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체대길라잡이"의 임성철 선생님을 만나다.




                                                                                                                
                                                                                                             글/김윤환 (고려대학교)


2012
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24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

특히 체육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수능이 끝남과 동시에 대학에서 요구하는 실기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이른바 ‘입시 시즌이라고 하는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은 아침부터 밤까지 고된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 공부하랴, 운동하랴, 거기에다 대학에 따라서는 논술과 면접까지 준비해야하니 그야말로 철인 양성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작년 이 맘 때 즈음에 체대입시 학원, 이대로 좋은가?’ 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현재 공교육 제도에서는 대학 입시에 필요한 실기 교육이 힘들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체대입시 학원이 성행하고 있지만 한 달에 30만원에 가까운 비싼 학원비는 저소득 계층의 학생들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고 수능이 끝나고부터 대학교 입학 실기를 보는 1~2개월의 기간(소위 ‘시즌’이라고 불리는 시기)에는 백 만원이 훌쩍 넘는 돈을 학원에 지불해야 한다. 

또한 체대 입시 학원 강사들의 전문성에도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전문적인 트레이닝 자격을 갖춘 사람이 학원을 차리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이 체육 관련 학과를 졸업한 졸업생, 때로는 아직은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대학교 학부생인 경우도 많다. 강사의 전문성 부족은 학생들의 운동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학생들의 부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위험도 있다. 

이처럼 체대입시 학원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책이 없기 때문에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때로는 문제점에 대한 인식 조차 하지 못하고 학원에 다니고 있다.

정부에서도 사교육의 폐해를 인지하고 공교육 제도에서의 예체능계열 진학을 장려하기 위해 예술·체육 중점학교를 지정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첫 해라서 그런지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고 있으며 공교육에서의 체대 진학이라는 지상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 상황에서의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공교육의 체대 진학 시스템은 아마도 학교 체육 교사들의 자체적인 노력일 것이다
. 실제로 일선 교사들 중에서는 자체적으로 체대 입시반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교육청의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어 운영을 하다 보니 선생님들의 고생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체대진학 길라잡이의 저자 임성철 선생님(원종고등학교 체육교사)은 이런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꿋꿋이 체대 입시 운영반을 지도해왔고 많은 학생들을 체육 대학에 입학시켰다. 어찌보면 공교육 차원에서도 학생들의 체육 대학 입학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아래는 임성철 선생님과의 인터뷰이다.

Q: ‘체대진학 길라잡이를 내게 되신 계기는?

A: 일단 제가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고 상담해왔던 자료들이 이곳 저곳에 분산되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을 한 군데에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다보니 책을 집필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체육교사모임에서 방과 후 활동 체대입시 지도에 관해서 발표를 한 적이 있었고 다른 학교에서도 체대입시 설명회를 해달라는 요구가 여러번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필요하지는 않을지라도 이 분야에 관련되어있는 사람, 체대입시에 관심이 있는 교사나 학생들에게 의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여러해동안 모아온 자료들이 많이 축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책을 쓰는데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았습니다

Q: 현재 사교육 위주의 체대 입시 교육 체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사실 그렇습니다. 체육 학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같은 체육과 출신 동료고 선후배 관계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비난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학원비가 너무 비싸서 못다니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참 안타깝습니다. 시즌 전 학원비는 어느정도 이해하더라도 시즌 기간에 패키지로 받는 그 액수는 너무 크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개선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체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 돈이 없어서 학원에 등록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자주 봤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가 지도했던 학생들 중에서도 그런 원비 문제로 학원을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만약 제가 가르치지 않았다면 이 아이들은 학교에서 안해주면 이 아이들은 혼자 운동장에서 뛰고 턱걸이 하며 체대 준비를 했을 학생들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지도해서 원하는 대학에 입학시켰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행복이고 보람입니다.


Q: 공교육 차원에서의 체대 입시 진학을 위해 생각해보신 제도나 시스템이 있으십니까?

A: 학교 자체적으로도 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기적인 능력은 학원의 강사들보다 학교 선생님들이 더 뛰어납니다. 그 어려운 임용고시 실기 시험을 패스하고 들어오신 분들이거든요.체대 입시를 위한 운동 능력은 조금만 노력하시면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대학교 입시 정보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찾을 수 있고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제가 취사선택을 할 수 있을만큼 자료가 방대합니다.

많은 체육교사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육 선생님들은 미래의 체육인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들을 지도하고자 하는 책임감만 가질 수 있다면 나머지 전문성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체육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체대입시 진학반을 운영하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임성철 선생님과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공교육으로도 체대 진학이 가능하다는 것은 많은 교사선생님들의 노력에 의해서 어느정도 증명이 되었다. 이제는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