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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서울시민과 말들의 푸른 쉼터!




                                                                                                              글/ 문지성(한양대학교)



아침저녁으로 선선했던 바람이 조금씩 차게 느껴지는 늦가을이다. 거리에 서 있는 가로수의 붉게 물든 나뭇잎은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것보다 길에 내려앉아 바람에 몸을 맡긴 채로 굴러다니는 게 더 많아지고 있다. 곧 이어 다가올 겨울을 맞이하기 전 가을을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가까운 교외로 나가 달래보는 건 어떨까? 풀을 뜯고 있는 말을 직접 만져볼 수도 있고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편하게 산책할 수 있는 원당종마목장을 소개한다.

1. 경마교육원(원당종마목장)은 무엇인가요?

한국마사회(KRA)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경마교육원(http://www.horseracingacademy.com/company_03.html)은 원당종마목장, 또는 종마공원으로도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이 곳은 우리나라 유일의 기수양성 교육기관으로 경마에서 활동할 기수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1971년에 농림부 인가를 받아 한국마사회가 설립했다.

2006년까지는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에 함께 위치하다가 2007년부터 지금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우리가 경마를 보러 경마장에 간다고 할 때는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서울경마공원을 말하는 것이고 경마교육원과는 별개다. 이 곳에서 훈련을 받은 기수들은 과정을 수료한 후 서울경마공원과 부산경남 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에서 경주마들과 함께 활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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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달하는 경마교육원의 넓은 초지에는 마사, 교육용 마장, 교육용 주로, 방목지, 말 진료소 등이 있다. 교육원은 이 부지 중 일부를 무료로 개방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행정구역상 경기도에 위치해 있지만 서울에서도 대중교통과 자가용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고 탁 트인 전경과 푸른 잔디밭이 멋진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국적인 풍경 때문에 사진작가들의 사진촬영과 영화·드라마 촬영이 단골로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니 운이 좋으면 영화의 배경에 지나가는 행인으로 잠깐 등장할지도 모른다.
 


2.
원당종마목장의 전경과 시설



실제로 목장에 가 보니 경주마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말들이 유유히 풀밭을 거닐며 밥도 먹고 휴식도 취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 목장 초입에 위치한 매점에서 말이 좋아하는 홍당무를 사가지고 가면 말이 직접 다가오기도 한다. 동물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책에서만 보던 말을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울타리를 넘어 말에게 접근하거나 큰 소리로 말의 신경을 건드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말은 예민한 동물이기 때문에 작은 외부적 충격에도 크게 반응해 공격적으로 돌변할 수 있으니 아주 위험하다. 공원을 관리하는 분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

완만한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져있는 목장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전망이 좋은 곳에는 쉬어갈 수 있도록 정자가 있다. 유모차를 타야 되는 3살 미만의 어린아이와 휠체어를 탄 어르신들도 이동할 때 무리가 없다. 그 외에 곳곳에 벤치가 있고 공중화장실과 매점, 음료수와 커피 자판기 등 기타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목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을 일은 없다.

3. 원당종마목장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주변 문화재

교육원에서는 올해 8월 수습기수들과 함께 하는 팬미팅 행사를 진행했다. 참가한 팬들에게는 승마 체험, 기승훈련기 체험, 숙소 오픈하우스 등 교육원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했다. 9월에는 “‘무리 있는 천고마비 캠프라는 제목으로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12일의 가을캠프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 캠프에서는 말먹이주기, 원장님이 직접 말에 대해 알려주시는 시간, 목장 한 가운데의 풀밭에서 텐트를 설치하고 1박을 하는 색다른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종마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사적 제
200호인 서삼릉(西三陵)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란히 이어져 있다. 목장을 다 돌아보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역사공부도 할 겸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옛 능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4. 전북 장수종마목장과 제주도 종마목장



종마목장은 이 곳 원당 외에도 두 군데가 더 있으니 지방에 계신 분들은 더 가까운 곳을 선택해도 된다
. 전북 장수에 위치한 장수종마목장(장수경주마육성공원), 제주도 북제주군에 위치한 제주도 종마목장(제주경주마육성공원)도 언제나 참가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시민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KRA 경주마 목장 홈페이지http://krafarm.kra.co.kr 참고) 홍보영상물 관람, 씨수말 마사, 먹이 주기, 승마 체험으로 이어지는 한 시간 가량의 견학코스 외에도 트레킹 코스, 솔밭 삼림욕 체험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종마목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멋진 말들도 보고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건강도 챙기는 알찬 여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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