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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근육이 녹아내리는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아시나요?

                                                                           
                                                  글/김주영 (국민대학교 대학원 운동 생화학 석사과정)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를 이뤄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기 위해 좋은 동기 부여 요소를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노력을 하고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용기를 불어 넣어주면서 심리적인 요인까지 조절하기도 한다. 때로는 운동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고자 강도를 높이지만 운동 강도에 저항할 수 있는 자신의 신체적 수준이 한계에 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더 무거운 무게를 들거나 반복 횟수를 늘리는 등의 어리석음을 범한다. 이것은 자신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나타내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하는데 대표적으로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이 있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운동 이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해 치료하지 않은 상태로 두게 되면 신체의 기능 장애를 초래하거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을 만큼 위험하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보고한 대부분의 사례는 이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이 연속인 군인이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했던 일반인이 강도 높은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난 뒤에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나타낸 사례가 보고되었다. 자격을 공인받은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실시한 후에 이러한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일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트레이너와 지도자에게 의미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군인,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어느 특정 대상을 불문하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자신의 신체적 수준 이상의 운동 프로그램 수행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운동은 우리에게 항상 좋은 점만 가져다주지 않는다. 운동의 이면에는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과 같은 커다란 부작용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은 과도하고 격렬한 운동으로 정상적인 근육이 손상을 받게 되면서 근육 내에 존재하던 마이오글로빈, 크레아틴 키나제, 칼슘, 칼륨 등이 혈액으로 유출되는 양이 많아지면서부터 발생한다. 특히, 혈액 내에 마이오글로빈이 많아지면 이것이 체외로 배출되고자 신장으로 운반되어지고 날카로운 특성을 가진 마이오글로빈이 신장의 세뇨관을 손상시키게 되면서 신장의 기능 정지(급성 또는 만성신부전)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근육 내로 칼슘이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저칼륨혈증이라는 전해질 대사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근육을 추가적으로 손상시키는 단백질과 지방의 분해 효소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보여준다. 칼륨도 심장의 박동을 방해하면서 혈액순환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은 과도한 운동이 주된 원인이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의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초기 증상이다. 자칫 일반적인 근육통으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근육통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에 의해 동반되는 근육통은 우리의 신체활동에 영향을 미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콜라 또는 차와 같은 색깔을 보이는 적은 양의 소변도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증상이다. 극심한 근육통과 함께 정상적이지 못한 소변을 확인했다면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외에도 권태감, 열, 구역 및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에는 혈액의 크레아틴 키나제와 마이오글로빈 등이 있지만 진단 검사 장비를 가지고 있는 병원 외에서는 측정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의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

1. 운동을 시작하기 전 자신의 체력수준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과거 병력(수술, 정형외과 및 내과적 질환 등)을 다시 살펴봐야 하고 기초 체력 요인을 측정하여 체력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운동에 참여하도록 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측정 기술 등을 갖춘 운동사를 찾아 상담 및 지도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2. 운동 프로그램의 실행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운동 프로그램에 우리 신체가 충분하게 적응된 이후에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변화시키기 보다는 일정 기간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운동에 오랫동안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감기나 유행성 플루(flu)와 같은 전염성이 있는 질환에 노출되거나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면 운동 시 조심해야 한다.

-횡문근융해증은 독감 바이러스와 그로 인해 복용하게 되는 약물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과도한 운동까지 더해진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비록 운동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지만 2009년, 전국적으로 유행한 ‘신종 플루’ 에 감염되어 병원에서 ‘타미플루’ 를 처방 받아 복용했던 한 여고생의 사망 원인은 바로 횡문근융해증이었다. 횡문근융해증을 진단하는 혈액 지표인 크레아틴 키나제의 정상 범위가 22~198 U/L인데 반해 당시 여고생은 정상범위의 30배가 넘는 수치를 보였다
(2009년 11월 19일, SBS 뉴스 보도).

 
4. 실외에서 운동을 하게 될 경우라면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한여름 같이 극단적인 더운 날씨는 조심해야 한다. 높은 고온과 습도를 이겨낼 수 있는 내성을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가지진 않는다. 높은 고온과 습도는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키는데 기여하는 요인들로 알려지고 있다. 외부에서 장시간 강도 높은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경우, 운동 시작 전 고온과 습도의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피부를 노출시켜 땀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한다. 면과 같은 소재의 옷을 착용하거나 바람이 잘 부는 환경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되는데 바람이 불게 되면 피부가 접촉할 수 있는 공기 분자가 많아져 신체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시켜 줄 수 있다.

5. 모든 운동 시간 동안 수분을 잘 섭취한다.

-장시간 고강도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는 온도를 낮추고자 하는 항상성 작용 때문에 많은 땀을 배출해내면서 탈수를 일으키게 된다. 많은 땀 손실은 전해질과 무기질까지도 배출시킨다. 이런 변화는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키는 중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분과 스포츠 음료의 지속적인 섭취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수분 대사 작용을 도와줄 수 있다.

6. 적절하고 균형적인 영양섭취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우리 몸은 운동 시 영양이 부족하면 그것을 인지해서 단백질과 같은 근육의 구성물질을 에너지로 사용하게 된다. 단기간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일반인이나 보디빌딩, 레슬링, 유도, 체조 등과 같이 극단적인 체중조절이 필요한 종목에 있는 운동선수는 특히 조심하여야 한다. 국내와 국외의 많은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 사례에서 영양결핍과 관련한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 중 어느 하나 부족하지 않게 잘 섭취하여야 한다.

7. 근육의 스트레스를 보호할 수 있는 항산화제를 섭취한다.

-우리가 운동을 하게 되면 활성산소가 신체 내에서 발생한다. 많은 활성산소는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손상시킨다. 운동 이후 비타민 A, C, E 등과 같은 항산화제를 섭취해서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이 일어날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하자.


                                    (작은 실천이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긴 하지만 쉽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을 조금 신경써준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위에서 제시한 예방 가이드라인을 잘 숙지하도록 하자.   
 
운동은 약이다(Exercise is Medicine)’ 라는 표어가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을 정도로 운동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참여가 앞으로도 꾸준하게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운동에 대한 맹신과 자만은 금물이다. 운동은 언제나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운동을 하려는 당신이여, 당신의 선택은 앞면인가 뒷면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Tip! 이런 운동이 위험할 수 있다.

1. 마라톤, 트라이애슬론

장시간 고강도 운동으로 알려진 위 두 운동은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이미 외국의 많은 사례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실외의 고온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온도와 옷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준비기간 없이 무턱대고 친구나 직장 동료들을 따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2. 보디빌딩

그야말로 몸만들기의 대명사로 알려져 남녀 모두 많은 참여비율을 보이고 있는 운동이지만 근육이
손상될 가능성 또한 높다. 낮은 무게로 몸을 충분히 준비시키도록 하자.

3. 크로스핏

최근 매스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고강도 운동 중의 하나이다. 많은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로 다이어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히 매력이 있지만 외국에서는 심심치 않게 크로스핏에 의한 운동유발성 횡문근융해증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고강도 운동이 능사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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