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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스포츠현상에서 맞수!




글/남 중 웅
(충주대학교 교수)

 

맞수는 사전적으로 , 재주, 기량 따위가 서로 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대를 뜻한다. 영어로는 라이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스포츠현상에서 이러한 맞수가 있다는 것은 보는 이와 하는 이 모두에게 재미를 더해주는 요인이다. 경쟁에서 결과보다 과정이 더 소중하게 느끼는 또 다른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물론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현상에서 경쟁이 인간사회의 대리전이라는 측면으로 한정하면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선동열 vs 최동원
   
   우리는 필연적으로 사회라는 공동체에서 생활하고 있다
. 개인이 삶의 주체이기는 하지만 유기적인 조직체인 사회에서 조금의 행동제약 기준이 바로 사회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는 경쟁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츠현상을 사회의 축소판이라 지칭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의 맞수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나? 때론 독이 되고, 때론 약이 되는 것인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나 직장 등 사회현상에서 맞수는 나의 위치를 점검하게 하는 기준인 동시에 내가 살아남아야하는 이유인 것이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경쟁사회에서는 맞수가 등장한다. 그것도 삶의 전개 과정에서 희로애락 중의 하나일 것이다.

  맞수의 본질은 기술적인 부분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심리적, 지리적, 문화적 차원 등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맞수는 단순히 사전적인 의미로 볼 수 있고, 심리적인 부분은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지리적인 맞수는 시간적, 공간적 변화요인에 따라 변화할 수 있고, 문화적 차원의 맞수는 역사적인 사건에 기인 한다. 다양한 원인에서의 맞수라는 개념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와의 비교를 통해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면서 때론 만족과 성취를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김연아 vs 아사다 마오
   
  각 국의 스포츠현상에서는 이러한
맞수를 우리는 자주 볼 수 있다. 미국야구에서 양키스와 보스톤, 영국 축구에서의 멘체스터와 리버풀 등은 역사적, 문화적 차원에서의 맞수이다. 그들의 경기는 더욱더 많은 관중과 시청자를 생산하는 중요한 매개체인 것이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과 미국 등은 지금까지 국가적, 정치적 문화적 맞수이다. 이러한 국가 간의 스포츠는 정치적으로 활용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중요한 상징물이 되기도 있다. 이처럼 맞수의 의미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모든 문화적 활동을 담고 있는 종합적 상징체인 것이다.

                                                   타이거우즈 vs 필 미켈슨 
                         
스포츠는 경쟁에서 출발한다. 즉 상대가 있기 때문에 성립하는 사회문화이다. 스포츠는 결과에 따라 웃기도 울기도 하는 문화적 역사적 중요한 자원이다. 스포츠를 통해 개인, 국가 또는 민족의 대결장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결과를 상대에 대한 우월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맞수와의 경쟁에서는 참여자는 큰 관심을 가지며, 자신과 동일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상의 힘을 표출하기도 하고, 그 이상의 패배감을 주기도 하는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패더러 vs 나달 

   가을은 스포츠의 계절이다
. 프로야구와 축구가 마무리되고 있고, 프로농구와 배구가 시작되는 전환의 계절이다. 스포츠현상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의 프로야구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600만 관중을 넘어 하나의 사회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프로야구의 최종 결승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두 팀의 승부는 맞수라고 불리는데 무리가 없었다. 아마 작년의 기억을 더하면서 지켜보는 이들에게 많은 재미를 더해 주었다. 또한 내년에는 더욱 기대되는 스포츠현상이 있다. 바로 선동렬 감독의 복귀이다. 선동렬 감독의 기아와 류중일 감독의 삼성은 과거가 회상될 수 있는 좋은 그림이다. 이들 두 팀은 과거 진정한 프로야구의 맞수였기 때문에 국민들은 더욱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내년의 프로야구는 풍성한 재미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효도르 vs 크로캅 
 
   비단 두 팀 간의 맞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맞수도 예고되고 있다. 일본생활을 마치고 복귀하는 이승엽과 김태균, 토종 홈런왕 이대호와 최형우의 경쟁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맞수의 대결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 있고, 관심이 가는 경쟁이다. 이러한 맞수의 탄생이 지속적으로 생산된다면 스포츠현상 역시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있는 사회문화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맞수는 짧은 역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긴 역사의 흔적이기 때문에 그 만큼 소중한 우리의 사회문화유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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