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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특기자 대학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를 위한 체대진학지도(2)

 

 

 

글 / 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 체육특기자가 아니라 일반학생으로 체대에 합격하기 -

 

나는 ‘특기자 대학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를 위한 체대진학지도(1)’에서 고등학교 사격부 감독으로 사격특기자로 대학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체육특기자가 아니라 일반학생의 신분으로 학생선수들이 희망하는 체대에 진학시키고자 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을 소개하였다. ‘특기자 대학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를 위한 체대진학지도(2)’에서는 원종고 사격특기자 학생들이 체육특기자가 아니라 일반학생으로 체대에 합격하는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격 훈련 중인 원종고 사격부 학생선수들

 

 

(1) 특기자 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 체대진학지도

     – 수시의 면접 중심 전형에 도전하기


  나는 수시진학이 얼마 남지 않았던 8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체대 진학을 위한 면접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전 년도에 근무했던 S고등학교 체대준비생을 대상으로 면접지도를 했던 경험이 있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체육교과서 내용 중에서 면접에서 나올만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을 정리해두었던 자료를 프린트해서 주었다. 이 당시 세진이와 미현이를 지도하면서 정리했던 체대면접 자료들은 이후에 내가 ‘체대진학 길라잡이’라고 하는 체대 진학 지도서를 출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세진이와 미현이는 체대면접 공부를 시작하면서 교무실에 나를 찾아오는 일이 빈번해 졌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체대 면접에 관련된 내용을 질문했고 세진이와 미현이는 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체대 면접 공부는 진행되었다. 나는 학교 업무를 하면서 매일 세진이와 미현이를 2시간가량 지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믿고 노력하였다.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내가 갖고 있는 중학교 체육교과서도 함께 빌려주면서 공부하도록 했다. 세진이와 미현이는 아침 1교시 시작 전, 점심식사시간, 저녁식사시간, 야간자율학습시간 등의 시간에 체육실로 와서 나와 면접공부를 하였다. 주로 나는 중학교 체육교과서와 내가 제공해준 프린트를 갖고서 질문을 하면 세진이와 미현이가 답을 하는 형태로 면접공부는 진행되었다.

 

“감독님! 외울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수시 1차 면접 시험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그 때까지 다 외울 수 있을까 걱정이에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할께요. 감독님께서 주신 자료를 보니까 3학년 1학기 기말고사 이론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한 내용도 많이 있어요. 저 1학기 기말고사 체육에서 90점 넘었어요.” 

(9월초 세진) 

 

“미현이에게 체육의 신체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질문하였다. 미현이가 대답을 꽤 잘했다. 중학교 교과서 이론편의 내용에 대한 암기가 상당히 이루어졌다고 생각이 든다. 미현이는 암기한 것에 대한 대답을 할 때는 자신감을 갖고서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한다. 하지만, 종종 지나치게 길게 설명을 하다가 질문의 요지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답을 하는 식의 면접 공부 기회를 많이 가져야겠다. 미현이에게는 아는 것을 조리있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의 반성일지)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대학의 진학동기를 포함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했다. 면접은 말로 하는 것이지만, 글로 쓰는 것도 면접을 준비하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보니 세진이와 미현이가 체대를 진학하고자 마음은 먹었지만, 체대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직업인으로 준비되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면접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 대학 진학 동기를 작성하게 하고 이것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서 세진이와 미현이가 체대 진학에 대한 동기가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를 대상으로 모의면접 테스트를 실시했다. 장소는 체육부실이었다. 모의면접의 질문은 그동안 체대 면접을 위해서 준비해온 내용을 내가 질문하고 학생선수들이 답을 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두 학생선수의 모의면접을 별도로 진행했고 디지털카메라로 두 학생선수의 모의면접 장면을 촬영하였다. 촬영한 것을 두 학생선수들에게 보여주었고 스스로 자신의 면접 장면을 보고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게 했고 그 내용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제공하였다.

 

 

(2) 체대에 체육특기자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합격
  세진이와 미현이처럼 체대의 수시진학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면접을 준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의 내신 성적으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을 선정하였고 그 대학에 동일한 전형으로 합격을 시킨 경험을 살려서 세진이와 미현이에게 집중적인 수시 면접 공부를 시켰다. 세진이와 미현이는 내가 과거에 체대 진학지도를 하면서 만났던 어떤 학생들보다도 열심히 나와 함께 수시 면접 공부를 했다.


  세진이와 미현이가 합격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교사로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해서 가르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을 때 느끼는 행복은 교사가 아니면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세진이와 미현이가 체육특기자로 체대 진학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두 학생의 슬픈 얼굴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두 학생선수와 그 당시의 슬픈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돌파구를 찾고자 했고 우리는 면접 중심의 수시 전형으로 체대 진학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서 달렸다. 그동안 면접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던 세진이와 미현이는 최선을 다해서 임했다.

 

“나는 사격부 아이들의 학업성적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강조를 해본 적도 없었지만, 세진이이와 미현이는 나름대로 학교 내신 성적을 6-7등급을 유지하고 있었다. 8등급이나 9등급의 내신 성적이었다면 일반학생으로 체대를 도전하려는 생각조차도 못했을 것이다.  나는 세진이와 미현이를 체대에 진학시키는 경험을 하면서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나는 2011학년도에는 학기 초부터 사격부 아이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운동부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싶다. 사격대회 실적과 함께 학업 성적도 함께 관리할 것을 다짐해본다.” 

(나의 반성일지)

 

 

3학년 학생선수들이 체육특기자로 진학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함

3학년 학생선수들의 방황과 혼란

학생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으로 체대 진학 방법의 모색

고교내신과 면접전형을 통한 체대의 도전의 목표 설정

감독과 함께 면접공부하기

1. 체육교과서 분석

2. 자기소개서 작성

3. 모의면접의 실시(촬영 및 분석)

4. 스포츠기사 읽고 토론하기

체대에 일반 학생으로 면접시험 보기

체대에 일반 학생으로 합격

 

특기자로 체대 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를 위한 나의 체대 진학지도 과정

 

특기자 대학진학이 불가능해진 학생선수를 체육지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들을 관심 밖의 존재감 없고 귀찮은 존재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체육지도자들의 학생선수 관리의 책임은 단지 우수한 학생선수들에게만 제한될 수는 없다. 기능이 우수하지 않은 학생선수들에게 오히려 더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참고문헌
임성철 (2011). 현장연구자 체육교사가 권하는 체대진학 길라잡이. 서울: 꿈꾸는 사람들.
임성철 (2012). 고교 운동부 감독의 공부하는 학생선수 만들기 실천과정. 박사학위 논문. 연세대학교 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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