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백진선(인하대학교)
세계 대구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개최국 노메달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육상 강대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노메달에 그쳤으니 대중들의 관심은 대회종료와 함께 더욱 멀어질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하지만 스타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선수가 있었으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보종목에서
6위라는 쾌거를 이룬 김현섭 선수이다.
1985년생, 김현섭 선수(삼성전자 육상단 소속)의 이력을 보면 세계6위라는 타이틀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것이다. 그의 경력을 살펴보자면 2006 제25회 유럽육상연맹 경보대회 남자부20㎞레이스 1위, 2006 도하아시안게임 남자육상 국가대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육상 국가대표, 200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10 제93회 일본경보선수권대회 경보 20km 1위, 2010 제16회 광저우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20km 경보 동메달,등 한국 경보의 유망주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음을 알 수 있다.
경보는 내 운명
김현섭 선수는 처음부터 경보선수가 아니었다. 중학생이던 시절 중거리 (800m, 1500m) 선수로 육상과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같은 또래 여자 선수들과 함께 달려도 이기지 못할 만큼 실력은 형편없었다. 운동을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다다르자 심한 절망감에 빠지게 되었는데 당시 선생님의 권유로 종목을 바꾸어 경보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선택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경보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국내에 실업팀은 거의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경보가 그의 운명인것 처럼 졸업할 당시부터 삼성에 실업팀이 창단이 되었고 창단과 함께 경보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소속 팀에서는 훈련을 위한 투자와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를 배려해 줬다. 김현섭 선수는 좋은 환경에서 많은 혜택 누리며 운동할수 있었다고 소속 팀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악으로 버티는 장시간의 싸움 경보를 완주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1시간 21분. 중간에 휴식이 있는 종목과 달리 빠른 걸음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그의 주 종목은 20km.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은 오히려 후반 페이스가 더 빠른데 반해 김현섭선수는 10km이후에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예로 지난 대구세계육상 때도 마찬가지로 선두그룹이 10km부터 페이스를 올리기 시작했다. 김현섭
선수도 선두그룹에서 함께 페이스를 유지했으나 16km 지점에서 더 빨라진 선두권의 페이스를 못따라 간것이 못내 아쉬운듯 지구력이 자신의 단점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사실 그는 지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왔기에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부터 이민호 코치님의 지시로 1주일에 2회정도 50km 선수들과 함께 30km가 넘는 도로 훈련을 하고 있다. 이 훈련은 김현섭선수가 꼽은 가장 힘든 훈련으로 손꼽는데 20km가 넘으면 악으로 버틸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악" 소리나게 힘들어도 장거리 훈련은 그의 약점을 보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있다고 했다.
"주위 관중들의 응원소리는 시합중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응원해주시고 기대해 주시는만큼 실망을 안겨드릴수 없다고 생각하고 더욱 힘을 냈습니다." 라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회상했다.
피로는 바로바로
매일 피로 물질을 축적하며 고도의 체력을 요하는 훈련을 하는 김현섭선수는 특별한 자기관리 방법은
이봉주. 황영조 선배들이 지켜왔던 " 잘하고, 잘먹고, 잘쉬어야 성공한다" 는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실천하는것이라고 했다. 따로 보양식을 챙겨먹진않지만 잠자는게 보약이라고 강조한다.
절대로 피로가 누적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데 팀 선후배들 사이에서는 김현섭선수는 잠이 많은 선수로 유명하다. 낮잠까지 포함해서 하루에 보통 9~10시간의 숙면을 취한다.
잠을 잘 자야 피로도 회복되고 다음 훈련도 잘 할수 있다고 생각 하고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을 향한 발거음 하나,하나
김현섭선수의 모든 목표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경험을 통해 메달의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은 그는 런던올림픽이 자신의 선수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대회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으로 동계훈련의 계획을 세우고 내년에는 해외 진지훈련을 통해 체력과 지구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오며 자신과의 싸운에서 이기며 한국 경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김현섭 선수. 앞으로도 우리는 비인기 종목에 박수를 쳐 주는것에 인색할지 모른다.
하지만 더 빨리 달려야 하는 타 종목과 달리 경보는 그 달려야 하는 욕구를 참으면서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 경보처럼 열악한 조건에서도 경보가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그의 땀방울은 런던에서 값진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 확신한다.
ⓒ 스포츠둥지
'스포츠둥지 기자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동후에는 무엇을, 언제 먹어야 할까? (5) | 2011.11.01 |
---|---|
10월 15일은 체육의날 이었던거 아세요? (0) | 2011.10.31 |
체육직업탐구! 멋진 일을 찾아서! -스포츠산업 MFS 골프 (1) | 2011.10.26 |
나라별로 어떤 관람 스포츠가 유명할까? (11) | 2011.10.24 |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 (0) | 2011.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