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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최대경기력발현을 위해서는 잘 쉬는 것도 필수다.

                                                                                       글 / 서한교 (한북대 건강관리학과 교수)
 


최대경기력을 나타내는 말로 피킹(Peaking)이란 단어가 있다. 피킹단계는 트레이닝기간 중요한 시기
인 경기 약 3개월 전부터 각 종목 선수의 개별 및 유, 무산소 종목 특성에 맞게 트레이닝을 실시하여
최고의 경기 기록을 내기 위한 과정을 말하며 최고의 성과를 얻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피킹의 마지막 조절 단계를 테이퍼(Taper) 또는 테이퍼링(Tapering)이라 한다. 이것은 시합 전
훈련량의 감소를 통한 경기력 향상법을 뜻하는데
점감법(漸減法)이라고도 하며 대회일(D-day)에 맞추어
자신의 컨디션 상태를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기 위해 평소의 훈련량을 줄여 나가는 것을 말한다.

 
테이퍼링의 기원은"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달린다"는 명언과  함께 인간 기관차로 잘
알려진 체코의 에밀 자토페크(Zatopek, Emil)선수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해 올림픽에서 대회를 2주
정도 앞두고 입원하였는데 대회 2일전에 퇴원한 그는 2주간의 휴식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고 5000m, 10000m, 그리고 처녀 출전한 마라톤에서도 세계기록을 세우며 우승하여 이 일을 계기로
테이퍼링을 "자토페크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토페크의 우승 사진>

그러면 테이퍼링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보자.

테이퍼링의 목표

테이퍼링의 목표는 D-day에 맞추어 평소의 훈련량을 감소시킴으로서 강도 높은 운동이나 인터벌
트레이닝으로 인한 피로를 풀고 신체적, 심리적으로 좋은 기록을 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하며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로 대회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피킹을 나타내는데 그 목적이 있다.


테이퍼링의 전제

테이퍼링의 전제는 운동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것으로 둘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는가에 효과는 달라진다. 테이퍼링의 기간이 너무 길면 체력이 저하되고 너무
짧으면 피로를 회복할 수 없다. 보통 2~3주 정도가 좋으며 강도가 높거나 고도의 훈련을 한 경우라면
좀 더 기간을 길게 잡는다.

피로를 회복하면서 훈련으로 단련된 신체기능을 잃지 않으려면 훈련시간과 훈련횟수를 줄이되 훈련
강도는 꾸준히 유지해야한다. 간혹 대회를 앞두고 조바심으로 훈련량을 늘이는 우를 범하거나
테이퍼링기간 동안 “혹시 훈련효과를 못 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스트레스는 오히려 정신적 피로를
쌓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심리적 부담은 일주일에 한번정도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면서 해소하는
것이 좋다.


훈련강도

훈련강도에서 강도를 낮추는 테이퍼링은 약화된 신체기능이 6% 향상되지만 강도를 유지한 채 횟수
를 줄이는 것은 22%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 훈련량을 줄이지만 격렬한 운동을 해야 그동안 훈련과
연관된 적응을 유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훈련량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시행해 주는 것이
좋으며 훈련이 부족한 경우라면 테이퍼링 기간 동안 피로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꾸준히 할 수 있는
훈련스케줄을 잡는다.


훈련량

훈련량은 일정한 비율로 줄이는 것 보다는 휴식과 강도 높은 훈련을 섞어 일주일단위로 감소시켜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회 3주전에는 일주일에 이틀정도 휴식을 하고 나머지 기간은 자신의 페이스
대로 훈련을 하고, 2주전에는 휴식일을 하루 더 늘리고, 1주전에는 5일 정도를 쉰다. 여기서 휴식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조깅, 스트레칭을 뜻한다. 주단위로 전체 훈련량을 비교해
보았을 때 3주전에는 평소 운동량의 20~25%를, 2주전에는 40%, 1주전에는 60~70%%이상까지 줄이는
것이 좋다.

훈련량을 줄인다는 것은 회복에 중점을 두는 의미이다. 거기에 훈련 빈도까지 필요이상 감소시키면
훈련에 의한 우리 몸의 적응능력이 일주일 만에 상실하여 경기력이 감소한다. 따라서 훈련량을
줄이되 훈련 빈도는 20~50%로 감소하는 것이 선수들의 테이퍼링에 따른 생리적효과, 운동감각 및
리듬 등을 유지하기에 적합하다.


테이퍼링 기간

각 종목별로 "테이퍼링 기간을 얼마나 해야할까"하고 고민할 수 있다. 다양한 기간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 테이퍼링을 8~14일 하였을 때 최대경기력을 나타냈다고 한다(Kubukeli et.al, 2002). 그러나 또
다른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1~4주정도 라고 제안한다(Bosquet et. al, 2002). 논리적으로 종목별 훈련
량과 훈련강도에 의해 테이퍼링 기간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4~8주 훈련하고 대회를 임하는 선수
보다 오랜 기간 철인대회를 준비한 선수와는 테이퍼링 기간이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종목에서 훈련을 열심히 해왔다면 최소한 경기 1주전부터 라도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고
탄수화물 식이와 함께 스피드나 장거리 훈련보다는 경기페이스정도의 훈련으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경기 3일전에는 거의 쉬고 전날 가벼운 달리기 정도로 몸을 푼 다음 먹고 마시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해야 할 것이 없다. 이 시점에서는 신체적인 준비보다 자신감 등 마음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

모든 선수들에게 대회전 테이퍼링은 필수이다. 테이퍼링의 효과는 우리가 일상의 훈련속에서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꾸준히 훈련하다 사정상 몇일 못했을 경우 우려와는 달리 좋은 성과를 얻은 반면,
어느 대회보다 많은 준비를 하였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강훈련이 계속될수록
우리의 신체는 피로한 상태이며 근육 또한 미세하게 손상되어 있다.

 
테이퍼링은 바로 피로한 신체와 미세하게 손상되어 있는 근육의 원활한 회복을 위하고 당일 에너지원
으로 사용 될 글리코겐 축적을 위한 배려차원에서 주어지는 기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대부분의 경험있는
선수들은 2주전에 훈련에서 피킹을 유지하도록 계획한다. 더 향상하려고 대회전날 까지 무리한 훈련
계획을 생각지 말라. 이것은 부상을 유발하고 저항력을 감소시켜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트레
이닝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대회를 앞둔 선수들에게 경기력향상과 대회당일 최대경기력발현을 위해서
훈련만큼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래서 그들의 피와 땀으로 얼룩진 노력이 결실을
맺기 바란다.


* 참고문헌 : PERIODIZATION 5TH EDITION, 2009(저자:Tudor. Bompa,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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