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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체육교사 양성을 위한 오하이오주립대학의 노력

 

                                                                          
                                                                                  글/이지현 (오하이오 주립대학 박사재학)


모든 사범대학의 교육 목표는 유능한 교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유능한 교사의 정의는 다양한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뛰어난 지도법을 소유하고 있는가?
해당 과목에 대한 정확하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학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가?
이러한 사항들이 유능한 교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유능한 체육교사의 기준은 무엇인가? 교과 특성상 각 종목의 실기능력이 유능한 교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 실제로 예비체육교사들은 체육교육과의 수업과정을 통해 이러한 능력을 학습하고 향상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으로만 체육교사의 유능함을 판단한다면, 운동능력은 조금 미흡할지라도 교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효과적인 설명력 그리고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교사를 유능하지 못한 체육교사로 분류할 것인가?

필자의 의견으로는 유능한 체육교사를 판단하는 기준은 교사의 운동수행능력보다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하는 과제를 교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의 신체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신체활동을 학교내외 그리고 졸업 후에도 장기간 즐길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필자가 공부하고 있는 The Ohio State University (OSU)의 체육교사 양성 프로그램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학과의 교육목표인 ‘효과적인 체육수업 계발과 체육교사양성’을 바탕으로 예비체육교사를 위한 교과과정이 수십 년간 이루어진 연구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OSU 교과과정의 특징은 체육종목을 배우기보다는 예비체육교사들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학생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가 (learning to teach)에 초점이 맞추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OSU의 농구수업을 살펴보면 예비교사들은 농구경기에서 쓰이는 기본적인 움직임이나 각 기술과 관련된 중요한 요소와 개념 그리고 효과적인 연습 방법 등을 어떻게 학생에게 제시(presentation)하고 시범(demonstration)보이며 점진적적으로 지도하고(progression) 피드백을 제공하는가에 집중되어있다.
단편적인 기술의 반복연습이나 목적없는 시간때우기식의 시합에 수업시간을 소비하지 않도록 교사의 지도능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비중을 둔다. 따라서 수업의 구성이 농구기술 향상이 아니라 농구기술을 어떻게 가르치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예비교사들은 수업시간마다 가상의 학생과 교사가 되고 교사 역할을 맡은 예비교사들은 계획된 지도안에 따라 학생들을 지도한다. 이때 교수들은 지정된 가상의 교사들에게 지도 방법에 대한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하여 예비교사들이 교사가 되었을 때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게 준비시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주어진 과제들을 살펴보아도 예비교사들의 실기능력 향상이나 실기과목에 관련된 이론적 지식의 함양 보다는 지도하게 될 각 학년과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지도법을 계획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주를 이룬다. 학부학생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육상, 농구, 테니스, 축구, Adventure sports 과목을 이수해야하며, 학생들의 운동기술측정 및 평가방법에 대한 수업, 체육수업에서의 여러 사회 및 문화적인 이슈 (예: 남녀차별, 비만학생, 장애학생, 종교, 실기능력, 신체이미지, 체육의 역할 등)에 관련하여 비판적이고 심층적인 토론을 하는 수업, 초,중,고등학교 체육교과에 대해 대한 수업을 이수하는 것이 졸업 요건이다.

물론 실기능력 향상을 위한 수업들도 개설되어 있다. 테니스, 배구, 웨이트트레이닝 그리고 Social dance 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것도 또 다른 졸업요건을 이다. 이러한 수업들은 학생들의 실기능력 향상을 목표로 수업이 진행된다. 또한 예비교사들은 졸업 전 까지 각 10시간씩 지역사회에서 기초레벨의 체조, 수영, 그리고 구기종목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지도해야한다. 이러한 수업들은 학생들에게 체육의 기초종목과 구기종목을 가르치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대관계를 더욱 견고히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다른 OSU 교과과정의 특징은 충분한 현장실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7번의 현장실습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체육교과의 이론적 지식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식교사가 되기 전에 실제현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체험이 필요함을 중시 한다. Supervision Program을 통하여 한 학교에 4-5명의 학부생과 1명의 Supervisor가 배치되어 Supervisor는 학생들의 수업계획을 검토하고 조언하며, 모든 수업을 직접 관찰하고 지속적인 Feedback을 학생들에게 주는 방식이다. 이것이 한국과 비교했을 때 현장실습에 있어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은 1개월의 교생실습이 학교현장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물론 교육과정이나 여러 여건들이 미국과는 다르지만 유능한 교사 양성을 위해서는 예비교사로서의 트레이닝 기간 동안 충분한 사전 경험과 교과내용의 이해 그리고 지도철학의 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대학은 이러한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계발하고 적용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OSU 학생들의 졸업 이수 학점은 최소 196학점이다. 한국의 학부과정과 비교했을 때 놀랄 만큼 많은 학점이다. 하지만 OSU의 체육교육과 교수들은 이것마저도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학생들이 장애가 있는 아동들과 신체활동을 함께하고 특수체육과 통합교육 (inclusive education)에 대해 배우는 수업과 아동발달 및 아동체육 이론과 실제수업을 포함하여 몇몇의 과목은 현재 수업 시간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OSU 체육교사양성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정식교사가 되기전에 충분한 사전경험과 체육교과에 대한 지식 그리고 교사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인 책임감과 교육철학 등 기본자질을 함양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양질의 체육교사양성 프로그램이 진정으로 유능한 체육교사를 양성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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