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유진 (경희대학교 스포츠 과학 연구원)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시 중심에 위치한 오타와대학교 몬피티홀(Montpetit Hall)에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우렁찬 기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기 태권도가 이곳 대학교의 교양과목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특별히 승단 심사가 있는 날이다. 학생들은 일찌감치 체육관에
도착해 몸을 풀고 동작 하나 하나를 가다듬고 있었다. 연습을 하고 있는 시간조차도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학생들의 모습이 진지해 보인다.
드디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검증받을 시간이 되었다. 학생들은 일사분란하게 줄을 맞추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품새와 발차기를 이어나갔다. 간혹 심사도중 동작이 틀린 학생들도 있었으나, 그들은
당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인사를 하고 끝까지 동작을 마무리 하는 의연함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또한 동료가 송판 격파에 성공을 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함께 기뻐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태권도정신과 함께 절친한 동료애를 엿 볼 수가 있었다.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상대방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문화가 없는 이곳 캐나다에서 허리까지 숙여가며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이런 모습은 신선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체육관 유리벽 너머로 이들을 지켜보려는 학생들로 체육관 앞은 북새통을 이루었다.
태권도의 인기를 반영하듯 특히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매번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하는 바람에 수강
인원이 초과되어 다음 학기를 기약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사태까지 벌어진다고 하니 가히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를 지켜본 오타와대학교 측에서도 앞으로 태권도를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기위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현재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태은 사범은 “태권도를 지도함에 있어 그가 기술적인
부분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바로 태권도의 정신과 예절을 이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특히 “수련에 임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보다 예의바르고 절도 있게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낀다”며 “이런 정신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을 때 진정한
태권도인의 면모를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는 태권도를 지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을 직접 설립하여 후원하는 등 뜻 깊은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어 오타와
교민들 사이에서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손꼽히며 캐나다 이민자들의 선구자로써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오타와대학교 내에는 그의 업적을 기린 전용 태권도장이 건립, 운영 중이며 오늘도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기 태권도를 수련하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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