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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미국 농구의 전설인 테네시대학교 여자농구팀의 팻 서미트 감독




글/김택훈(테네시주립대학교 남자농구팀 인턴코치)



체육인재육성재단의 해외 인턴쉽 프로그램을 통해 미 테네시대학교 남자농구팀에서 인턴쉽을 하고 있는 김택훈 입니다.

NCAA 농구 리그가 한창이라 정신없이 연습장과 시합장을 오가며 선진농구를 배우고 있는 이때, 전미대학 농구의 전설이자 미국 농구의 전설인 테네시대학교 여자농구팀의 팻 서미트(60) 감독이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뽑은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왔습니다.

                                                 ▲ 테네시대학 여자농구팀 감독 팻 서미트

테네시대학교 레이디 불스(Lady Vols) 여자농구팀을 이끄는 팻 서미트 감독은 미국 농구선수로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메달을 획득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또한, 테네시대학교 레이디 볼스 팀을 30여 년 이끌며 NCAA Division 1(최상위 리그)에서만 팀을 여덟 차례나 우승으로 이끈 명장입니다.

통산 1100승을 향해가고 있으며(현재 1075), 통산 승률 역시 8할을 유지하고 있는 이 명장은 여자농구 명예의 전당(Women Basketball Hall of Fame)과 농구 명예의 전당(FIBA Hall of Fame)에 헌액되며 그의 커리어에 정점을 찍게 됐습니다팻 서미트 감독이 전설로 불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NCAA 농구리그에서 남녀를 통틀어 통산 1000승을 넘긴 지도자는 팻 서미트 감독이 유일하기 때문입니다. NCAA 농구 통산 최다승 2위를 달리고 있는 감독이 NCAA 남자농구 최강인 듀크대학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시셉스키(64) 감독인데 현재 907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 대학 농구가 한 시즌에 30경기 남짓 경기를 갖기 때문에 이 두 감독의 통산 최다승 격차가 좁혀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사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레이디 볼스의 전망은 그리 밝진 않았습니다. 지난 111일자 USA TODAY는 레이디 볼스가 시즌 3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왜냐하면, 재능있는 가드와 센터의 부재 때문에 BAYLOR 대학의 벽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팻 서미트 감독은 지난여름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것도 레이디 볼스의 어두운 전망에 한몫했습니다.

시즌 전, 과연 그녀가 팀을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많은 말이 있었지만 테네시대학은 오랜 시간 팀을 위해 헌신해온 그녀의 자리를 유지시키기로 결정하며 예를 갖추었으며, 팻 서미트 감독 역시 연습장과 시합장을 지키며 선수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병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공개한 뒤 도리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알츠하이머 예방과 치료를 지원하는 재단까지 설 립한 뒤 이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투병 중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팻 서미트 감독()

매  홈경기마다 팻 서미트 감독의 알츠하이머 재단을 홍보해주는 학교와 팀, 팀의 승패와 관계없이 그녀가 나타날 때마다 기립박수를 쳐주는 팬들. 한 팀을 30년간 이끌 수 있다는 것과 성적에 관계없이 팀을 위해 헌신해준 감독에게 예를 갖추는 스포츠 문화. 농구 기술적인 측면을 떠나 한국에서도 이런 스포츠 선진국다운 풍경을 볼 날이 다가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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