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주지희 (스포츠둥지 기자)
10월 12일 영암에서 벌어진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공식 은퇴경기를 치르며 독일 출신 꽃미남 세바스찬 베텔 선수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여러 화제를 뿌렸지만 코리아 그랑프리는 100% 성공적인 대회라고 할 수 없었다.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F1, 그 원인을 알아보았다.
N석 관람객께서는 이번 정류장에서 내려주세요.
N석은 주최측에서 대학생 프로모션으로 마련된 좌석!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기에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가족들이 많이 이용하였다. N석 관람객이 내려야 했던 정류장은 허허벌판 한 가운데 있었다. 따라서 정류장에 발을 내디딘 관객들은 많이 걸어야 했다. 입구는 보이지 않고 관람객들의 짜증은 가득했다.
N석으로 가는 자갈길 ©주지희
길이라도 좋으면 설렘이라도 유지되었을 텐데…..입구까지 자갈과 흙먼지로 가득한 N석으로 가는 길은 투덜거림의 연속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관람객은 흙먼지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연신 입을 가렸다. 한껏 멋 낸 연인들은 구두가 벗겨지고 비틀거렸다. N석 관람객은 10~15분 가량 먼지 속을 걸어야 했다.
양심을 팔아라?
관람객이 절정에 이르는 결승전 당일 내부순환버스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길게 늘어선 줄, 볼거리도 즐길 거리도 없는 공간에서 관람객은 상인들의 소음과 끝없는 기다림과 마주해야 했다.
기다려도 줄지 않는 내부 순환버스 줄 ©주지희
기다림에 지쳐 새치기를 시도하는 이들은 자원봉사자와 직원들의 야유를 들어야 했다 “양심을 팔아라 팔아!! 니들은 양심도 없지?” 자신보다 나이가 많던 적던 소리치는 그들의 모습은 정직하게 자기차례를 기다리는 이들마저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일차적으로 새치기를 시도한 사람들의 잘못이지만 그들을 대하는 자원봉사자 및 직원의 태도에서 F1 주최측의 직원 교육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관람객을 무시하는 말투에 정직하게 기다리는 이들 마저 기분상하게 하는 행위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축제?
영암 F1은 전남 영암을 기반으로 한 축제임에도 지역 주민에게는 고민 덩어리이다. 매년 적자 연속인 F1은 복지와 발전에 들어갈 비용을 쓰게 하고 있었다. 목포에서 만난 택시기사 조광현씨는 “F1 관람객? 확 줄었어! F1 때문에 왔다는 손님은 기자님이 오늘 처음이야. F1이 뭐라고… 다른데 투자나 하지”라며 F1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만난 대부분의 지역주민은 F1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지역주민이 외면하는 축제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F1 대회 첫해인 2010년 725억 적자, 2011년 598억 적자, 2012년 약 400억 적자를 보았다. 스포츠 토토 기금 30억, 국비지원금 50억 등 일정 부분 지원이 있었음에도 개최권료 494억 조직위 운영비 250억 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빚이 쌓여가는 현실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F1은 진화한다!!
아직 부족한 점은 많지만 지난 두 대회를 거치며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 동안 지적 받아왔던 셔틀 버스를 추가 배치하여 목포역을 비롯하여 목포버스터미널, 무안공항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관람객의 편의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바가지 요금으로 비판 받던 문제는 지자체에서 요금을 정하여 문제를 개선하였다. 가수 싸이를 비롯한 K-pop가수들의 공연, 다양한 문화행사 연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레드불의 세바스찬 베텔 선수 ©주지희
세 번의 경험, F1은 발전하고 있다. 지적에 대한 개선은 F1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비록 올해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조직위의 개선 노력이 계속된다면 보다 발전된 축제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싱가폴에서 코치가 되는 길, NCAP이란 무엇인가? (0) | 2012.11.06 |
---|---|
[Interview] ‘그대에게 한국여자 핸드볼 10년을 건다’ -코리아 리그 챔피언전 MVP 류은희 (0) | 2012.10.31 |
유럽 스포츠과학 발전의 시초, ECSS의 역사와 비전 (0) | 2012.10.30 |
‘잔차’와 ‘하철이’, 한 방을 쓰기에는 아직 멀었다 (0) | 2012.10.29 |
스포츠 경찰, '도핑검사관의 하루' 체험기 (4) | 2012.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