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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검사

국가대표 선수출신 도핑검사관이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 글 / 이아영 (스포츠둥지 기자) 도핑검사관으로써 활동을 시작한지 딱 1년이 되었다. 내 나이 아직 스물여덟... 내 나이의 수식어가 “아직”이라니 기분이 좋다. 그 “아직”이라는 말은 서른이 되기까지 여전히 내 20대의 시간이 조금은 더 남았다는 안도감이 포함되어 있다. 근데 한편으로는 한창 선수로써 팔팔할 나이인데 일찍 은퇴한 것이 내심 아쉬울 때도 있다. 오늘처럼 태릉선수촌에 가면 그런 마음이 더 많이 생긴다. 대한민국 최정상에 있는 선수들의 젖은 옷을 볼 때면 여전히 선수로써 활약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목구멍을 타고 불쑥 올라와 날 깜짝 놀라게 한다. 나는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 같은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그 것은 필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한 부러움이다. 그것은 마.. 더보기
경마의 시작과 끝, 경주마 도핑검사소 글 / 최선경 (스포츠둥지 기자) 경주마도핑검사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한 화학 약품의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흰 가운을 입은 도핑검사원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수많은 도핑검사 기구와 주사바늘... 도핑검사소의 첫 인상은 사실 좀 두려웠다. “도핑검사소는 굉장히 차분하면서 엄숙한 분위기네요”라고 질문에 한 도핑검사원은 “아무래도 경마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선 이렇게 엄숙할 수밖에 없어요”라는 대답을 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경주마 도핑검사소는 이처럼 스포츠의 기본정신인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기 위해 단 한순간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는 자세였다. 과천경마장 내 도핑검사소에서 경주마들의 도핑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유준동 차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과천경마장 내의 도핑검사소의 모습 ⓒ최선경 도.. 더보기
윤리와 법만으로 도핑 방지는 어렵다!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경쟁스포츠는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꾸준하게 발전해왔으며, 현대인의 여가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스포츠는 이 과정에서 아마추어리즘,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같은 가치들을 표방함으로써 사회의 제 영역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언론과 방송 같은 대중매체, 정치, 경제, 학문, 교육 등의 사회영역들과도 튼튼한 연결망을 형성하였고, 이 영역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경쟁스포츠는 그 동안 지녀왔던 긍정적 이미지를 점차 상실하고 있으며, 비판적 학자들과 진보적 언론으로부터 온갖 비리와 기만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고, 다른 사회영역들과 맺었던 협력적 관계도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 더보기
스포츠 경찰, '도핑검사관의 하루' 체험기 글 / 이아영 (스포츠둥지 기자) “도핑, 지울 수도 숨길 수도 없습니다.” ⓒ이아영 “이제 소변 마려워요.”, “이제 소변 마려워요?” 나는 올해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검사관에 합격했다. 도핑 대상자의 입장에서 도핑검사관이 됐다. 검사신호가 오면 검사관에게 “소변 마려우니까 이제 화장실 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지금쯤 신호가 왔는지 물어보는 처지가 된 것.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검사관증 ⓒ 이아영 선수생활을 하며 다양한 종목 선수들을 보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금지약물을 사용하는 일부 선수를 목격하거나 사례를 들은 적이 있었다.(지금도 전 종목의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지는 않기 때문에 100% 완전한 검사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나는 약물을 사용한 적은 없지만 ‘약물의 힘으로 금메.. 더보기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검사관 모집 공고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검사관 모집 공고 국민체육진흥법 제35조의 규정에 의하여 설립된 도핑방지전담기구인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는 도핑검사의 첫 단계인 시료채취과정을 담당할 도핑검사관(DCO; Doping Control Officer)을 다음과 같이 모집하고자 하오니 책임감이 강한 유능한 인재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도핑검사관은 WADA(세계반도핑기구) 검사국제표준이 규정하는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는 공식도핑검사요원으로서 공정하고 과학적인 도핑검사를 담보하는 초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스포츠 환경을 선도하는데 강한 의지를 가지신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 위원장 김 중 곤 1. 선발 인원 : 30명 내외 2. 지원 자격 ○ 만 25세.. 더보기
도핑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현대 스포츠는 대개 건강함, 공정함, 스포츠맨십, 평화적 공존 같은 긍정적 이미지와 결합되어 있다. 반면에 도핑은 이러한 가치를 훼손시키는 범죄행위, 어두운 그늘, 암적 존재 같은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된다. 이와 같은 스포츠와 도핑의 이분법적 대립구도의 밑바탕에는 지난 세기를 지배해온 면역학적 도식이 자리 잡고 있다. 면역학적 도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자아와 타자, 생체와 감염바이러스, 아군과 적군, 우리와 그들이 명확하게 분리된다. 이런 사회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감염바이러스, 적군, 그들 같은 타자의 침입을 막는 일이다. 이를 위해 면역학적 조처나 군비 증강, 경계 강화 같은 다양한 방어적 노력들이 기울여진다. 만일 방어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자가 내부로 침투했다면 침투.. 더보기
운동선수의 약물은 필요약? 글 / 이종하 (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부교수) 1988년 서울올림픽 남자 100m 결승에서 캐나다의 벤 존슨은 9.79초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그는 경기 후 실시한 도핑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금메달을 박탈당하고, 당시 2위를 했던 미국의 육상 천재 칼 루이스가 1위를 승계하였다. 존슨은 자신은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으며, 시합 전 날 누군가 건넨 한약 드링크를 마셨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에게서 나온 약물은 당시 검출된 적이 없는 최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인 스타나졸롤(stanazolol)이었다. 그때 무의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던 필자는 한약 드링크로 인해 한국이 국제망신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 새삼 기억난다. 더 해프닝이 된 것은 금메달을 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