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택훈 (테네시 대학교 남자농구팀)
지난해 체육인재육성재단의 테네시대학교 연수 대상자로 선발되어 영어 연수는 물론 어시스턴트 코치를 경험했던 김택훈입니다. 좋은 기회를 통해 선수시절 알지 못했던 코칭법과 선진 선수육성시스템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해 선진 농구시스템을 익히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테네시대학교 남자 농구팀에 다시 인턴십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인턴직을 얻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농구 약소국인 한국에서의 프로경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사람도 적었으며,
지난 시즌 부진을 책임지고, 저의 인턴쉽을 약속했던 코칭스텝이 전면 교체되는 난감한 분위기도 겪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코칭스텝에게 끊임없이 이메일을 보내는 등 노력한 결과 한국인
최초로 미국대학농구팀의 인턴직을 얻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테네시대학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WNCAA(Women’s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토너먼트에서 최근 20년간 8회나 우승을 차지한 여자농구팀입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남자농구팀 역시 최근 4년간 NCAA 토너먼트에서 8강 1회, 16강 2회라는 걸출한 성적을 내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시즌 토너먼트 64강 탈락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NBA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코칭스텝으로 팀을 전면 개편하는 강수를 뽑아들며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노리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새로운 헤드코치인 Cuonzo Martin의 코칭기술을 보며 국내에서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미국대학농구팀에서 일하며 놀랐던 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그들의 훈련방식입니다. 아마추어와 프로생활을 합친 십 수 년 동안에도 겪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훈련방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몸 풀기에서 고난도의 훈련까지 모든 훈련에서 납 조끼를 착용한다거나, 미식축구 훈련에서 사용하는 방어도구를 이용하여 강력한 수비전술을 이해하는 등의 훈련이 좋은 예입니다.
또한, 훈련시 체력훈련 담당자와 미디어 담당자, 3명의 어시스턴트 코치, 훈련영상 담당자, 각 분야 코디네이터, 음료수와 타월을 준비하는 여성 매니저와 8명에 이르는 도우미 학생들이 투입되어 늘 그들의 훈련을 돕고 있습니다. 이런 훈련 환경은 국내 프로구단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었고, 한편으론 부러운 환경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한국과 확연히 다른 코칭스텝의 태도입니다. 한국에서는 프로팀에서도 선수들의 슛 자세를 비롯한 모든 것들을 세세히 챙깁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코칭스텝이 선수들의 세세한 부분은 절대 건드리지 않습니다. 덕분에 제가 선수들에게 슛 자세와 스텝을 비롯한 여러 부분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이곳 코칭스텝의 훈련방식은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알고 보니 미국은 선수자원이 워낙 풍부해서 기초적인 부분에서 따라오지 못하는 선수는 언제든지 새로운 선수로 교체될 수 있기 때문에 코칭스텝이 구태여 기초적인 부분을 따로 지도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감독의 눈에 띄고 싶으면 기초적인 것들은 알아서 연습하라’는 방식의 훈련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본적인 부분이 약한 선수들은 일반 연습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캐치하기 위해 코트에 몸을 내던지는 등 코칭스텝의 시선을 얻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선수자원과 사소한 연습에서조차 부상을 우려할 만큼 몸을 던지는 그들의 열정, 그것을 이끌어내는 코칭스텝의
분명 미국의 대학농구실력은 한국의 프로팀을 능가 할 만큼 뛰어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제가 지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하였고, 제가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남은 시간이 짧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재단에서 지원을 받는 것 이상으로 많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짧은 시간을 길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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