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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유럽 스포츠과학 발전의 시초, ECSS의 역사와 비전

 

 

 

글 / 이철원 (스포츠둥지 기자)

 

 

       지난 1일, 싱가폴체육회(SSC) SPEX House에서 싱가폴체육과학연구원(SSI)이 주최한 스포츠과학(Sports Science) 세미나가 개최됐다.

 

SSI의 생체역학부서(Sports Biomechanics)에서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유럽스포츠과학학회(European College of Sport Science. 이하 ECSS)멤버와 SSI 연구원들이 스포츠과학의 역사와 발전방향에 대해 토의할 수 있었던 값진 자리였다. 특히, ECSS멤버이자 핀란드 Jyvaskyla대학교 신경근 연구소(Neuromuscular Research Center)원장인 Dr.Paavo교수가 ‘신경근과 운동작용’ 및 ‘유럽스포츠과학의 발달사’에 대해 두 차례나 발표에 나서는 열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ECSS 학회 로고 (C) ECSS 웹사이트

 

필자는 코칭 부서장인 Lynnette의 배려로 업무시간을 이용해 ‘유럽스포츠과학 발달사’ 강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1900년대 말, 유럽에선 전통적 연구법인 인식론(기존 것을 연구하는 것)에 대립하는 ‘방법론(실제 방법과 의미를 연구하는 것)’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방법론이 발전하기 시작한 이유는 ‘이 현상이 왜(WHY?) 발생하는 것인가?’를 밝히기 위한 것도 있지만, 당시 육체적 활동의 나태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사회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과학의 방법론적 연구는 쉽지 않았다. 스포츠과학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명확한 비전을 가져다 줄 수 없었고, 창의적 생각을 통제했던 관료주의(bureaucratism)적 사회현상과 상급계층의 지나친 연구통제로 ‘스포츠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인식자체가 발전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스포츠과학 연구의 침체는 질적 저하와 더불어 스포츠과학에 대한 연구 자체가 중단될 위기에 까지 이르렀다. 이에 ESC(European network of Sport Science)는 1994년 6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스포츠과학의 현신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접근법을 연구하는 커리큘럼의 강화와 합동연구 및 비판을 통한 스포츠과학 발전론에 대해 많은 대화가 오갔다. 결국, ESC는 해당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육성하고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연구단체(Society) 설립에 동의하게 됐다.

 

이를 통해 1995년 프랑스 니스에 ECSS가 설립되게 됐으며, 1996년을 시작으로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게 됐다. 특히, 일본은 지난 10년간 열린 세미나에 가장 많은 연구원들을 참석시키며 뜨거운 열의를 보이고 있다(전체 참석자의 12%가 일본 연구원). Dr.Paavo 교수역시 “일본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스포츠과학 대국이 되고 있다”며 이들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강의 말미에 Dr.Paavo교수는 “ESCC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과학이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여전히 많은 것들을 연구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EU를 비롯한 각 국가단체의 무관심으로 재정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적 문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세미나가 끝난 후, 한 참석자가 “핀란드를 비롯한 많은 EU국가의 국민들 중 70%이상이 생활체육을 즐긴다는 통계가 있다. 스포츠과학의 발전이 국민들의 체육활동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Dr.Paavo교수는 “그걸 내가 어찌 알겠나?(웃음) 다만, 확실한 건 스포츠(분야를 막론하고)에 대한 국가적, 단체적 관심과 노력이 지속되면 사람들의 신체활동 증가는 저절로 따라오게 돼있다”라며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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