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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위한 36주 훈련 프로그램, 그 첫번째

                                                                                                  글 / 이종각 (전 체육과학연구원장)


무더웠던 여름이가고 제법 선선한 가을이 왔다.

그야말로 미루어 왔던 마라톤 풀코스에 대한 도전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훈련에
돌입할 적기를 만난 셈이다. 봄이나 여름에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도중에 그만두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그것은 운동피로와 기후조건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일상생활에
다소의 지장을 줄 정도로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달리기 운동의 단조로움으로 인한
지루함으로 흥미를 지속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중도 탈락률이 낮은 것은
피로감이 적을 뿐만 아니라 겨울을 지낸 후 봄으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체력과 기록이
좋아짐을 느끼게 되어 만족감과 성취감을 맛보게 되고 그로 인하여 도전욕구가 커지기 때문
이다.

 
그러나 지나친 도전욕구로 오버 트레이닝을 하여 모처럼의 대장정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다소간의 개인차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초보자가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도전할 수 있는 준비과정으로서의 훈련원칙을 먼저 알아보고,

다음 시간에는 36주 마라톤 훈련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년 내내 지속적으로 훈련하라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규칙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건강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30분 전후의 달리기를 격일로 1주일에 3~4회에 걸쳐
실시하게 된다. 그러나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1주일에 6일 정도의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
해야 한다. 악천후로 옥외 훈련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실내 운동으로
대체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려면 1주일에
휴식을 위한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규칙적으로 꾸준히 훈련을 해야 하므로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과 리듬을 완전히 개조하여 올인 할 각오를 해야만 한다.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훈련량과 강도를 높여라

초보자들의 초기 훈련 프로그램에는 걷기운동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며, 단시간에 걸친
가벼운 걷기와 느린 조깅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매일 매일 계속되는 훈련으로 뼈, 건,
근육에 쌓인 피로를 하룻밤 사이에 회복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피로의 축적이
프로그램의 실천을 포기하게 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성급함을 경계해야 한다.    

달리는 동안 너무 힘들다고 느껴지거나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라면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달리는 것이 편하다고 느껴지거나 약간 힘든 정도의 수준이 적정하다.
달리는 거리의 5~10%만을 좀 더 빠르게 달리면서 신체의 반응에 따라 점진적으로
강도와 거리를 늘려가야 한다.



초기에는 거리 위주로 훈련을 하고 그 이후에 스피드 훈련을 하라

초보자들의 성공적인 훈련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얼마나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가에 있다. 이것은 거리 주행능력이 마라톤 완주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보자들의 훈련 목표 는 일정한 거리를 얼마나 빠르게
달릴 것인가에 두는 것보다는 일정한 시간에 달리는 거리를 늘려 가는데 두어야 한다.

1주일 동안의 총 훈련거리가 적어도 90~120km를 상회하는 시점에 이르러 제한적으로
스피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스피드 훈련은 페이스조절 능력과 기록 향상의
필수요건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지근육을 높은 강도에 적응시켜 달리는 도중에
자주 발생되는 경련성 통증(stitch)을 예방하여 무리 없이 완주가 가능하도록 하기 때문에
빠뜨릴 수 없는 훈련임에 틀림이 없다.

1일 훈련계획의 실천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초보자들은 미리 수립된 훈련계획에 의한 1일 훈련의 실천을 지나치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성실한 훈련태도는 칭찬할만한 일이나 이러한 집착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훈련계획을 무시하라는 애기는 아니다. 즉 신체적 조건이  훈련계획을 수행할 만큼
늘 적합한 것은 아니므로 이를 고려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에 무력감이 느껴지거나 근경직 또는 통증이 생길 경우에는 휴식을 하라는
신호이므로 오버트레이닝(overtraining)에 의한 훈련효과의 감퇴를 막기 위해서는 1일
훈련계획의 실천을 다음으로 미루고 걷기 또는 가벼운 조깅과 같은 회복운동으로
대체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회복이 된 후에 미루었던 계획을 다시 재개하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힘든 훈련과 가벼운 훈련을 적절히 배합하고
훈련량의 적정화를 위해 노력하라

 
힘들다고 느껴지는 훈련은 1주일에 2번쯤으로 제한하고, n나머지는 가벼운 운동으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많은 훈련량이나 높은 훈련강도의 운동이 마라톤 완주의
필수조건이라는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달리는 거리와 스피드를 균형있게
조절해 가면서 전체 운동량을 적절히 통제하여야 훈련량을 늘려갈 때 운동수행능력이
악화되거나 상해의 위험성이 증가되는 교차점(crossover point)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훈련시 가급적 동료와 함께 하되 경쟁은 하지 마라

마라톤 훈련을 하다보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거나 신체적 위험에 처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혼자서 훈련을 하기엔 지루함을 극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코치가 있는 경우가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훈련 동반자가 있는 상황과 조건을
만드는 것이 좋다.
예기치 못한 돌발적 응급 상황에 직면할 때 조력자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훈련에 대한 격려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반자가 있을 경우 상호 지나친
경쟁 심리의 발동으로 무리한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은 지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매일 아침마다 맥박수를 기록하라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훈련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훈련일지를 마련하여 매일 매일 훈련내용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완주에 이르는 대장정 길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주행시간과
거리에 대한 기록은 훈련량의 조절에 기초적 자료로써 매우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기상과 함께 20초 이내에 맥박수를 재는 일을 습관화해야 한다. 평소의 맥박수보다 갑자기
어느 날 5회/분 정도 상승했다면 전날의 훈련량과 강도가 너무 많았거나 강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가벼운 운동이나 휴식으로 훈련을 대체해야 한다는 경고음
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수면시간, 체중 등의 변화도 중요한 관찰 요소이므로 일지에 기록해 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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