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영미(이화여자대학교 강사)
2012년 4월 어느날, 경기도 가평의 한 골프클럽에 요란한 오토바이 엔진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엔진소리의 주인공은 할리-데이비슨이라는 대형 오토바이(이하 바이크)들 이었다. 그런데, 이 거대한 바이크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들의 체격이 왠지 가냘프고, 왜소했다. 가까이 다가오는 그 운전자들은 다름아닌 여성들이었다. 그녀들은 할리-데이비슨에서 주최하는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그룹으로 바이크투어를 나온 것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는 약 3천명으로 추정된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 출고 기준, 2012)
그 중 여성의 이름으로 출고된 바이크는 약 100여대가 된다고 하며, 실제로 라이딩을 즐기는 여성은 50여명 남짓이다. 정말 흔하지 않은 여가활동을 즐기는 여성들이다. 남성들에게도 대형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 2종 소형면허를 별도로 취득해야 하며, 고가의 바이크와 안전장구 등이 필요하다. 그리고 여성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350kg에 달하는 대형바이크를 다루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인 것이다.
현재 대형바이크를 8년째 타고 있는 여성라이더 별남(다음카페 닉네임)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처음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를 배울때, 주변사람들이 여자가 왜 그리 큰 오토바이를 타느냐는 회의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할리를 배울 때 어렵고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해냈다는 성취감과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함께 얻었다고 한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를 타는 여성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이러한 여가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표한다.
현재 여성라이더는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라이더들인 동호회에서 한두명씩 속하여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라이더들로 구성된 유일한 할리데이비슨 클럽인 아프로디테를 소개하자면, 주로 남성들 틈에서 홍일점으로 활동하던 여성라이더들이 여성들만의 라이딩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하여 3년째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한 달에 한번씩 여성들만의 정기 그룹투어를 실시한다. 여성들만의 그룹투어는 남성위주로 구성되어있는 바이크 그룹투어에 익숙한 현재에서는 사고 및 긴급사항 발생시 대처능력에 대한 의문과 불안함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들은 여성들끼리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며 사고나 돌발사항에 대한 대처도 그녀들이 잘 해결해 나가며 여성들끼리도 이러한 우려를 떨쳐버리고 안전한 투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녀들만의 바이크 여가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녀들은 왜 위험하기도 하고, 조작하기도 힘든 할리를 탈까? 그녀들의 대답은 하나같이 자유를 느낄 수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를 날린다고 하였다. 그리고 무언가 특별한 여가활동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며, 모험심 또한 그녀들에게 내재되어있으며, 바이크를 통하여 어디든 갈 수 있고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한템포 쉬어 천천히 쉬어가는 여유와 우리나라 국도변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게 되어 좋다고 장점으로 승화하고 있다. 여성이 대형 바이크를 탄다는 것은 누가 보더라고 독특하고 특별한 여가활동일 것이다. 그녀들은 가장 바이크를 잘 타는 것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느끼며 여유롭게 사고 없이 오래 타는 사람이 가장 잘 타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앞으로 길을 가다 우연히 여성라이더들을 만나게 된다면, 그녀들의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독특한 여가활동에 스포츠둥지 독자들도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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