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임성민(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가끔 미국인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나 NCAA에서 일하고 있어”라고 하면 고개를 끄떡이면서
“와우” 라고 외치며 너 좋은데서 일하는구나 라고 부러움섞인 시선을 보냅니다. 하지만 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에서 일한다고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게 어딘데?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만큼 NCAA라는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것 이겠죠. 미국대학스포츠를 관장하는 NCAA에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 많이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떤부서에서 어떤일을 하며 어떤 배경을 가지고 NCAA에 오게되었는지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은 General Counsel(법률자문위원)을 맡고있는Naima입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저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도 브루클린에서 나왔고 대학교는 메릴랜드대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버드 로스쿨을 갔죠. 하버드에서의 3년은 정말 훌륭한 교수진들과 함께한 굉장히 흥미있는 시간들이었어요. 로스쿨을 졸업 후 큰 로펌인Arnold & Porter LLP에서 5년간 기업의 인수합병과 관련된 일을 했습니다.
Q. 어떻게 NCAA에서 일을 하게 되었나요?
A. 5년동안 로펌에서 일을하고난뒤 뭔가 다른 새로운게 하고 싶어졌어요. 학교에서 법과 스포츠를 결합하는걸 배웠고, 또 법대에 스포츠&엔터테인먼트협회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교수님 중의 한 분이
스포츠 법에 관련 책을 발행하셨어요. 법대를 다니면서도 항상 자연스럽게 스포츠에 노출이 되어있었던거죠.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저로서는 스포츠와 법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흥미로웠어요. 점점 스포츠분야에 관심을 넓혀가던 중 스포츠학회에서 2명의 사람을 만났습니다.
한 명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일을 하고 있는 변호사였고 다른 한 명은 ESPN에서 일을 하는 분이었어요. 두분 모두 제게 어떻게 법을 스포츠에 적용하는 좋은 정보를 주셨어요. 특히MLB에서 일을 하고 계셨던 분이 제게 NCAA에서 일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어요. 저도 사실 NFL, NBA, MLB등 이런 프로스포츠보다는 대학스포츠에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 대화가 오고 간 후 그 분께서 NCAA에서 법률자문위원을 모집한다는 구인광고를 제게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지원하게 됐고 지금 이렇게 NCAA에서 법률자문위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태어나신 곳도 뉴욕이고 학창시절을 보낸 곳도 모두 동부 쪽인데 중서부 쪽 에서 생활은 어떠셨나요?
A. 제가 말씀 드렸듯이 뉴욕, 메릴랜드, 보스톤, 워싱턴DC에서 저의 모든 삶을 살아오다 갑자기 중서부에서 적응 하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어요. 인디애나폴리스에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친구, 친척 등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로운 삶은 시작하는 건 그 누구에게도 쉬운 일 은 아니죠. 또 한가지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공항은 지은지 몇 년 안돼서 정말 최신식 공항이잖아요. 제가 처음 2006년에 인디애나폴리스에왔을 때는 공항상태가 정말 말하기 힘들 정도로
낡았었거든요. 올해 인디애나폴리스에 온건 참 운이 좋은 경우에요.(웃음)
A. 저는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법률과 소송에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어요. NCAA같이 큰 조직은 소송 및 법에 관련된 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거든요. 특히 NCAA의 의사결정기구인 각종 위원회에 참석해 법률조언과 교육을 하고 있어요. 또한 법률집행부분과 법률위반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NCAA직원들에게 교육도 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NCAA는 개인, 학교, 회사 등 NCAA와 관련된 모든 단체들에게 소송을 당할 수가 있습니다. 저의 역할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교육을함으로써 사전예방을 하는 거죠. 로펌 에서는 좀 공격적인 역할이었다면 여기서는 방어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개인적으로 궁금한 질문이 있는데요. 사실 하버드 로스쿨을 나오셔서 Arnold & Porter같은 큰 로펌에 들어가서 일을 한다면 보수가 NCAA보다는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왜 그 좋은 직장을 버리고 NCAA를 선택하셨나요?
A. (크게 웃으면서) 굉장히 좋은 질문입니다. 질문이 점점 재미있어지는군요. 제가 로펌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상당한 감봉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워싱턴DC와 인디애나폴리스의 물가와 생활비를 고려해봤을 때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상쇄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더 중요했던 건
근무환경이었어요. 로펌 에서 일했을 때는 보수는 많았지만 그만큼 근무시간도 정말 길었습니다.
하지만 NCAA는 평균적으로 9시부터 5시까지 일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제 자신에게 할애 할 수 있었죠. 또 한가지 이유는 로펌에서 했던 일과 NCAA에서 하는 일은 정말 다르다는 것이죠. 저는 굉장히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로펌 에서는 거의 모든 일을 저 혼자서 고민하고 해결하는 업무가 많았어요. 하지만 NCAA에서는 좀 더 제가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약자 편에 서서 돕는 것과 여러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는걸 좋아하는 제 성격상의 이유도 있었고요.
Q. 이제 그럼 질문을 좀 더 전문적인 방향으로 바꿔보겠습니다. 승부조작에 대해서 아마 들어보셨을 텐데요. 승부조작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정말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도 축구선수였지만 한국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으로 인해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 기소되고 실형을 받았는데요. 엄청난 수익을 내는 미국대학스포츠도 이런 승부조작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NCAA에서는 승부조작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그것도 정말 좋은 질문입니다. 사실 미국대학스포츠에서도 많은 대학교들이NCAA에서 정해놓은 규정을 어겨서 징계를 받은 상태입니다. NCAA에서는 이런 승부조작, 불법도박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고 이런 법규를 다루는 법률집행 부서가 있습니다. 이 부서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미리 예방 할 수 있도록 선수, 코치, 학교 체육부의 담당직원들에게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서 승부조작과 경기에 대한 불법도박이 선수와 학교 더 나아가서는 대학스포츠 전체에 걸쳐 얼마나 악영향을 주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또한 법률집행부서에서는 라스베가스에있는 인맥을 통해 승부조작행위 방지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특정한 게임에 대해서 베팅금액이 한꺼번에 몰리다던가, 특정 팀및 선수가 어이없게 점수를 내주는 행위에 대해서 정보를 공유하는거죠. 이러한 정보공유를 통해서 불법행위들이 근절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그럼 이번에는 개인적인 질문을 한번 드려볼까요. 얼마전에 법무실과 국제인턴들이 함께한 점심시간에 한국 아이스크림을 정말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요. 한국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하자마자 나이마 자문위원은 망설임없이 "멜론바" 라고 외침)
A. 전에 로펌에서 근무할때 한국인 직장동료가 있었어요. 같은해에 입사한 입사동기인데 그래서 더 친해졌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의 결혼식에도 갔었는데 전에 한번도 보지못했었던 한국 전통혼례였어요.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또 그 친구가 딸을 낳았는데 한국전통음식이 상에 가득채워져있었고 한국식으로 축하해주는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어요. 그래서 제가 이게 뭐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친구가 하는말이 아기를 낳고 일년째 되는날에 하는 한국특유의 전통의식이라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참석하지 못해서 사진으로만 봤지만 너무 재미있었어요.
사실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시간관계상 여기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만 했습니다. 인터뷰후 여러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각종 법률소송관련 문제에 대해서 교육을 하는 나이마 위원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자신감넘치는 모습으로 NCAA의 법률선생님 역활을 톡톡히하고있는 나이마위원의 활약을 앞으로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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