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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가깝고도 먼 리듬체조의 세계

글 / 김은별

 


  국민 체조 요정 손연재의 은퇴로 리듬체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현저히 떨어지는 추세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리듬체조’에 대해 반짝이는 옷을 입고 머리를 올리고 리본을 돌리는 운동이라고만 생각한다. 오해와 편견을 깨기위해 리듬체조라는 운동에 대한 전반적인 비용과 선수들의 성장과정까지 가깝고도 먼 리듬체조의 세계에 대해 파헤쳐본다.

 

  일단 리듬체조는 한국에서 비인기 종목에 속하기 때문에 외국에 비해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다. 한마디로 선수층이 매우 얕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늦게 리듬체조를 시작해도 재능과 노력으로 국내에서 상위권에 드는 선수들이 꽤 있다. 고등학교 진학하기 직전에 리듬체조를 그만두는 선수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중학교 때 리듬체조를 시작한다 해도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선발되는 선수들도 간혹 존재한다. 하지만 국가대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려면 최대한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리듬체조 선진국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리듬체조에 입문 시키는 편이다.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유연성도 더 좋아지고 기본기를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기 유리하다. 또한 수구를 다루는 능력도 많이 해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어린 나이부터 수구를 많이 만져주는 것이 좋다.


  리듬체조 선수의 훈련은 매트 위에서 아름답게만 보이는 연기와 다르게 매우 다양하고 강도 높은 트레이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뛰기, 발레와 유연성에 기초한 기본기 훈련, 유연성 훈련, 근력 운동, 점프 훈련, 신체 난도 연습, 수구 숙련도 난도와 던지기 난도 연습을 다 마친 후에야 선수들은 음악을 틀고 자신의 작품 4가지를 연습한다. 체육관에서 이뤄지는 트레이닝 이외에도 리듬체조의 기본기는 발레에 기초하기 때문에 발레를 따로 전문가에게 배우기도 하고, 리듬감을 위해 재즈댄스나 방송댄스를 배우기도 한다. 또한 리듬체조는 자신만의 싸움이기 때문에 심리 치료도 받는 선수들도 많다. 이렇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며 여러가지 부분에  신경을 써야지만 세계적인 리듬체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리듬체조 선수가 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리듬체조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 수구(후프,볼,곤봉,리본)를 모두 구입해야 하는데 이는 수구마다 다르지만 각 10만원 정도이다. 수구는 똑같은 것을 계속 써도 상관 없지만 작품의 음악이나 연기에 맞는 수구로 1년에 한 번 교체하는 편이다. 또한 경기 때 착용하는 의상도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의상의 화려함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 70만원이며 화려함을 위해 전문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을 받거나 반짝거리는 스톤을 많이 붙일수록 가격이 올라가서 200만원이 훌쩍 넘기도 한다. 의상도 수구와 마찬가지로 작품의 음악이나 연기에 맞춰 1년에 한번씩 교체하는 편인데, 보통 4종목마다 다른 의상을 입는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할 때 신는 반슈즈 (리듬체조는 발 뒤꿈치를 들고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발 앞 부분에만 천이 있는 슈즈를 신고 연기한다)를 구입해야하는데 천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금방 닳고 구멍이 나면 새로 사야한다. 이 때문에 3만원짜리 반슈즈를 선수들은 주기적으로 바꿔 주어야 한다. 경기를 나가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들은 이것이 끝이지만 이외에 훈련비, 체육관비, 전지훈련비, 부수적으로 배우는 발레나 재즈댄스, 심리치료 등에 대한 비용들도 적지 않은 액수이다.

 

  마지막으로 리듬체조 선수들의 미래는 어떨까? 리듬체조는 유연성에 기초한 종목이기 때문에 25세 이상만 되어도 부상 등으로 선수들이 은퇴를 선택한다. 국내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대학교 1,2학년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게 일반적인데 은퇴 후 코치를 하는 것이 예전에는 일반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신수지, 손연재의 등장으로 많은 방송사들에서 리듬체조 경기들을 중계해주고 있기 때문에 방송 쪽으로도 많은 체조인들이 진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포츠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멀고 낯설게만 느껴졌던 리듬체조, 알고 보면 국내의 열악한 환경과 적은 지원으로 선수들의 성장이 더뎌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리듬체조를 친숙하게 느끼고 선수들을 더 응원해줘서 언젠가는 리듬체조가 대한민국의 인기 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