도 인정이 안되는 종목이라는 것을 처음 피부로 느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포기해가며 스포츠 클라이밍에 빠져 살아왔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고 여태까지 해온 모든 것이 정말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좌절감에 빠지기도 했다. 그런 억울한 마음에 송선수는 공부를 해서 비인기 종목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등학교 때 진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을 내려놓았다. 그런 안타까운 사실이 두 번 다시는 번복되지 않도록 다음 세대 선수들은 저변도 더 많이 확대가 되고 작게는 전국체전에... 크게는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아이스 클라이밍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를 고대했다. 그런 미래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현역으로 활동 중인 스스로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을 먼저 해야 겠다고 했다. 이제 겨우 22살이 된 입문한 지 1년차 송한나래 선수는 벌써 후배 양성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후배들은 저처럼 되지 않아야 하니깐요... 하하하... 추운 거 싫어하는데 경기가 스릴도 있고 아름다운 주변 자연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매력에 빠지게 될 거에요”

 

22살의 아이스클라이밍 신예 송한나래! 그녀는 태어나 두 번째로 참가하는 전국선수권에서 2관왕 석권했다. 속도 부문은 운이 좋아 1등 했다 말했고, 난이도 부문은 언니가 빌려준 장비 덕분에 입문할 수 있었음에 감사해했다. 그녀는 올해 선수권 입상 실적으로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작년 대회는 첫 출전으로 부진한 탓에 올해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년에 함께 경쟁해야 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다시 청송을 찾을 예정이다.

 

 “청송 얼음골”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나는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사과”였다. 인심 좋고 맛있는 사과가 특산물로서 유명한 고장인 청송이지만 이제는 세계 속에 우뚝 선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청송은 2011년부터 5년간 국제산악연맹인 UIAA(Union International Des Associations D'Alpinisme)가 주최하는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2013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2013 UIAA Ice Climbing World Cup)대회는 다가오는 2013년 1월 12~13일에 청송 얼음골 인공빙벽 경기장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월드컵대회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겸하고 있어 그 규모가 얼마나 웅장할지 기대가 된다.

 

 올해 벌써 세 번째로 월드컵 경기를 준비하는 청송은 국내 경기 정도쯤은 원활히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2013년 첫 주말을 차가운 얼음을 마주하며 뜨거운 열정을 발산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대한민국 청송에서 열리는 메가 이벤트이니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많은 성원이 필요하다.

 

 

 <2013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2013 UIAA Ice Climbing World Cup)대회>

장소: 경상북도 청송군 얼음빙벽 경기장

일정: 2013112()~13()

주최: 국제산악연맹, 아이스클라이밍위원회, 대한산악연맹

주관: 청송군, 경상북도 산악연맹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협찬: 노스페이스

 

대한산악연맹:www.kaf.or.kr

국제산악연맹: http://www.theuiaa.org/

홍보 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o0booeF9Ni8

 

 경북 청송 얼음골에 위치한 빙벽 경기장 ⓒ 이아영

*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자연을 즐기자! 경북 청송 얼음골에 위치한 빙벽 경기장의 자연을 보면 웅장한 규모의 얼음벽이 수를 놓은 듯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이 얼음벽은 마치 얼음이 바위산 내부에서 솟아올라 흘러내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인공폭포를 이용해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연빙폭은 설악산의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소승폭포, 실폭, 갱기폭, 경기도의 구곡폭포와 충북 월악산 일대의 신선폭포, 팔랑소 등이 있다. 인공으로 조성된 빙장은 인제군 용대리의 매바위 빙장, 원주의 칠봉 빙장, 판대 아이스파크, 충북 영동의 송천 빙장과 청송과 단양의 인공빙장 등이 있다.

 

세계 정상급 스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청송월드컵의 한 장면 ⓒ UIAA 공식홈페이지

 

 

이번 주 주말에 열리게 되는 2013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및 세계선수권의 생생한 현장도 스포츠 둥지가 함께 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혹시 아나요? 당신이 미래의 아이스 클라이머가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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