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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콘서트 방불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콘서트 방불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

 

글 / 조해성 (국민대학교 사법학)


  지난 1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이하 보스니아)와 평가전 겸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4만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41,254명의 관중이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관중속에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응원단인 붉은악마 1,500여명 또한 함께 했다.

 

  영상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경기 시작 5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전주역에는 붉은색 유니폼과 응원티를 입고 타지역에서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전주월드컵 경기장에는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전반전 종료 후 하프타임에 있을 월드컵 공식 응원가인 ‘We, The Reds(우리는 하나)’ 공연 리허설이 지연되면서 예정되어 있던 입장시간인 5시 30분을 넘어 입장했지만, 팬들은 불평불만보다는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표정이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5시에도 사람들이 경기를 보기위해 모여있다.


  이날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는 다양한 붉은악마들이 함께 했다. 멀리 서울에서 온 붉은악마, 대전에서 버스를 대절해 40여명의 붉은악마들과 함께 오기도 하고 4인가족이 모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맞춰 입고 온 가족 붉은악마도 있었다.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 붉은악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탈리아, 네덜란드 같은 축구 강팀들도 나가지 못하는 월드컵 본선에 9회 연속 진출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 가족은 전북의 팬이기도 했는데 월드컵 본선에서 첫 골을 누가 넣을지 묻는 질문에 “아들은 이재성(전북, 25), 딸은 김신욱(전북, 30) 선수가 골을 넣을 거”라고 이야기 했다.

 

△ 가족 모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맞춰입고 온 가족

 

  대전에서 40여명의 붉은악마를 이끌고 온 붉은악마 대전지부 권혁민 팀장은 “월드컵에서의 성적이 어떻게 되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야 한다고 생각해 오늘도 전주까지 내려왔다”며 “월드컵을 계기로 K리그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주까지 내려온 배경과 소망을 드러냈다.

 

  이윽고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입장을 알리는 멘트를 하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붉은색 LED로 선수들을 반기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경기가 시작되자 붉은악마 응원석은 마치 콘서트의 스탠딩석처럼 변했다. 관중 누구도 앉아있는 사람없이 ‘오 필승 코리아’, ‘아리랑’, ‘승리를 위하여’ 등 응원가를 떼창하고, 다양한 응원구호를 끊임없이 외쳤다. 비록 보스니아의 에딘 비스카(28,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FK)에게 세 골을 헌납하며 1:3으로 졌지만 전주월드컵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전북 현대 소속의 이재성이 득점했을 때는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의 함성을 보냈다.

 

△ 모두 일어나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반차를 쓰고 서울에서 친구들과 전주까지 내려온 붉은악마 서울지부 메트로스 박병권씨는 경기 후 “선수들이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체력을 갖춰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월드컵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이날의 패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번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 붉은악마들의 응원을 진두지휘한 붉은악마 전주지회 부운영자 박세현씨는 “이번 출정식을 한달 전부터 준비를 했는데 준비를 하면 할수록 국가대표팀에 대해 식었던 애정이 다시 차올랐다”며 “16강 이상의 성적도 중요하고 승,패 결과가 중요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피와 땀을 흘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투지있는 경기했으면 좋겠다”며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이영표(41) KBS 해설위원은 “지난달 24일 KBS 2018 러시아 월드컵 기자간담회에서 ‘솔직히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이기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붉은악마들은 진정으로 축구를 좋아하고 즐길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붉은악마들은 출국하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길 바라고, 한마음으로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했다. 비록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한조에 편성되며 약체로 평가 받지만 붉은악마들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에 대해 무한한 지지와 응원을 보낼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