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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미국 스포츠팀들. 팀명에 담겨져 있는 의미는?

  

 

 

 

글 / 김성수 (스포츠둥지 기자)

 

      다저스, 불스, 레이커스..... 미국 스포츠팀들엔 다양한 팀명이 존재한다. 이들은 팀명에 연고지역과 관련된 여러 스토리를 녹여 팀명을 짓기 때문에 팀명 자체가 연고 도시의 특징을 대변하거나 여러 역사적인 사실들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팀들에도 팀명은 존재하지만 타이거즈, 라이온즈, 베어스등 용맹스런 동물들을 앞세워 강력함을 드러내거나, 프로미, Kixx등 모기업 제품 홍보에 이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프로 스포츠란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스포츠팀들의 이러한 팀명은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를 담음과 동시에 지역 연고지 홍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럼 미국 프로스포츠팀들의 팀명엔 어떠한 의미가 담겨져 있는지 알아보자. 

 

 

1.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팀명.

 미국 프로농구(NBA)에 소속되어 있는 필라델피아는 76ers(세븐티식서스)라는 독특한 팀명을 갖고 있다. 이유는 미국의 독립선언이 1776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선포되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식민지 상태였던 미국은 1775년부터 독립을 위해 영국과 전쟁을 벌였고, 1776년엔 필라델피아에서 독립선언을 선포했다. 이후 프랑스와 동맹을 맺어 군사적 도움까지 받은 미국은 1781년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고히 했고 1783년 파리조약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세븐티식서스는 이러한 미국의 역사적인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독립선언이 선포된 7월 4일은 독립기념일로 불리고 있으며, 미국의 법정공휴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숫자로 만들어진 팀명은 세븐티식서스 외에도 또 있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에 소속되어 있는 샌프란시스코는 49ers(포티나이너스) 라는 팀명을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1849년 샌프란시스코가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었는데 이때 캘리포니아로 몰려든 사람들을 지칭한 것이다. 과거 미국은 워싱턴, 뉴욕 등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사막이 많은 미국 서부지역은 미개척지로 남아 있었다. 당시 캘리포니아가 주(州)가 아니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문이 퍼지자, 미국 전역은 물론 유럽, 아시아등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금을 캐내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미개척지였던 캘리포니아는 많은 사람들의 유입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샌프란시스코 역시 신흥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후 1850년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31번째 주(州)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금광이 발견됐다는 소문을 듣고 캘리포니아로 몰려간 것을 두고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라고 불렀는데 포티나이너스란 팀명에서 골드러시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찾을 수 있다. 덴버를 연고로 하는 NBA팀인 덴버 너게츠 역시 골드러시에서 팀명을 가져 왔다. 너게츠는 금덩어리를 뜻하는 표현이다.


 최근 월드시리즈에서 2연속 준우승을 거두며 신흥 강호로 떠오른 텍사스 레인저스의 팀명인 레인저스는 ‘순찰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초의 텍사스 순찰대는 인디언들로부터 미국 정착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졌지만, 텍사스 독립전쟁때는 국경순찰을 돌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과거 텍사스는 멕시코의 영토였지만, 1835년 텍사스 독립전쟁, 1846년 멕시코-미국 전쟁을 거치며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이러한 군사적 분쟁으로 인해 당시 순찰대가 많은 역할을 했고, 그것이 레인저스라는 팀명을 전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고 추측된다.


 미국 프로풋볼리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팀명에선 미국의 애국절(Patriot Day)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미국의 애국절(9월 11일)은 미국의 건국 영웅인 폴 리비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기념일로, 폴 리비어는 영국의 높은 관세 징수에 대한 항의로 보스턴에 정박해있던 배에 올라 당시 가장 높은 관세가 매겨졌던 차를 모두 바다에 던져 버리는 ‘보스턴 차 사건’을 주도했고 미국 독립전쟁이 일어났을때 미국 동부지역을 돌며 영국군이 침공한다는 사실을 알려준 활약으로 미국의 승리에 크게 일조한 인물이다. 폴 리비어의 고향은 보스턴 이었는데, 이 팀 역시 1959년 보스턴을 연고로 창단하였기 때문에 패트리어츠 라는 팀명을 사용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1971년 연고지를 뉴잉글랜드로 옮겼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 지역적 특징이 담긴 팀명.

 농구 황제 마이클조던이 전성기를 보낸 팀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카고 불스의 팀명은 소를 뜻하는 불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시카고가 미국 내 목축업의 중심지이며, 세계적인 가축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와 같은 저돌성과 뚝심을 농구 코트에서도 보여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NBA 전통의 강호인 LA 레이커스의 팀명 레이커스는 호수를 뜻하는 Lake에서 따왔다. 레이커스의 과거 연고지인 미네아폴리스엔 호수가 많아서 지어진 팀명으로 LA로 연고지를 이전해서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과거 박찬호가 활약했던 팀으로 국내팬들에 많은 인기를 얻은 LA다저스의 팀명 다저스는 ‘날쌔게 몸을 피하는 사람’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유는 다저스의 과거 연고지인 브루클린에는 전차가 많이 다녀서 사람들이 항상 피해다녀야 했기 때문에 다저스라는 팀명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1958년 LA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에도 다저스라는 팀명을 유지하고 있다.


3.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을 상징하는 팀명.

 미국 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의 팀명인 셀틱스는 켈트족을 의미한다. 켈트족은 아일랜드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을 말하며, 이들이 보스턴에 많이 거주했기 때문에 셀틱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845년에서 1850년 사이, 아일랜드는 흉작과 전염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 덕에 많은 이들이 북미 대륙으로 이주 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아일랜드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보스턴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실제 보스턴엔 ‘보스턴 아일랜드 기근 기념공원’이 있는데 그곳엔 아일랜드를 떠나는 절망적인 모습을 표현한 동상과 보스턴에 도착해 희망에 가득찬 모습을 표현한 동상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기성용과, 차두리가 소속된 글레스고 셀틱 역시 켈트족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이름이다.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켈트족 일부는 글레스고로 이주했는데, 가난한 켈트족들을 구제하기 위해 축구팀을 만들었고,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 기반한다고 하여 팀명을 셀틱으로 지었다고 한다. 보스턴 셀틱스와 셀틱 모두 엠블럼에 클로버가 들어가 있는데, 이는 고대 켈트족을 상징한다고 한다.


 NBA에 황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레미 린의 소속팀인 뉴욕 닉스의 팀명은 닉스를 사용하고 있다. 닉스는 니커보커스의 줄임말로 니커보커스는 과거 뉴욕으로 이주했던 네덜란드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1626년 네덜란드의 미누이트가 인디언들로부터 뉴욕의 일부인 맨해튼 섬을 매입해 식민화 했고, 이때 많은 네덜란드인들이 뉴욕으로 이주해, 모피 무역을 했다고 한다. 네덜란드가 식민화 할때만 해도 뉴욕의 이름은 뉴암스테르담 이었지만 1664년 영국이 이곳을 점령한 이후로 뉴욕으로 개칭되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이렇듯 스포츠 팀명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는 특정 지역의 역사나 특징등을 그 지역을 연고로 하는 스포츠 팀들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스포츠 팀들의 팀명을 정하는 방식은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용맹스런 동물을 팀명으로 삼는 것도 좋지만, 해당 연고지의 특징을 알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창원을 연고로 창단한 야구팀인 엔씨소프트가 다이노스라는 팀명을 정한 것은 반길만하다. 창원엔 공룡발자국 화석이 많이 발견된 곳이고, 공룡어린이공원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을 살려 공룡을 뜻하는 다이노스라는 팀명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팀명에 의미를 담아 다양한 스토리를 담아내는것. 이것은 팬들에게 흥밋거리를 선사하고, 나아가 해당 연고지의 팬들에겐 자부심을 선물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창단하는 프로스포츠팀들은 특별한 의미를 담겨진, 멋진 스토리가 녹아있는 팀명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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