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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스포츠는 과연 건강한 걸까? 우리 몸을 파괴하는 걸까?

                                                                                           글 / 이근모 (부산대학교 교수)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포츠 활동의 참가의 결과로 건강과 웰빙을 향상시킨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운동중독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에도 오랜 운동으로 잘 다져진
운동선수의 근육 있는 몸매와 강인해 보이는 체력은 매력적이며 건강해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더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활동이 그리고 스포츠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과연 건강한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것이다.


적당한 신체적 활동은 체력을 증진시키고 자기효능감에도 영향을 미쳐 웰빙스런삶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건
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건강과 웰빙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신체적 활동 그리고 스포츠를 구분해야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Surgeon General(Usdhhs)의 조사에 의하면 단지 2개의 경쟁적인 스포츠, 20분 동안의 농구와
45분의 배구만이 건강한 신체적 활동이 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그 밖의 모든 스포츠
활동은 상해위험이 높아 이익보다 건강비용이 든다고 하였다.


특히 엘리트 레벨의 전문적 스포츠의 참가는 선수들은 자신의 신체를 끊임없이 단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고 연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George J.
Bryjak, Sociologist, University of San Diego, 2002). 사실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한 전문적
운동선수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은 인간 한계를 극복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정신적·신체적
고통
이 뒤따른다. 얼마 전 마라톤 스타 황영조(39ㆍ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가 "선수 시절
세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었다", "너무 힘들었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훈련 도중
세 번이나 달리는 트럭에 뛰어들었다"고 고백했던 기사내용은 스포츠가 얼마나 가혹한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2년 황선홍 선수가 머리에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면서 경기를 계속하였던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그 당시, 온 국민들은 그의 부상투혼에 감동하였고 열광하였다. 하지만 그의
가족들은 어떠하였을까 그리고 나 또한 뇌에 충격이 가지 않았을까하고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던 때가 있었다.


경쟁적인 스포츠에서 나타나는 신체상의 부상은 선수생활을 위협할 수도 있으며,
중도탈락 및 평생 장애를 안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
한다. 그리고 주위의 전직 혹은
현직 운동선수들에게 당신은 건강한가를 물어본다면 과연 몇 명이 나는 신체적으로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특히, 격투기 선수들이 상대방이 쓰러질 때까지 치고 때려야
하는 스포츠 상황은 너무 잔인하지 않는가... 

 

 

 
전문적 스포츠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부상뿐만이 아니다. 각각의 스포츠 종목에
알맞은 몸으로 연마하기 위해서 과체중 혹은 저체중으로 신체를 혹사시켜야만 한다. 체중조절을
해야 하는 선수들의 거식증 증세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역도, 씨름, 스모 등의 몇몇
스포츠 종목의 운동선수들은 끊임없이 체중을 불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 예로 스모선수들의 일상생활은 보통 새벽 4~5시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거른 채 5시간동안
게이코(けい-こ)라고 하는 고된 훈련을 시작한다. 정오 경 훈련이 끝나면 목욕을 하고 그날의
정찬을 먹는다. 이들이 먹는 식사는 찬코나베(ちゃんこなべ)라 해서 큰 냄비에 굵직하게 토막
친 생선이나 고기, 계란, 해산물에 각종 채소, 두부, 콩, 면이나 밥을 넣고 끓인 고칼로리의
죽입니다. 여기에 밥을 더 얹혀 먹고 맥주나 사케를 곁들이기도 한다.


이 엄청난 양의 식사가 끝나면 몇 시간 동안 낮잠을 자는데 많은 식사량과 식후 수면으로
체중이 빠르게 증가하게 된다. 잠에서 깨면 곧바로 저녁을 먹고 다시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새벽 일찍 잠에서 깨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매일 이 같은 일상을 수년간 반복하면 거구의
스모 선수 몸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들 중에는 질병이 생겨 중도에 하차하는 경우도 있으며,
30세가 넘으면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어렵고 수명도 짧은 편이라고 한다.

 

물론 적당한 신체적 활동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고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자아 효능감 및
사회성 함양 등의 정서적인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들이다. 하지만 정작 일반인들에게 신체적 활동을 장려하고 롤모델이 되는 전문적
운동선수들의 상황과 매스미디어에서 스포츠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현 사회의
문제점은 되돌아볼 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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