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인문학적 접근을 토대로 현장에서 진행된 민첩성 도전활동의 수업사례를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측면에서 도전활동의 방향을 탐색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만약, 위의 연구 목적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면 지금까지의 체육수업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체육수업에서 무엇을 추구했으며, 수업의 내용과 형태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도전활동 체육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유익한 이론적 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2007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핵심 내용으로 등장한 신체활동 가치 중심의 체육철학을 지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1. 도전활동의 가치 탐색
인문학은 인간의 삶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 삶의 방식의 문제, 삶의 목적과 의미의 문제를 살피는 학문적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본질은 학생들이 신체활동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 의 구체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다. 만약,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본질이 탐색된다면, 도전활동 수업에서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한 구체적인 이유를 알게 되어 학생들이 체육수업에 참여하면서 경험하고, 느껴야 하는 가치는 물론 도전활동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움직이고 생각하는 수업이 아니라, 생각하고 나서 움직일 수 있는 체육의 바른 철학의 모습을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가. 도전활동의 과학적 가치
과학적 체육교육이 가장 빠르게 효과적으로 진행된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진행된 체육의 학문화운동으로 인하여 대학교육과 대학원 교육에서 체육의 학문적 연구가 신속히 발전하게 되었다. 미국이 현재 체육학의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바로 이러한 발 빠른 학문체계의 확립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최의창, 2010에서 재인용).
과학적 체육교육은 새로운 체육학적 지식을 쏟아내게 됨으로써 체육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체계적인 이해와 실천의 이론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다(Rink, 2005). 이를 바탕으로 ‘신체체육론’의 후계자들은 체육은 신체의 발달을 과학적으로 도모하고 신체활동의 습득을 학문적으로 뒷받침하는 시도를 전개하였다.
과학적 접근은 학생들이 체력을 향상시키고 기능을 증진시키는 과정에서 학문적 지식의 근거를 인정한다. 올바른 체육교육의 모습으로 운동기능의 습득에 체육학의 학문적 지식, 특히 과학적 개념과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체력운동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 스포츠 활동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과학적인 개념과 원리들을 적극적이고 필수적으로 포함시키는 노력을 기울인다. 21세기 사회에서 과학적 체육교육은 체육을 바라보는 정상적이고 지배적인 체육교육철학이 되어버렸다. 체육교육을 이것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가 의문스러울 정도로까지 당연한 생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학적인 체육교육의 목적은 신체적인 것에 있다. 신체적인 것에는 신체자체와 신체활동이 포함된다. 체육수업에서는 신체에 대한 관심과 신체활동에 관한 관심이 주어진다. 신체의 건강과 체력의 증진을 지향하며, 신체활동을 제대로 배워서 게임과 경쟁을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운동이나 스포츠를 통하여 배우는 이의 신체나 체력 또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한다.
과학적 체육교육의 내용은 신체적인 활동에 있다. 신체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과 신체적 활동에 관한 것들이 포함된다. 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활동으로서는 운동, 신체활동, 요가, 필라테스 등 신체 각 기관의 생리적 기능향상을 도모하는 종류를 포함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술과 전략을 활용하여 신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들이 중요한 교육내용이다.
과학적 체육교육은 객관적인 것이다. 건강증진과 게임향상을 위한 교육의 과정은 과학적 연구결과에 의해 검토된 객관적 지식과 이론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전의 경험과 과거의 행태에 의존해서 채택되는 교육방법은 비합리적이며 비교육적인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학생의 발달 상태와 교과의 성격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여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개발된 교육방법을 선호한다. 결국 과학적 체육교육론은 학생의 건강, 체력, 운동능력 등의 향상 과정을 과학적이고 검증적이고 객관적인 성격을 띤 것으로 간주한다. 체육수업은 학생행동과 교사행동이 맺는 인가관계의 작동기제로서 이해되어진다.
나.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가치
인문적 체육교육의 입장은 인간의 신체활동이 과학적인 접근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신체활동에의 참여를 중심으로 하되 다양한 인문적 지혜와 체험을 동시에 맛보도록 할 경우에만 그 가치가 내재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최의창, 2006; Anderson, 2002).
1)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개념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측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전활동의 의미는 무엇이고, 학생들이 왜 도전을 해야 하는지, 도전의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과 관련된 내용들이 탐색되어야 한다. 도전활동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된 이후에 도전활동의 개념에서 제공하는 활동들을 수행하게 된다면 학생들의 운동 수행 지속가능성은 동기화되어 생활화로 실천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본질이 현재보다는 미래를 향한 움직임의 발로(發露)를 형성하는 존재로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동인이 형성되면 개인과 타인에 대한 도전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다.
2)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목표
지금까지 도전활동은 학생의 외연적인 모습으로써의 결과에만 치중해왔다고 볼 수 있다(고문수, 2010). “학생들이 왜 도전활동을 해야 하는가?”, “도전활동에서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하는가?”와 관련된 인간의 내면적인 이해와 안목을 형성하는 부분에는 관심이 미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학생들은 도전활동에 참여하여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면 나쁘다는 인식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교육적 부담을 안겨준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실패가 좋을 리는 없는 법이다. 다만, 성공과 실패가 한 학생의 결과라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계기(momentum)가 되어야 큰 실패를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들이 실패를 실패로 인식하여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계기로 삶는 생활철학이 제공될 수 있는 인문학적 측면의 교육적 목적이 강구되어야 한다.
3)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내용
2007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도전활동의 내용에는 다양한 종목별 소개와 각 종목별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와 관련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각 종목을 어떠한 안목으로 바라볼 것인지, 각 종목을 가르치는데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 지를 탐색하지 못하였다.
인문학적 체육교육의 내용은 신체적인 것이며 지혜적인 것이다. 인문학적 체육교육에서는 교육의 내용을 신체활동과 인문지혜의 통합을 기본으로 한다. 운동기능과 시합을 하면서 시나 소설, 음악이나 그림, 질문이나 철학, 기도나 경전 등을 함께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본다. 어떤 특정한 운동이나 스포츠를 배울 때, 반드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인문적 지혜와 체험을 덧붙여서 함께 함으로써 그 운동행동의 의미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4)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방법
인문학적 체육교육의 방법은 직접적인 동시에 간접적인 것이다. 인문학적 체육교육에서는 직접적인 지도방법은 물론 간접적인 지도방법까지를 포함한다. 인문학적 체육교육에서 직접적인 것은 체육활동의 기능적, 전술적 측면과 인문적 지혜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간접적인 내용은 가르치는 이의 몸짓, 말투, 용모, 유머, 태도, 열정, 사랑, 표정 등에 담겨있게 된다. 인문학적 체육교육의 방법은 직접적인 방식으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인 방식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2. 민첩성 도전활동 수업의 탐색
가. 수업 개요
민첩성 도전활동 프로그램은 영국의 조지 버너가 개발하였다. 개발자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우수한 컨설턴트, 교육 전문가 그리고 학생들로 구성된 팀으로부터 사용하기 쉽고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활동세트를 만들었다. 민첩성 도전활동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많은 현장의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포함한다. 특히, 교사들이 학생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수업을 어떻게 구성해 나가야 하는지와 관련된 교수방법에 필요한 기술들을 제공한다(고문수․손천택 공역, 2009).
학생의 지도는 특정한 게임 상황에서 초기 단계에 적용된 정확한 기술들이 포함된 재미있고 진보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진보는 신체적인 기술 발달의 기초 ABC단계(A-민첩성, B-균형, C-협동)에서 각 경기의 기술들로 단계를 밟아 이루어진다. 각 단계의 운동 경기 도입 부분에서는 새롭고, 변형된 생각들을 강조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수업 내내 배움을 유지하도록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민첩성 도전활동의 구성은 학생들이 3종 경기, 5종 경기, 10종 경기의 체험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변화모습을 확인하는데 유용한 측면이 있다. 학생들에게 경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학습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민첩성 도전활동에서는 학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달리기, 점프, 던지기 활동 개념을 소개한 것으로 학생들의 체육활동에 적합한 신체활동의 내용 요소를 담고 있다.
나. 민첩성 도전활동의 구성
민첩성 도전활동은 학생들이 흥미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사회적․신체적 발달을 도모하는데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선정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예컨대, 학생들이 경험하는 스포츠 활동은 학생의 관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야하며 흥미와 재미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3종 경기는 균형 능력 검사, 제자리멀리뛰기, 스피드 바운스로 구성하였다. 3종 경기는 민첩성 측정활동의 1단계 활동으로 협응성, 균형, 리듬 및 하지근력 등 3종 경기수행을 위해 필요한 넓은 범위의 경기 능력을 테스트한다. 이 활동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든 학생들에게 개인 기록카드를 제공하여, 자신의 수행을 채점하거나 기록하도록 하며, 참여 및 자기계발에 중점을 둔다.
5종 경기는 균형 능력 검사, 제자리멀리뛰기, 스피드 바운스, 목표물 향해 던지기, 하이스텝퍼 등으로 구성하였다. 5종 경기는 민첩성 측정활동의 2단계 활동으로, 3종 경기에 두 가지 경기가 더 추가되어 눈과 손의 협응성 및 민첩성, 던지기 기술의 정확성 등 기술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이 활동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모든 학생들에게 개인 기록카드를 제공하여 자신의 수행을 채점하거나 기록하도록 한다.
10종 경기는 균형능력 검사, 제자리멀리뛰기, 스피드 바운스, 목표물 향해 던지기, 하이스텝퍼, 체스트 패스(가슴에서 밀기), 수직점프, 10×10 셔틀런(왕복달리기), 소프트 창던지기, 제자리 3단 뛰기 등으로 구성하였다. 10종 경기는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을 때 적절하며, 폭 넓고 다양한 경기 및 기술을 필요로 한다. 공간과 시간이 제한된 곳에서 개인 또는 모둠의 형태로 구성하여 시간 간격을 두고 각 스테이션(station)을 순환하는 방식이다.
10종 경기는 방과 후 교육활동이나 모둠별 도전활동에 적합하다. 학생들은 개인 기록카드나 모둠 기록카드를 갖고 경기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이나 모둠 점수의 채점은 IFTA 점수표를 참고하도록 한다.
3. 민첩성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수업비평
가. 민첩성 도전활동의 운동 기능적 접근
민첩성 도전활동의 운동 기능적 접근에서는 민첩성 도전활동 수업에서 인문학적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탐색하였다. 여기에서는 기존에 진행된 민첩성 도전활동에 대한 우리의 체육교육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는가? 에 대한 과학적 접근에 대한 반성의 자료로 활용하여 인문학적 체육수업을 지향해나가는 부분에 실마리를 제공하는데 관심을 기울였다. 인문학적 체육수업의 핵심은 학생들이 왜 체육수업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본 장에서는 민첩성 도전활동의 운동 기능적 접근에서 제시한 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사의 자세 측면을 탐색하였다.
첫째, 민첩성 도전활동의 교육목적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민첩성 도전활동인 3종 경기, 5종 경기, 10종 경기의 활동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변화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민첩성 도전활동에는 신체활동에 참여하여 자신의 기록을 측정하고, 기록의 변화를 위해 신체적인 기능의 향상을 꾀하는 데 큰 관심을 두었다.
둘째, 민첩성 도전활동의 교육내용은 무엇인가? 학생들은 민첩성 도전인 3종 경기, 5종 경기, 10종 경기의 체험활동에 참여하는데 있다.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단순한 기능의 체험과 기능의 향상과 관련된 부분에 머문다. 결국 학생들은 민첩성 도전활동을 통해 기능적 측면의 향상을 가져오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는 운동 기능향상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으나 민첩성 도전활동을 바라보는 안목의 형성에는 제한적인 특징을 갖게 된다. 학생들은 교사가 가르치는 대로 배우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생들에게 어떠한 내용을 가르쳐서 어떠한 비전을 갖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 진행되어야할 것이다.
셋째, 민첩성 도전활동의 교육방법은 어떠한가? 교육방법은 교육내용의 성격에 의해서 영향을 받게 된다. 교육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어느 정도 결정지어진다. 값어치가 높은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의 배송방법이 다르듯이 교육내용이 무엇이냐에 따라 교육방법 또한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육내용의 성격이 훼손되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그에 정확히 들어맞는 교육방법이 선정되어야 하는 법이다. 하지만 민첩성 도전활동 수업의 교육방법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직접참여하도록 안내하거나 아니면 교사가 시범을 보이고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직접적인 활동에 주안점을 둔다.
넷째, 교사는 어떠한 자세로 수업에 참여했는가?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아담브룩스의 이야기가 있다. 이는 교육에서 교사의 질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교사의 질은 학생 교육에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측면을 포함해야 의미를 제공하게 된다. 만약, 체육수업에서 교사의 자세가 부정적이거나 정확한 내용을 적절한 방법으로 안내하지 못한다면 좋은 교사로 볼 수 없을 것이다.
교사는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때, 민첩성 도전활동에서 제시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인 듯 보이지 않는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교육내용을 제공할 때, 통합적으로 제시하였는지, 수업목표와 내용 및 방법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졌는지 등을 탐색해볼 때, 민첩성 도전활동의 내용은 이를 모두 포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 민첩성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접근
민첩성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민첩성 도전활동 수업의 교육목적, 교육내용, 교육방법, 교사의 자세 측면에서 인문학적 체육수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였다.
첫째, 교육목적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학생들은 신체활동에 대한 이해가 제공될 때, 신체활동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 내가 왜 이 활동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을 이해하게 된다면 신체활동에 대한 몰입과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신체활동이 운동기능과 신체활동 자체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앞으로는 신체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와 신체활동의 가치를 토대로 움직임을 실천할 수 있는 안목의 형성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게 된다면 해당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의지는 지속화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교육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교육내용을 이해하는 독특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체육의 주된 교육내용인 스포츠를 기본 운동기능과 전술의 집합체로만 간주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 요컨대, 스포츠는 정신과 안목이 함께 공존하는 중층의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한다. 스포츠는 기능적 측면과 안목적 측면을 동시에 공유하고 있음을 인정한다.
학생들이 민첩성 도전활동인 3종 경기, 5종 경기, 10종 경기의 체험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스포츠의 기능적 측면과 그 스포츠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안목적인 측면에 관심을 기울일 때, 스포츠의 온전한 모습을 가져오게 된다. 하지만 민첩성 도전활동의 수업내용은 신체활동을 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활동 위주로 전개되었다. 이것은 책임감 모형에서나 움직인 모형에서나 학문중심 모형에서는 과학적 체육에서나 어디든지 모두 똑같다.
체육교육의 내용으로서 스포츠 활동에는 게임활동 이외의 다른 측면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다만, 스포츠교육모형에서는 교육내용으로서 스포츠 활동을 게임활동이면서 그것을 다소 넘어서는 방식으로 이해된다. 예컨대, 스포츠가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문화 활동임을 인정한다. 스포츠를 관람하고, 스포츠에 참여하면서 스포츠문화를 보다 살찌우고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기를 희망한다. 스포츠문화는 게임활동을 중심으로 관중과 경기시스템과 각종 시설 및 기자재와 축제분위기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게임활동을 넘어 문화 활동으로서의 스포츠를 인정하지만 이것 역시 모두 운동기능 측면의 한계를 넘지 못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학생들의 안목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신체활동의 가치와 안목을 가져올 수 있는 종합적인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학생들이 민첩성 도전활동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육, 역사, 문화에 대한 앎을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교육내용으로서 민첩성 도전활동이 갖는 문화적 차원을 더 안쪽으로까지 깊게 파고들려고 한다. 이런 차원을 발견하고 그것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차원까지의 체험을 통해서 민첩성 도전활동에서 보이지 않는 차원의 존재를 느끼고 맛보고 놓치지 않기를 원한다.
셋째, 교육방법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 교육방법은 배워야 하는 게임활동의 성격을 충분히 반영하여 제대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도록 한다. 인문학적 접근에서 의미 있는 교육방법은 신체활동을 가르치는 지도방법과 이 지도방법 사이에서 등장하는 교사의 다양한 표현 방식 등이 조화롭게 동원되어야 한다. 하지만, 민첩성 도전활동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직접적인 신체활동 위주의 지도 방식에만 관심을 기울였다. 물론 직접적인 전달방법이 교사의 모습 속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교사의 어조, 몸짓, 말투, 표정 등의 중요성은 언급은 하지 않았어도 교육방법 속에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의도와 목표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은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교육적 의미가 드러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인문학적 접근에서는 교사의 직접적인 신체활동 지도 방법과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교사의 외적 표현방식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체육수업을 지도하는 교육방법에서는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을까와 관련하여 신체활동의 수월성 지도에만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체육교육의 이상으로 등장한 심동적․인지적․정서적 측면의 통합교육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였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체육수업에서는 학생의 인지적․정서적 측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인문학적 접근이 동원되는 교육방법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넷째, 교사의 어떠한 자세를 지녀야 하는가? 인문학적 접근 측면에서 훌륭한 교사는 민첩성 도전활동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의미 있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이면 충분하다. 최근 체육교육의 논의에서 전인교육의 전통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효율성과 목표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시장경제의 논리가 교육담론과 교육현장에 만연하게 됨으로써 교육이 오랫동안 인간교육, 전인교육, 인성교육이 더 이상 교육의 일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결과 중심의 수업목표 달성, 측정가능한 성취영역의 강조, 지능과 기능위주의 학생평가의 만연 등으로 전인과 인성교육은 교육현장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하다.
체육의 인문학적 접근이 이러한 체육교육의 상황을 전인교육과 인간중심 교육의 부활에 실마리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 이 모든 역할은 다름 아닌 교사의 책무성에 달려있다. 2011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에서 제안하는 창의성과 인성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하는 부분도 교사의 책무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개념이다. 교사가 어떻게 방향성을 지을 것인지, 어떠한 노력을 통해 학생들의 변화모습을 그려나갈 것인지, 이 모든 것이 교사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4. 나오는 글
본 글에서 제안한 민첩성 도전활동의 인문학적 수업비평의 내용은 민첩성 도전활동이 모두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측면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학교체육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이 하나의 방식〔운동기능 중심, 과학적 접근〕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보완하여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체육교육의 방향〔인간중심적 접근, 인문학적 접근〕을 설계하고자 했던 것이 본 글의 의도다.
물론 현장의 모든 체육수업이 인문학적 접근일 필요는 없다. 인문학적 접근 또한 체육교육의 가치를 제공하는 또 하나의 교육방식에 머물기 때문이다. 학교현장에서는 운동 기능적 접근과 인간중심적 접근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여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체육교육의 이상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가 과학적 접근과 인문적 접근임을 명확히 이해하고 수업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참고문헌
고문수․손천택 역(2009). 재미있는 도전활동 수업. 서울: 레인보우북스.
고문수(2010). 체육수업 어떻게 할까. 파주: 이담북스.
이태수(1997). 인문학의 인식론적 구조. 97 인문사회과학중점영역 연구 결과보고서, 1-49.
최의창(2006). 가지 않은 길: 인문적 스포츠교육론 서설. 서울: 레인보우북스.
최의창(2010). 인문적체육교육과 하나로 수업. 서울: 레인보우북스.
Anderson, D. (2002). The humanity of movement or "It's not just a gym class". Quest, 54, 87-96.
Rink, J. (2005). Teaching physical education for learning(5th ed.). Boston: McGraw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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