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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북한의 ‘체육 대중화․생활화’


                                                                           

                                                              글 / 김혁출(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체육의 대중화 위해 ‘인민체력검정’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군중체육 사업이 인민체력검정이다. 인민체력검정이란 학생이나 노동자 등 어느 특정 계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일종의
체력장 제도다.

 1948년부터 매년(8~9월) 꾸준히 행해져 오고 있는 이 인민체력검정의 시행목적은 표면상 ‘체육의 대중화’에 있다. 인민체력검정 규정 제1조에는 ‘인민들의 기본체력을 정확히 판정하며 체육을 대중화 생활화함으로써 인민들의 체력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검정종목을 보면 일상생활과 노동생활, 군사력에 필요한 집중력, 인내력, 투척력, 운반력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인, 어부, 해외 출장자 등을 제외한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하며, 수검대상자들은 소년급(9~15세), 성인 1~2급(16~50세)으로 나누어진다.

최근 북한은 체력검정 사업이 점차 형식에 치우치는 연중 행사로 의미가 퇴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당국에서는 판정원칙의 준수를 촉구하고 있으며, 각 종목의 참가인원에 따른 성적을 집계하여 모범을 보인 시·군․구역에는 ‘모범체육郡(구역)’칭호를, 학교에는 ‘모범체육학교’라는 칭호를 수여하고 있다고 한다.

집단체조 및 집단달리기

집단체조는 체조와 무용을 기본 표현 수단으로 하여 수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방대한 규모의 율동이다. 우리의 매스게임으로 이해하면 된다.

북한은 이 집단체조를 가리켜 ‘청소년들과 근로자들을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며
조직성, 규률(율)성, 집단주의 정신으로 교양하는 동시에 그들의 몸을 튼튼히 단련하는 효과적인
수단의 하나’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집단주의 정신을 교육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수 천 명에서 많게는 2~3만 명에 이르는 인원이 참가하는 집단체조는 주로 체육행사에 이루어지나, 김일성·김정일 생일, 정권수립일, 조선로동당 창건일 등 정치적 행사나 기념일 등에 많이 시행된다.

북한에서는 국가체육지도위원회 행정 부서로 군중 체육 국이 있으나, 그 산하단체로 집단체조협회를 별도로 두고 있을 만큼 집단체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집단달리기는 북한 군중체육의 또 다른 특징이다. 집단달리기는 모든 행정 단위와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기관 등 직장 단위에서 실시되고 있다. 집단달리기는 혁명역사 학습과 당 정책 및 혁명전통을 주지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 즉 정치사상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현재 집단달리기 행사종류로는, 충성의 편지 전달 달리기, 붉은기 쟁취를 위한 혁명전적지 이어달리기, 조국통일 달리기 등이 있다. 그 형식은 김일성의 항일 혁명 활동 관련 지역인 이른바 혁명전적지 및
사적지들을 출발점으로 하여 평양에 도착하는 패턴이 많다. 평양에 도착 시 대규모의 군중집회를 통해 집단으로서의 단결력과 집단주의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체육관련 행사 ‘체육의 날’ ‘체육월간’

 북한은 1990년대에 들어와 체육의 대중화, 생활화를 강조하면서 군중체육을 장려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체육의 날’이다. 1992년부터 매월 둘째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정하고 지역 및 각급 단체별로 각종 체육경기를 개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체육의 날에는 통상 사이클, 줄다리기, 공 안고 달리기, 100m 달리기 등 경기가 펼쳐진다. 북한은
이 체육의 날을 통해 주민들의 체력강화와 조직성, 규율성을 높이고 집단주의 정신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매년 10월 둘째 일요일은 체육절이다. 이때는 각종 체육행사와 함께 전국적인 종합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참고적으로 우리나라(남한)는 4월 마지막 주가 체육주간이며, 10월 15일이 체육의 날이다.

북한은 정권 초기부터 근로인민들의 체력강화를 위해 체육월간 행사를 지정·운영해 왔다. 여름철에는 수영보급을, 겨울철에는 동계 스포츠 종목을 보급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 일환으로 혹서기인 7~8월을 ‘해양체육월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운영해 오던 ‘수영 보급월간’을 1970년대에 개칭한 것이다.

해양 체육월간은 처음에는 인민체력검정사업의 연장선이었으나, 후에 수상스포츠 보급 및 활성화,
근로생산성 제고 등 다목적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이를테면 학생들에게는 수영, 수구, 다이빙 등 해양 스포츠를 보급하고, 수산업 종사자들에게는 근로능력 향상차원에서 적극 장려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순수 수영 종목 외에 배타기, 도강훈련, 해상 수기신호 등 국방체육 종목을 추가시켜 진행해 오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북한의 주민들은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수영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편 북한은 1980년대부터 동계시즌 동안 ‘겨울철 체육월간’으로 지정하고, 매년 1월부터 2월까지 청소년과 근로자들의 동계 체력강화에 힘쓰고 있다. 초창기 겨울철 체육월간 내용은  청소년들에게 강인한 의지와 사상의식을 높이는 차원에서 눈길행군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피겨스케이팅과 스피드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등이 선보이며 점차 동계 스포츠종목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어 오고 있다. 그러나 스케이트장이나 스케이트 장비들이
턱없이 부족하여 논과 밭, 저수지 등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경우가 많으며 스키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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