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성봉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남자 100m 달리기는 육상종목 중 가장 속도가 빠르고 순식간에 끝나지만 인기만큼은 최상이다.
아마도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 능력에 대한 기대감과 가장 빠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종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남자 100m가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받는 게 현실이다.
남자 100m 세계신기록은 2009년 독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마이카의
우사인 볼트(24세,196cm,86kg)가 세운 9초 58로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1년만에 세계기록을 0.11초를 앞당기는 믿기 힘든 기록향상을 보여주었고 더욱더 발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만큼 100m의 인간한계 최고기록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2009년 현재까지도 30년 이상 서말구의 10초 34를 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대표 임희남 선수가 비공인이긴 하지만 2008년 일본 시합에서 10초 29의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뒷 바람의 초과(+2m/sec 이상)로 공인을 받지는 못한 기록이었지만 한국기록갱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뜻 깊은 경험이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9초대 진입보다는 10초 34를 극복 하는 게 급선무이다.
이 마지노선을 넘어서야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에 10초 34가 깨어진다면 진화속도는 빨라질 것이 분명하다.
불가능으로만 여겨졌던 10초 34를 넘는 순간 기록 경쟁은 빠르게 가속화 될 전망이다.
그러면 한국기록 갱신이 2년 내 가능할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왜냐면 충분한 저력과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저력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과 집중의 노력이 필요한 것 뿐이다.
100m 경기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인들을 찾아 집중하고 중요도에 맞게
차근 차근 훈련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도 지난 9월 3일 한국대학육상선수권대회에서 충남대의 김민균 선수가 10초 34로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하여 한국기록에 0.1초 정도로 다가서고 있어 기대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비교를 통해 우리의 현실을 살펴보자.
미국과 한국의 10년 단위 100m 기록변화를 살펴보면 20년이상 기록이 후퇴하고 있으나
다행히 최근에는 10초 4대의 기록들이 자주 나오고 있어 다행이다.
10초 2대의 기록을 내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년도(년) | 미국(초) | 한국(초) |
1979 | 9.94 | 10.34 |
1989 | 9.92 | 10.61 |
1999 | 9.79 | 10.66 |
2009 | 9.77 | 10.43 |
표와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1979년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기록단축에 가속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기록이 후퇴하다가 미국과의 차이도 점차 벌어지고 있다.
그림 1. 년도별 미국과 한국의 100m남자 기록 변화 추이
한편 M Bormdan등의 연구에 기초하여 1983년 일본에서 제시한 100m에 영향요인을 분석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스타팅블럭을 차고 나가는 스타팅(신경자극 국면) 능력이 1%,
블록에서 1보까지의 국면 5%, 그 이후 가속국면이 64%, 최고속도의 유지 국면 18%,
최고속도의 저하를 막는 능력인 속도 감속률이 12%로 가속국면이 가장 중요하며
1보이후의 질주능력이 100m경기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선적으로 한국 기록갱신을 위해 선수와 지도자가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자기종목을 충분히 이해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선수들은 자신의 종목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지도자들의 지시에 의한 타당성 훈련보다는 본인이 자기 종목에 대한 완전한 이해(체력+기술+
정신력등)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학습태도가 기본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자기종목을 이해하고 나면 목표의식도 분명해지고 또 자신의 종목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언론에서도 최근 육상 선수들의 정신력 약화에 대한 문제가 가끔 대두되고 있다.
이는 물론 육상선수로서 비전이 약해 나타난 당연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재에 안주하는 선수이기 보다는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을 위하여 끈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목표가 10초 34를 깨는데 목표를 두는 게 아니라 우선적으로 10초 2로 두는 게 어떨까?
당장 눈 앞의 목표보다 한 단계 위인 10초 2로 설정하는게 더욱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경쟁상대를 두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최근 국가대표선수들에게 설문한 결과 대부분은 자신의 경쟁상대자가 존재했으나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도 경쟁상대자가 없다고 답한 선수가 생각보다 많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중국 수영선수 장린은 자신의 경쟁상대인 박태환 사진을 방에 걸어두고 결의를 다지며
상대를 이기기 위한 목표로 삼아 지난 2009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예에서도 보듯이 자신이 극복해야 할 자기종목의 경쟁상대자를 선정하고 그를 이기기 위한 노력을
끈임없이 지속해면 틀림없이 상대를 이기고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우수한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물론 선수들에게 맞는 지도자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육상연맹에서도 우수한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과 대책을 마련 중이고
또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올바른 방향을 보고 전진할 수 있도록 코칭해주고 스포츠 과학적 훈련 내용을
선수들에게 적용하는 계속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코칭이란 티칭과 달리 선수가 스스로 방향을 찾아 갈수 있도록 도와주는
향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과학적 트레이닝 방법의 적용이다.
앞에서 살펴본 100m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경기력요인에서도 알 수 잇듯이
그 종목에서 중요도가 높은 내용을 우선적으로 훈련에 적용해야 하겠다.
2009년 8월 한국 남자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100m달리기의 구간속도와
1992년 도쿄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결승진출 선수들과의 비교를 살펴보면
한국 대표선수들의 특성을 잘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20m 이후부터 속도차이가 발생하며 끝까지 구간속도차이를 나타고 있다.
참고로 측정 방법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10m 지점에서의 구간속도는
세계선수권 결승진출자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20m부터는 특성비교가 뚜렷하였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20m 이후에서는 한국 대표선수들과의 구간속도 차이가 좁혀지질 않은 특성이 보인다. 물론 세계선수권 결승진출자들은 거의 9초대의 선수들이고 한국 대표선수들은
10초 6대의 경기력 수준을 보일 때의 비교이기 때문에 무리일 수 는 있다.
각 구간의 최고속도는 1992년 세계선수권 결승진출자들은 80m지점에서 11.7m/sec인 반면에
10초 6대의 한국 선수들은 70~80m 사이에 10.39m/sec~11.07m/sec로 구간 평균속도 뿐 아니라
최고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따라서 경기력 영향요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최고속도를 올리는 훈련이
상대적으로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외 남자 100m달리기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능력에 대한 결과가 흥미롭다.
일본체육과학연구소에서 2007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의자에 앉아 무릎을 펼 때(무릎 신전 시)
대퇴 측면의 건에서 발휘하는 힘이 성인남자 43kg인데 비해, 일본의 대표선수인 아사하라는 59kg,
아사파 파월은 114kg으로 일반인의 3배에 가까운 강한 근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아사파 파월 선수는 복부에서 대퇴를 잡아당기는 대요근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크고 굵은 특성을 보여주었다.
강한 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허벅지 쪽의 강한 근파워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근육을 가지는 것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선천적인 특성도 있지만 평지 킥킹, 계단과 언덕 오르내리기 이외에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밴드 활용 훈련 방법을 통한 무릎의 당기기 근파워 증강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기록인 10초 34는 2년 내에 충분히 갱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충분히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지 목표를 재정립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선택과 집중자세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제 대구 세계육상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느낄 수 있는 2년이다.
따라서 앞에서 지적한 개선방안을 해결하기 위해 선수와 지도자가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2년 내 한국기록 갱신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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