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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운동하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을까?

                                                                                                        글 / 백성수 (상명대 교수)

 
규칙적인 운동은 기분을 좋게 해주고 잠을 잘 오게 한다. 운동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행복하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갖게 한다. 운동을 통해 체중이 감량되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서 좋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운동을 통하여 신경세포가 튼튼해지는데, 뇌로 향하는 혈액과 에너지의 공급이 개선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운동은 신경세포내 유전자들이 신경영양인자 및 신경발달인자라는 단백질 생산을 유발하도록 한다. 신경전달물질들은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와 연접하도록 촉진하며, 더 많은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이를 신경가소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운동은 근육의 가소성 뿐만 아니라 신경가소성을 유도함으로써 뇌기능의 향상을 도모하며 결국 뇌를 건강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뇌의 해마 치상회라는 특정부위에서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든다. 



                                            콘텐츠출처: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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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 신경세포생성은 억제되고, 세포 사멸이 증가하게 되는데, 운동은 이러한 작용에 대한 역기능을 담당하므로 억제된 뇌 해마의 신경세포생성을 완화시키고, 증가된 세포사멸을 감퇴시키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정신적인 뇌 손상을 받게 되면 뇌기능이 퇴화하게 되는데 운동을 하면 정신적 스트레스와 노화 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감 시킬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현상은 뇌의 세로토닌 수준 감소이다. 발견된 지 가장 오래된 중추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은 척추동물의 뇌에서 행동을 조절하는 가장 강력한 물질 중의 하나이다. 반면에 운동은 아주 좋은 항우울 기능이 있다.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serotonin; 5-HT) 발현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운동의 항우울 효과는 항우울제를 능가하는 것으로 일부 연구에서 보고되기도 하였으며, 운동이 최고의 항우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울증으로 인한 세로토닌의 감소는 신경세포생성을 억제하여 기억력을 감퇴시킬 수 있다. 운동은 억제된 세로토닌의 수준을 정상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고, 신경세포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우울증으로 인한 기억력 감소를 운동을 통하여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까지 특정 뇌 영역과 우울증의 관련성은 논란이 많다. 그러나 동물실험에서 반복적인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신경세포는 위축 또는 사멸하며, 특히 해마 치상회 과립층의 신경세포생성을 억제한다고 보고되었다. 해마의 신경세포생성은 운동, 학습 등의 자극을 통하여 증가하므로 기억과 학습 그리고 감정조절 등과 밀접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우울증 환자의 해마는 우울증을 앓았던 기간이 길수록 위축되어 있고, 우울증이 오래전에 회복되었어도 이런 변화는 계속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해마가 손상되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코티졸 분비를 조절하는 해마의 음성 되먹임 기전에 이상이 생기게 되고, 그 결과 코티졸의 과도한 분비는 계속되어 해마의 손상이 반복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일생동안에 몇 년에 걸친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 중 가장 중요한 질환이고, 생애동안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질환 중 네 번째로 꼽히며, 조기사망률을 고려할 때도 반드시 측정되어야 할 항목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역학적 연구결과, 우울증은 인생의 초기에 자주 나타나고, 만성으로 발전하며 다른 의학적 질환, 예를 들면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들의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와 같이 우울증 환자가 급격하고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장애로 인한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발전해 감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부터 우울증을 정신장애의 한 영역으로 인정하여 우울증 환자를 법적으로 장애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운동은 거의 부작용 없이 건강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운동의 여러 영역에서 입증되고 있다. 운동의 효과를 얻기 위하여 비싼 장비등의 대가를 지불하지 않더라도 사무실에서 좀 떨어진 곳에 차를 주차하고 매일 10분씩 걷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사용해 보자. 힘을 들여서 땀 흘리는 노력은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좋지만 심리적 행복과 우울증의 개선을 위해서라면 운동의 강도와 시간보다는 운동을 습관화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을 시작한지 8주 정도가 지나면 운동을 계속하기가 쉬워지고, 운동이 즐거운 습관이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결국 운동의 생활화는 우울증 예방과 더불어 건강복지사회 구현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백성수(2010). 스포츠 건강의학: 운동하면 머리도 좋아진다. 스포츠과학. 10호.
백성수(2007). 뇌 해마의 신경세포생성과 운동의 항우울 효과. 한국운동재활학회.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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