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오재근(한국체육대학교 교수)
일반적인 경우라면 나이가 들수록 생리기능이 저하되고 이에 따라 체력, 호흡기능, 심장기능, 신장기능, 감각기능 등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조직의 허약화로 잘 삐거나 부러지게 될 뿐만 아니라 탄력성도 적어 기능적인 회복 속도도 늦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어르신은 꼬부랑 노인네가 되고 어떤 어르신은 여전히 이팔 청춘처럼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개인차 때문이다. 개인차는 살아온 이력이자 자신에 대한 관리의 산물이다. 경제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면에서의 개인차는 간혹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되어지는 반면 사람의 체력이나 생리 기능은 꾸준하고 규칙적인 활동에 의해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편차가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20대에야 별다른 훈련이나 연습 없이도 운동 경기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겠지만 30대, 40대를 지나 50대부터는 그 편차가 급격히 증가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하는 엎드려 팔굽혀 펴기의 경우만 보더라도 20대의 개인차가 100% 정도임에 비해 70대에는 220% 정도의 차이가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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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개인차는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하나는 나이가 들수록 일상생활의 활동이 체력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과 하고 있지 않고 있는 사람과의 차이가 젊은 사람보다 현저하게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젊을 때의 신체활동은 그 사람의 수명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4, 50대를 넘어서면서 부터의 운동은 그 사람의 건강에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또 한 가지는 노인일수록 그 연령대의 일반적인 운동량이나 운동강도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여 개인의 체력과 건강 상태에 맞게 운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이 냉정하게 적용되는 몸의 조직이 근육이다. 근육도 뼈나 혈관처럼 젊었을 때 최고치가 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젊었을 때 근육을 키워놓으면 그 초기값이 높아 나이 들어 근육이 감소해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근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에도 높은 수준의 근력을 유지하려면 가능한 일찍부터 근력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근육의 양과 힘은 20세를 지나 25세에 이르면 최대가 된다. 30세를 전후해서 근섬유의 노화가 시작된다. 일단 노화가 시작되면 근섬유의 크기나 숫자가 줄어들게 되고 근섬유가 가진 장력이 떨어지게 되므로 전체적인 근육의 크기나 양도 줄뿐더러 근력도 떨어지게 된다. 더욱이 50세 전후가 되면 근섬유내 단백질 합성 속도가 분해 속도보다 느려져 근육이 급격하게 퇴화하기 시작하여 25세 전후에 형성된 근육 최대치의 10%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 수치는 의사가 임상적으로 근육감소증이란 진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 자기 평소 체질량의 13-24% 정도가 감소한 상태인 점을 감안한다면 10% 이상의 근육 감소는 일상생활을 위한 기본 근력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근육 감소에 의한 근력 감소로 나타날 수 있는 노년의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사고가 낙상(落傷)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사망률과 유병률이 높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2005년도의 60세 이상 사고별 경험 비율에서 40%가 넘는 낙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낙상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낙상으로 인한 골절이나 다른 후유증으로 인해 고통 받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흔해서 높은 의료비가 들기도 한다. 낙상이 남자보다 여자 어르신들에게 더 많은데 그 이유는 근력 감소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더 크고, 상체보다 하체에, 느린 속도의 동작보다 빠른 속도의 동작에서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생물학적 나이라도 남들보다 삶의 질이 더 높은 당당하고 독립적인 노년을 보내려면 근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근육은 정직하여 근육 체계는 근육 훈련의 결과를 충실하게 반영한다. 장시간의 유산소성 운동을 하느냐 단시간의 무산소성 운동을 하느냐에 따라 훈련의 효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또한 사용되었던 근육과 현재 근육이 사용되는 방법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어느 운동 프로그램이냐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도 틀려 근육만 해도 10%의 근육을 키우는데 20대때 2주 밖에 안 걸리던 것도 60세 이후에는 3개월 이상 필요하긴 하지만 힘의 증가를 느끼는 데는 2개월 이내로도 충분하다.
근력 운동은 중력에 저항하여 무게를 드는 항중력(weight bearing) 또는 저항(resistive) 운동이라고도 하는데, 흔히 아령이나 역기 들기로 알려져 있는 무게를 가진 기구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저항 운동이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운동하고자 하는 부위에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될 만한 부하가 가해져야만 하고(과부하의 원리), 시간이 지나면서 인체는 이런 과부하에 특수하게 적응하게 된다(특수성의 원리). 그래서 저항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무게와 횟수를 정하는 일이다. 1946년 DeLorme은 10회 반복할 수 있는 최대 무게(maximum of 10 repetitions)를 이용한 근력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지금까지도 저항 운동을 실시할 때 초기 무게를 정하는 RM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저항성 운동은 어떠한 연령층에서라도 근력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지만 쇠약한 노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근력의 절대량이 아니라 상대적인 근력의 향상이다. 연령에 따라 체지방은 늘고 제지방은 감소하게 되므로 체중이 늘어나도 일상적인 활동이나 작업, 운동에 사용할 수 있는 근조직의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근육을 키우는 것 보다 계단 오르기나 낙상 방지 등 생활 근력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노인들의 중량 운동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무거운 무게를 들었을 때 오는 혈압 상승과 흉강 내의 압력 증가이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의 병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낮은 저항과 많은 반복 횟수를 적용해야만 심근경색이나 중풍 같은 갑작스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은 곧 힘을 잃고 크기나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인체는 항상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대변하는 조직이 근육이다. 나이가 들면 가장 낮은 강도의 신체활동도 근육 약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이 살아있는 동안은 늘 당장이라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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