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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은퇴선수 교육, 이론보다 실무를

글 / 문삼성

 

 

  “그만두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변에 운동하는 선후배들을 만나면 듣는 말이다. 예전에 비해 은퇴선수 진로를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지만 선수들은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아직도 프로그램이 많이 부족하고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은퇴선수들이 알아보려는 시도조차 안하는 것도 문제다.

 

  점차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은퇴선수 진로는 국가 예산을 투자해 관리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투자의 효과는 매우 미흡하다. 이 문제를 단순히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은 특별히 진로나 자기 계발을 위해 무언가를 알아보려고 시도하는 일이 거의 없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알아보자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보통 진로 상담은 먼저 은퇴한 선수들에게 하거나 간혹 부모에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 운동만 했던 자녀에게 부모 또한 쉽게 조언을 해주기 어렵고 먼저 은퇴한 선수들도 대부분 어려운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출처 : SBS Sports

 

 

  이런 문제를 바로 잡아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는 국가에서 마련한 은퇴선수 진로를 위한 프로그램의 내용을 잘 알려야 한다. 기량이 점차 떨어져 은퇴를 생각하는 선수들에게 지도자가 먼저 은퇴이후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선수는 지도자에게 복종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의견을 높은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 자체도 익숙하지 않다. 지도자 또한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가 선수로서 좋은 기량을 내기만 바랄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선수들은 은퇴 후 지도자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좋은 기억은 없고 자신의 인생을 망쳐놨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일시적 방침으로 은퇴선수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선수들이 은퇴를 하더라도 제2의 삶을 어느 분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운영되어야 한다.

 

  은퇴하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자신의 진로를 개척해나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멘토가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의지하는 인생선배들이 알려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정작 이런 역할을 해야 하는 지도자들은 은퇴선수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많아서 안타깝다. 2의 삶을 살기위해 선수들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에 도움을 주는 것은 각 팀의 지도자가 해야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각 팀에 멘토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SBS Sports

 

 

  두 번째는 은퇴선수 입장에서 프로그램이 계획되어야 한다. 대부분 교육은 이론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선수들이 익숙하지 않은 이론적인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선수들이 프로그램 교육을 듣고 나더라도 진로를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려주어도 못한다는 선입견을 뒤로하고 선수출신이라는 특성을 살려 인재로 키우려면 이론적 교육 보다는 실기를 먼저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

 

  간단히 말해 회사에서 인턴을 채용하듯 실무경험을 먼저 접하게 해주어야 그 사람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쌓은 경력은 선수시절의 실기이다. 직접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도 업무가 어떤지 접하게 해주면 상대적으로 선수출신들이 실무에 장점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론적 교육을 먼저 시작하면 흥미가 없을 뿐 아니라 잘하는 것을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사람들의 성향은 어떤 생활을 했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선수라는 생활을 해온 사람들을 일반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 15~20년 동안 학업을 해온 사람들에게 하는 교육의 패턴을 같은 시간 운동만 했던 사람에게 접목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혹독한 생활을 해왔던 그들의 삶이 젊은 나이에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다다르지 않도록 은퇴선수에 대한 관리 방침이 바뀌길 바란다.