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혁 (영남대학교 체육학부 조교수)
날씬하고 멋있는 몸매를 추구하는데 있어서 남녀노소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건강이란 개념은 배제되고 날씬함에만 초점을 둔 정보의 활용은
자칫 여러분을 ‘일그러진 몸짱’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위험한 다이어트
“4개월간 닭가슴살만 먹고 체지방률 0%의 완벽한 몸 만들어......”
유명배우의 화보집이나 출연한 영화가 소개될 때마다 자주 접하게 되는 기사내용이다.
자료사진 속의 매력적인 모습에 매료되어 “나도 한 번 시도해보자”라는
사람이 생길까봐 두려운 생각조차 든다. 장기간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음식물 섭취가 과연 건강미 넘치는 몸매를 만드는데 효과적일까?
근육을 발달시키고자 할 때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하기 위해 닭가슴살을
식단에 포함시킨다. 더 큰 집(=골격근)을 짓는데 더 많은 벽돌(=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튼튼하고 아름다운 집을 짓는데 벽돌만 필요한 것이
아니듯이 인체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단백질 이외에도 탄수화물과
지방을 필요로 한다. 보통 탄수화물에서 58%, 단백질에서 12%, 지방에서
30% 미만으로 구성된 영양소 섭취가 권장된다.
물론 필수 비타민, 무기질, 수분의 공급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닭가슴살만 섭취’가 아닌 ‘닭가슴살도 섭취’로 의역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음은 체지방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현대사회에서 체지방은 ‘공공의 적’이라고 표현해도 무리가 아니다.
비만인 사람에게 있어서 심혈관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성인병 발병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은 1그램당 9칼로리의 열량을 낼 수 있는 고효율의 연료이기도 하며
많은 양을 체내에 저장할 수 있으므로 때문에 수렵으로 영양분을 공급하던 시대에는
매우 고마운 존재였을 것이다.
체지방률이 무조건 낮다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니다. 남성은 최소 3%, 여성은
12%의 체지방이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높은
체지방률이 요구되는 것은 유방과 자궁 등을 구성하는데 많은 지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체지방률 0% 달성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이를 목표로
다이어트나 운동을 한다는 것은 곧 자살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일그러진 신체상
패션쇼에서 날씬한 옷맵시를 과시하는 여성 모델들에게 있어서 175센티미터의 키에
50킬로그램의 몸무게는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다(이 경우 체질량지수인
BMI는 16.3에 해당). 오히려 몸을 더 가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곤 한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유엔(United Nations)에서 권장하는
건강한 성인의 체질량지수 범위는 18.5~25 이다.
각종 매체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일부 여성 모델들의 비정상적인 체형은 여성과
청소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한다. 가늘고 마른 체형이 아름다운 것이라는
잘못된 기준을 갖게 되고, 이를 목표로 무지한 다이어트를 하여 결국 섭식장애가
유발되거나 장기화 된 섭식장애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러한 일그러진 신체상이 주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 이태리와 스페인에서는
체질량지수가 18.5가 넘지 않는 모델은 패션쇼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확산을 통해 ‘진정한 몸짱’의 기준이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몸매관리
나올 곳(=근육)은 나오고 들어갈 곳(=지방)은 들어가도록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 지방을 주로 소모시키는 방법은 걷기와 같은 저강도 운동이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근력운동이 체지방을 감소시킨 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근육의 부피가 늘어나게 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근육의 발달과 함께 인체가 휴식 중
필요로 하는 최저에너지 수준인 기초대사율(Basal Metabolic Rate)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더 큰 엔진을 가진 중형차가 작은 엔진을 탑재한 소형차보다 정차 또는
공회전 중에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최근 다이어트만으로
체중감량을 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요요현상을 없애기 위해 근력운동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도 팔과 다리가 이렇게 두꺼운데 근육까지 생기면 더 커지지 않는가’라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몸매나 옷맵시를 떨어뜨리는 것은 과다한 체지방이고,
적당하게 발달한 근육은 오히려 몸매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준다.
타고난 체질과 체형에 따른 개인차는 있겠지만 근력운동을 통해 매력적인
몸매관리와 건강한 체지방률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건강한 몸매를 원한다면 오늘 당장 근력운동을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이젠 운동이
일시적인 목표달성을 위한 단기적 수단이 아닌, 먹고 자는 것과 같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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