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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성장기 아동에게 더욱 필요한 신체활동!

                                                                           글/박성태(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요즘 초등학생들을 보면 무척 안쓰럽다. 한창 뛰어 놀 시기에 운동장이 아닌 학원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아이들 건강은 좋은 음식과 종합영양제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요즘 부모들은 아이의 신체활동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진정 무엇이 필요한 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하겠다.

 
성장기 아동의 건강을 위해 활발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고, 신체활동이 주는 이득은 매우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이 시기의 활발한 신체활동은 건강한 신체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규칙적이고 활동적인 신체활동은 골격에 중력이 작용하는 힘을 가함으로써 성장판을 자극하게 된다. 또한 신체활동은 근육을 비롯한 인체 각 기관을 형성하는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키게 된다. 뼈 성장과 근육 발달은 성장을 자극하는 호르몬(성장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인슐린, 칼시토닌 등)을 분비하는 내분비계와 근골격계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성장에 있어 핵심 호르몬은 성장호르몬(Growth Hormone)으로, 이 호르몬은 인슐린유사 성장인자(IGF-1) 분비를 자극하고 IGF-1은 골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활발한 신체활동은 성장호르몬과 IGF-1 분비를 자극하여 성장을 촉진시키게 된다. 골격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수영과 같이 중력의 작용이 작은 운동 보다는 달리기, 줄넘기, 중량 운동 등이 더 효과적이다. 이러한 운동들을 최소 일주일에 3일, 1일 60분, 중등도 강도 이상으로 실시해야 아동의 원활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두 번째로 아동기의 신체활동은 과도한 지방축적을 예방함으로써 인체의 구성 성분들을 균형 있게 만들 수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성분은 크게 지방과 제지방 조직(인체에서 지방을 제외한 구성 성분)으로 구분된다. 다량의 영양섭취로 에너지 흡수는 충분한 반면, 신체활동을 통한 에너지 소비가 적으면, 남는 에너지는 체내 지방의 형태로 축적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인체는 체지방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비만으로 발전하는데, 활발한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칼로비 소비량과 섭취량을 균형 있게 하여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활발한 신체활동으로 충분한 근육을 만들어 두면 기초대사량(활동하지 않아도 생명을 유지하는데 쓰는 에너지대사량)을 증가시켜 그만큼 남는 에너지가 적어서 체중 조절을 쉽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체활동은 신체적 성장과 발달 뿐만 아니라, 정서적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성인 못지 않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곧 우울증으로 발전하여 원만한 대인 관계를 저해하여 정상적인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많은 연구들이 규칙적인 신체활동이 분노와 우울감을 완화시키고, 자기 존중감을 높여 주어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 8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가 있다. 그는 7세때 ADHD 증후군(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판정받았는데, 약물 치료와 함께 수영을 시작한 것이 ADHD 치료는 물론 세계적인 수영 영웅으로 자라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신체활동이 분노나 우울증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와 복합적 혹은 독립적 효과를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활발한 신체활동은 뇌 세포의 활성을 도와서 기억과 학습 능력을 높인다고 한다. 신체활동과 정신건강 및 대뇌활성과의 관계에 관한 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야 하겠으나, 학습의 집중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몇 시간씩 책상 앞에 잡아두는 것보다는 하루 한 시간의 운동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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