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에서는 종종 운동선수들의 사망소식이 매체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겸상적혈구(Sickle cell)질환이다. 겸상적혈구질환은 비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을 가진 적혈구가 길쭉한 낫 형태로 변하게 하는 유전적인 혈액 질환이다.
본래 적혈구는 원판 모양이 정상으로 이것은 적혈구의 가장 기본 기능인 산소 운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나 적혈구가 낫의 형태로 변화 하게 되면 날카로운 부분이 산소 운반을 방해하게 되어 혈류장애와 조직 및 근육으로의 산소 공급 중단과 혈액 내 적혈구의 부족으로 빈혈 등을 일으키게 된다.
비록 겸상적혈구질환은 부모에게 유전되어 지는 주된 특성을 가지는데다가 주로 아프리카 적도 부근, 지중해 연안, 인도, 미국 흑인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훈련량과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운동선수는 이러한 잠재적인 위험성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고 발생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겨 선수 생활과 경력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소개와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자 한다.
정상적인 형태의 적혈구와 겸상적혈구질환의 낫모양 적혈구
어떤 운동들이 위험할 수 있는가?
높은 고도에서의 운동
스쿠버 다이빙
저산소증을 유발할 수 있는 고강도의 운동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고강도 웨이트 리프팅 훈련
심한 탈수를 동반하는 장시간의 운동
겸상적혈구질환의 증상 및 합병증은?
겸상적혈구질환을 경험하게 되면 두통, 근육통, 근육 경직, 피로, 빈뇨 등의 증상과 함께 혈관의 정체 및 혈관 폐쇄에 의한 장기 부전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외에도 각막 황달과 망막 출혈 등으로 인한 시력 손실, 심장 비대, 감염, 만성 신부전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운동선수들의 체력 및 컨디셔닝, 그리고 경기와 관련된 심리학적 요인 등을 감소시키게 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운동선수들이 겸상적혈구질환에 주의하려면?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와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미국 선수트레이너협회(NATA), 게토레이 스포츠과학연구소(GSSI)에서 제시하는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권고사항을 참고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운동선수의 의학적 스크리닝
모든 종목의 운동선수에 있어서 의학적 스크리닝은 매우 중요한 절차 중의 하나이다. 운동선수에 대한 가족력과 과거 병력을 파악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운동선수들의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특히 겸상적혈구질환과 관련된 의학적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후의 경기와 훈련 등을 통해 나타날 수 있거나 예상되는 부정적인 요인들을 파악해야 한다. 이것은 코치와 선수트레이너가 추후에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운동선수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 병력에 천식을 가지고 있는 운동선수들도 파악하여 잘 관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 트레이닝 구성 요소의 변화
겸상적혈구질환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운동선수라면 훈련 프로그램을 다르게 구성해야 한다. 운동 강도에 있어서 더욱 세심하게 모니터링해야 하며 천천히 부하를 주면서 변화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훈련의 반복에 있어서 중간의 휴식과 회복 시간을 충분하게 제공해야 한다.
3. 기후 환경의 고려
겸상적혈구질환은 고온 또는 고도가 높은 환경에서의 운동 시에 나타날 수 있다. 미리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실외의 고온 환경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보다는 실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권장한다. 그리고 높은 고도로 이동하게 될 경우(610미터 이상) 훈련의 기술들을 변형시키거나 산소를 이용할 수 있는 보충물을 준비하도록 한다.
4. 수화작용의 유지
운동 전, 중, 후 모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게 하여 운동선수가 탈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5. 신속한 응급처치
겸상적혈구질환은 응급 상황이기 때문에 운동선수들은 훈련 중이나 경기 후, 자신의 신체에 좋지 않은 증상들이 보이게 되면 즉시 현장의 코치와 선수 트레이너, 의사에게 알린 뒤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한다. 필요할 경우 운동선수에게 얼음 찜질을 하거나 마스크를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제세동기와 염분을 정맥 주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119와 병원에 연락하여 운동선수를 빠르게 후송하여 정밀 검사와 의학적 처치가 빠르게 이루어지게 한다. 그리고 모든 코치와 선수 트레이너, 근력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스텝까지 모두 CPR 자격을 소지하도록 하며 평소에 응급 상황에 대비한 계획과 적당한 응급 장비를 잘 준비해두도록 한다.
6. 영양보조물에 주의
높은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는 에너지 음료나 보충제는 탈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서 신중함을 기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단체 중 NCAA에서는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각종 교육 자료와 홍보를 통해 현장의 코치와 선수트레이너 등에게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정보 제공과 예방 및 대처 방법 등을 교육해 나가고 있다. 많은 운동과학자들 또한 컨퍼런스에서 지속적인 케이스 연구를 발표하고 토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실정은 이와 반대다. 겸상적혈구질환이라는 것이 의학계에서만 종종 제한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운동선수의 모니터링에 대해 가장 중요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현장의 코치와 선수트레이너는 관련 지식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국내의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몇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일단 관련 종목의 코치와 선수트레이너 교육과정에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것이다. 겸상적혈구질환만 다루기에는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내용을 완전하게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필자가 지난 기사에 다루었던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 등과 같은 위험 요인 등을 추가해서 구성할 경우 다양한 교육 내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운동과 관련한 전문서적에 겸상적혈구질환과 관련된 내용을 기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된 전문서적을 보면 주로 운동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기술한 부분이 주를 이루었으나 그 반대의 효과도 기술하여 관련 지식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비시즌기에 정기적인 세미나가 개최되었으면 한다. 이런 세미나를 통해 운동선수를 교육하고 겸상적혈구질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경기나 훈련 중에 증상 및 위험성을 인지했을 때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코치, 선수트레이너, 의무팀의 전문의 등에게 빨리 의학적 처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부작용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츰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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