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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최초에서 최고를 꿈꾸는 여성 휠체어 농구단

   

 

 

 글 / 주지희(한국체육대학교)

 

 

       제 18회 고양시장컵 홀트휠체어농구 대회가 한창인 홀트장애인종합체육관. 체육관 한켠에서 파이팅 소리가 들려온다. 큰 소리는 아니지만 부드럽게 단원들을 끌어안는다. 최초의 여성휠체어농구단 고양시레드폭스휠이 이벤트경기를 위해 윤은미 주장을 중심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경기를 기다리는 그들의 설레는 표정에서 따스한 봄 햇살을 마주한다.

 

우리는 하나지만 오늘은 즐겁게 경쟁하자!


 19일에 열린 이벤트경기에서 레드폭스휠 단원들이 노란팀과, 보라팀으로 나뉘어 겨루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여성휠체어농구팀이기에 같은 팀이 겨룰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평소 경기에는 용인대 비장애인팀이랑 겨뤄요. 오늘은 이벤트경기라서 우리끼리 겨루지만……” 윤은미 주장의 말에서 뭔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진다.
경쾌한 휘슬소리와 함께 레드폭스휠의 입장이 시작되었다. 남자경기만큼의 스피드는 아니지만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경기를 진행해나간다. 이들의 수준은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지만 열정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손이 까맣게 되고 상처를 입어도 그에 굴하지 않고 그들의 경기는 계속되었다. 서로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에서 이기려고 하기보다 서로에게 ‘잘한다’’잘한다’ 응원 하고 있었다.


 

 

 

우리는 일주일에 두 번 만나요.


“슛 폼이 일품이세요.”
“감독님 덕분이죠”


레드폭스휠에서 가장 오랫동안 활동해온 김영미선수는 감독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현재 레드폭스휠의 감독을 맡고 있는 김현숙감독은 무궁화전자의 수장이자 자원봉사로 여자휠체어농구 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김현숙감독은 선수들과 감독 그 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 장애를 가짐에 있어 소외되고 제약 받는 일상에서 벗어나 건강과 더불어 자신감을 주는 분이라고 선수들은 말했다.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조언하는 김현숙감독의 모습에서 선수들 이상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선수들은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의 연습을 통해 이들은 포지션을 익히고 슛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로서는 매우 적은 시간이지만 이들은 두 번의 모임을 통해 함께하는 즐거움을 얻는다고 한다. 용인대 비장애인팀과의 경기, 비장애인감독과의 관계를 통해 정상인과 함께하는 기쁨 또한 쏠쏠하다고 한다.

 

 

 

아쉬워요!!


 팀원 평균나이 40대 중반, 선수로서 턱없이 부족한 연습량을 생각하면 이들의 기량이 정체된 이유를 알 수 있다. 해외 여성휠체어농구단은 생계가 보장된 반면 국내에서는 구단의 유지 자체가 어려운 상황으로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삶과 생계유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필요하지요. 지금 상황으로는 국제경기는 힘들어요. 외국선수들은 나이가 18살 19살이거든요. 생계유지만 되도 젊은 선수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레드폭스휠의 에이스 한인경선수는 훈련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을 안타까워했다.
 국제대회경험이 있는 한인경선수는 지난해 일본과의 경기에서 3-124로 패한 에피소드를 슬쩍 말해줬다. “3점, 멀리서 던졌는데 기적적으로 들어갔어요. 우린 0점으로 지는 줄 알았어요. 골대 근처에 가기도 힘들었거든요.” 한인경선수의 유머러스한 입담 속에서 우리나라 여성휠체어농구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하나뿐이겠는가? 김영미선수에게 아쉬운 점을 묻자 “무엇보다 재능기부가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감독님처럼 함께 뛰어줄 사람들이 필요해요.” 라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음지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들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건강하게 만들어 줄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도 전했다.

 

샤이니에만 key가 있는 게 아니다!! 이 글을 본 당신이 key!!
(부제가 이해 안 된다면……슬프다람쥐~다람쥐~)


“응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힘이 나지요. 많이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레드폭스휠 선수들의 한결 같은 바램이다. 텅텅 비어있는 응원석, 선수들의 경기를 놓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함께 나누는 것. 그것만으로도 장애인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비장애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레드폭스휠과 경기하고 싶다면 동호회를 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장비가격이 비싸 선수들도 스스로 용접해서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선수들은 일단 체험해 볼 것을 권했다. 그들의 아쉬움을 채워줄 key, 그들을 응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감히 제안한다. 체력에 자신 있다면 직접 선수들과 함께 뛰어보자!

 

 

 

 

그들을 만나려면?
http://cafe.daum.net/p-j-s1213.daum.net/

선수들의 소통공간 ‘여성휠체어농구’카페를 찾으면 된다. 자매 같은 선수들의 재미있는 대화를 만날 수 있다.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싶다면 5월 26~27일 원주에서 열리는 원주시장배 휠체어농구대회, 6월 14~18일 서울 잠실에서 열리는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에서 만나 볼 수 있다.

1.     팀 명: 고양시레드폭스휠

2.     창단일: 2008 7 21

3.     팀 소개: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고양시 생활체육·생활체육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 중인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휠체어농구단으로 휠체어농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

4.     팀 주요 전적 :
2009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휠체어농구대회 여성 휠체어농구 경기 참가

3회 경기도 장애인농구대회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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